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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콩여사
사진은 구글검색
*1편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235211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서 엄청 고마웠져.
여시의 집안은 아버지는 과거 형조판서를 지내시고 큰아버지는 영의정이며 작은아버지는 현 병조판서인
집안의 5남매 중 고명딸, 막내딸인 거지. 오빠들도 한자리씩들 하고 있어.
그런 명문집안에서 자란 규수답게 오빠들 못지 않게 책을 읽고 공부하며 또 딸도 배워야한다며
깨인 부모님인지라 여시가 하고 싶어하는 공부는 범법이 아니라면 다 시켜주셨지 그런 이쁨받는 딸
근데 여시가 20살이 넘도록 시집을 못가서 아버님과 집안 어른들이 제발 시집 좀 가라며
공갈협박 회유 등으로 여시를 겨우 설득하여 시집을 보내는데 그 시집자리는 바로!
여시 아버지의 제자야.
근데 아무리 스무살이 넘었어도 여시 아버지의 제자들은 다 삼십대 후반 아니면 사십대야
20살 넘게 까지 괜히 개갰나 싶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번엔 그냥 안 넘어 갈 것 같아 울며 겨자 먹기로
여시는 꽃가마에 오르는데.
(똑띡이 여시들이니 찰떡같이 알아들어줘)
8. 조성하
(홍문관 부제학 정3품)
가마에 내려서 남편의 얼굴을 보는데...... 어머니!
헉...... 6년 전 아버지와 술을 한 잔 하러왔다 아버지께 혼이 나면서도 고집을 안 꺾어서 내가 한소리를 한 분이 아닌가..
내가 미쳤지...... 그냥 냅둘껄 그 땐 무슨 그리 오지랖이 넓어서...
혼자서 울고 싶은 마음을 삭히며 식이 끝나는데
아...... 정말 신혼방 들어가기 싫다.
나는 왜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는 것을 흑역사 생성해서 책을 잡힌단 말인가. ㄸㄹㄹ
이미 망가진 이미지지만 새신부된 도리로 고개만 숙이고 있는데......
아 목아프고... 난감하고... 나는 집에 가고 싶을 뿐이고...
.......
그렇게 둘이 마주 앉아서 한참을 대치하고 있는데 먼저 서방님께서 말씀을 하시네??
"부인이라 부르겠습니다."
"...예..."
"그때 고마웠습니다. 제가 부인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
"예?"
이건 또 뭔 소리여??? 내 오지랖으로 서방님이 뭘 배우셨다구여?
"도망치기만 하는 저를 혼내셨지요."
"그건 제가 아직 10대 시절 하던 치기였습니다."
"아닙니다. 십수년 전 스승님께서도 관직을 내놓으시고...
세상을 떠난 첫번째 부인의 처남들이 암투로 목숨을 잃고 그 충격으로 첫번째 부인이 세상을 떠난 후
세상이 싫고 정치가 싫어 관직을 내려와 도망쳐 사는 저에게 정신을 차리게 해주신 분은 부인이었습니다."
내가 그때 굉장히 험한 말도 했던 거 같은데... 열린 마음인건가?
맞어 그때 상처하고 저랬던 거였지 참...
생각해보니 어릴때 모르는 글있으면 사랑채 근처에서 숨어있다가 물어보곤 했었다.
"아직도 그때를 잊지 못합니다. 안빈낙도가 길은 아니다. 그렇게 도망치기만 하면 아무도 지켜줄 수 없다.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은 누군가에게 빼앗았던 기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렇게 겁이 많은 사람이 스승님께 어찌 대드느냐 그 기운으로 출사를 하겠다...... 정신이 번쩍 나더군요."
"...부끄럽습니다. 그건 그저..."
"재취자리로 부인을 들여서 정말 미안합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분을 탐하여 미안합니다.
그래도 그때의 은혜만은 잊지 않고 부인께 제가 잘하겠습니다."
근데 신혼첫날밤 약속 친우들 이야기 들어보면 안 지킨다는데 우리 서방님은 무척 잘 지키셔서
나는 별로 할일도 없이 그냥 자수 놓거나 서책만 읽는다.
음식도 서방님께서 밤 근무를 하지 않으시는 한 하시고, 빨래도 아래것 아니면 서방님이 하시고
안방이랑 사랑방 청소도 서방님이 하시고..... 헷헷헷 좋네...^-^
(조성하아찌 모델은 퇴계 이황 선생님이란 거 재취셨던 권씨 부인을 그렇게 아끼셨다고
빨래 밥 청소도 이황선생님이 하셨다는 게 로레알 ㅇㅇ )
9. 지진희
(한성부 판윤 정2품)
시집오고 달포가량 내가 느끼는 것은 다정하고 다정하고 썰렁하다.
어찌 그리 썰렁한 농담을 우스갯소리라 잘하시는지......
같이 식사하고 다과를 먹을때 마다 차마 떡을 입에 넣어버리고 싶은 것을 참았다.
양반가 아녀자된 자로 어찌 그리 떡을 먹이겠냐마는.....
정말 떡먹여버리고싶다... 그긋드 으즈마니... ^-^
한성부 판윤이라 사실 아침이나 저녁이 아니고서는 잘 보지도 못한다.
한성부 치안이 그렇게도 나빴던가 의문이 들지만 뭐 서방님께서 저렇게 일 하시니 그런 거겠지...
하고 있는데 음 뭔가 하나씩 덜렁대시어 놓고 가는 것이 문제였다.
오늘도 보니 보고서 정리본을 두고가셔서 한가한 하인없나 찾는데...
돌쇠도 오늘 밭갈러 갔고, 상주댁은 부엌청소 중이고, 길동이도 나무하러 갔고, 향단이도 물길러 가서
한가한 사람이 나 밖에 없네...... 헤헷 쌈짓돈 좀 들고가야지.
서방님께 정리본 가져다 드리면서 간식도 좀 사고 헤헤헤헷
이 근처 닭강정을 기차게 잘하는 곳이 있다는데 오늘 다들 일하느라 피곤할터인데
그걸로 저녁이나 해야지 룰루 ~~~
몇 마리나 갈때 살까 하며 한성부로 가는 길목의 시장을 지나는데
헐!
시부엉 감히 겁대가리 없이 내 주머니를 털어?
노넨 뒤졌어. 내가 지금 조신하게 있어서 그렇지 한 뜀박질 하거든?
"도둑이야!!!!!!!!!!"
나는 장옷을 벗어던지고 도둑놈과의 추격전을 펼쳤다.
존나 숨이 헉헉 차오르고
나도 모르게 시부엉이라는 말이 목으로 넘어오려고 할때
존나 낯이 좀 익은 뒷모습이 도둑노무새끼 뒷덜미를 잡네
핡 닭강정 사먹을 수 있져~~ ^*^
"하아..하아.. 흐아.. 서방님"
"어찌 그리 나오셨소. 시장이 얼마나 위험한데요."
"그저 서방님께 정리본을 가져다 드리려다, 좀도둑을 만나지 뭡니까.."
내 말에 좀도둑 머리통을 한대 갈기더니 좀도둑이 쥐고 있던 내 주머리를 주고는
밑에 사람에게 그 도둑놈을 넘겨주었다.
"일단 한성부로 가서 목이라도 치기고 가시오, 내 다모에게 시원한 것을 준비하라 할터이니"
"감사합니다. 서방님께 폐를 끼쳐 면구합니다."
한성부에서 예쁜 다모언니가 내준 수박화채를 벌컥벌컥 먹고는 이제 닭강정사려고
일어서는데 서방님께서 들어오신다.
"새 장옷이오. 이것을 쓰시오. 이것은 부인이 좋아하는 닭강정이니 하인들과 드시구려."
썰렁한 줄만 알았더니 남자다운 면모도 있긴 허네...
핡 닭강정...
"내 오늘은 일찍 집에 갈 것이니 예쁘게 하고 계시오."
^*^ 알잖아요 우린 안방에서 무언갈 할거란걸 ^*^
10. 이정록
(겸사복장 종2품)
(요즘 신품때문에 그렇지 이 오빠 사극 두번찍은 사람이다. 추노에 별순검까지 흡)
나는 어릴때부터 몸종인 얘쁜이와 들과 산을 돌아다니면서 노는 것을 좋아했다.
약초학에 관심이 생긴 이후 정원을 꾸민답시고 망태를 매고 많이 돌아다녔는데...
그때 산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 나를 찾아주셨던 분이 사모관대 쓰고 왜 내 앞에 있는 건데
흡...... 아 쪽팔려 어렸을 때라고 해도 얼굴에 흙 다 묻고 추했는데 ㄸㄹㄹ
얘쁜이 쉬앵년... 나버리고 쏠랑 지만 가버려?
근데 그때나 지금이나 왜 이렇게 무표정해......
저기요.
이보세요.
저는 사냥감이 아니에요. 표정좀...
아 울고싶다. 어머니!!!!! 벌써 보고싶어요. 지금 어머니를 보고있어도 보고싶네요 흡
촛불하나 켜 놓고 마주 앉아 있는데 술만 마신다.
말도 없어
히응... 어렸을때 말괄량이는 싫다는 건가...... ㅠㅠ 뭐 어릴때 그런 추억하나 다 갖고있잖아
자기는 뭐 어렸을때 놀다가 다치거나 사고 친 적 한 번도 없나 뭐...
아놔 또 얘쁜이년 생각나서 빡치네...
"아직도 산이나 들에 나가시는 거 좋아합니까?"
"요즘에는 잘..."
서방님하고 눈 마추졌는데 으엉 ㅠㅠ 진실을 말하라는 표정이라
거짓말 못하것네..
"그래도 가끔 가기는 갑니다..."
"예전처럼 길 잃어버리시면 찾으러가기 힘든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래 겸사복장으로 잘나가니 어련하시겠어.. 뭐야 이제 말괄량이 짓 말고
집에 틀어박혀서 내조나 하라는 거야 뭐야? 자기가 그렇게 잘났어?
우리집안 좋거든? 우리 큰아버지 여의정이고 작은 아버지 병조판서거든??
"그러니까 나와 갈때 말고는 집에 계세요. 몸 상하시면 스승님.. 아니 장인어른께 면목이 없습니다."
"...예... 그리하겠습니다."
내가 아주 뚱하게 대답했더니 조금 웃는다.
너 같으면 안 갑갑하겠냐구.
"가고싶은 곳이 있으면 말하세요.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같이 갈터이니"
정말요? 그정도면 됐죠 뭐 핡 좋은 사람이었네 핡핡
"저는 활발한 부인이 좋습니다. 가둬두지 않을터이니 걱정마세요."
11. 엄기준
(좌사간대부 정3품)
(사극도 은근 어울릴 거 같다. 1편이랑 다 합쳐서 사극 안나와본 2명 중 1명 흡)
...... 어? 얼마전에도 우리집에 왔길래 봤던 저 분이 왜 여기 있어?
아버지 어떻게 말도 안해주시나요...
거기다 아버지 제자들 중에 까칠한 걸로는 그 누구도 따라 올 사람이 없다는 사람을...
내가 그거땜에 사간원 가라고 타고났다고 설마 그 배짱에 주상전하을 고나리질 못할
위인이 아니지만 못하겠으면 술마셔도 되니까 술 마시고 퍼부으라면서
내가 까칠하다고 존나 으르렁거렸던 사람일게 뭐냐고 진짜....
아 갑자기 눈물이...
제가 그렇게 불효녀였습니까 아버지...
신방에서 마주보고 앉아있는데 저 저 사악한 입초리가 올라간다.
나도 성질 죽이면서 살것을...
까칠하다고 그렇게 으르렁거릴 건 또 뭐람...
"많이 놀랐지요?"
"......"
서방님이시라면 안놀라셨겠습니까?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젠 난 꼼짝없이 시집 간거니 그럴 수 가 없네...
아...... 갑갑해......
"그렇게 저랑 논쟁을 서슴지 않으시던 분께서 조용히 계시니 이상하군요."
"영감께선 쉽게 그러실 수 있겠습니까?"
"힘드시면 술을 드시고 하셔도 됩니다."
웃는 게 얄밉니다.
내가 술마시고 따지라면 못따질 줄 아나봐... 이거 왜이래요. 나 술 잘 마셔.
나랑 큰오라버니랑 얼마나 숨어서 술 잘마셨는데.
합환주를 벌컥벌컥 마시곤 까칠하고 말 얄밉게 하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 멋.진. 서.방.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찌 저랑 혼례를 치른것입니까? 얼마전 집에 오셨을 때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잖습니까"
"......"
"물론 제가 그 동안 다소 영감께 제가 결례를 범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허나 다른 일도 아니고
그런 일을 아버지와 함께 비밀로 하신 연유를 모르겠습니다!"
"부인이 변하는 걸 보고싶지 않아서요."
"예?"
나는 서방님의 말에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띵했다.
뭐라구요? 뭔 의미지? 왜 저렇게 말하는 거야?
내 찡그린 미간에 손을 대고 슬슬 문지르면서 입을 연다.
"난 당신과의 논쟁이 좋았으니까요. 말해버리면 다시는 나랑 논쟁을 함께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
"......"
헐, 어머니 아버지 저 사람 좀 이상해요...... 나랑 논쟁이 좋았대... 변탠가봐......
"오늘 스승님 댁에 가면 그 정자에 계실까. 사랑채에서 스승님의 먹을 갈고계실까.
내 얼굴을 보고 또 무슨 재미있는 말들을 할까. 오늘도 당찬 표정으로 나와 논쟁을 하면 좋을텐데.
난 그런 당차고 재미있는 당신이 좋았으니까요."
갑자기.. 심장이 떨린다. 그런 내가 건방져 보이는 것이 아니라 좋대...
"나에겐 허물없이 대해주는 당신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
12. 신하균
(도승지 정3품)
(사극 안나와본 사람이지만 그래도 어울릴 것같아서 헤헷 내취향이니까 그냥 ㅇㅇ)
웃을땐 엄청 바보같고 근데 무표정하면 진짜 무섭고 종잡을 수 없던 사람이다.
시집을 가고 원래부터 청빈했던 사람이라 초가집에서 살고있는데
내가 무엇을 하든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내가 앞뜰과 뒷끌에 무엇을 심고, 궐에 계신 동안 장을 보러가거나
친정에 종종 들리는 것을 아는데도 별로 말을 안한다.
나한테 무관심한가... 왠지 섭섭해서 우울해진다.
이번에 날씨가 좋아서 약초가 풍년일 거 같은데 많으면
장에 내다 팔아야지... 약재상 가면 꽤 값을 받겠다.
약초값으로 닭강정에 빈대떡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사먹을 생각을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군...
나는 쉬운 여자였나부다. 아 흡
밭에 물도 주고 아침에 넌 빨래를 걷고 개면서 문뜩 시집을 오고나서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들었다.
시집올 때 서방님 문방구와 내 문방구를 따로 챙겼었는데 어느 보자기더라...
서방님 서재에 같이 보관을 했던 내 문방구를 꺼내어 보았다.
시집 가기 전에 열심히 만들었던 녹색 보자기로 꽁꽁 싸매져있는 것을 풀어보니
내가 아끼던 연적이 깨져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복숭아 모양이라 무척이나 아끼던 것인데
벌써 10년 넘게 함께 해 온 연적이 깨져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우울해진다.
신접 살림을 옮길 때 궤짝을 살짝 떨어뜨렸는데 그때 깨졌나보다.
다른 벼루나 붓들이 상하지 않았나 살펴보았는데 나머지는 전부 성해보였다.
치워야하긴 하는데 아까워서 연적 조각을 손에 올려놓고
울먹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부인..."
"아... 서방님."
내 연적, 내 연적, 내 복숭아 연적 ㅠㅠ 분홍빛으로 염색도 된 것인데 내 연적...
당장에라도 울고싶지만 씩씩한 새댁으로서 울지 않을테다.
"아, 연적을 보셨구려"
"아끼던 것인데..."
씩씩하긴 하지만 그래도 울고싶다. 너랑 함께한 세월이 십수년인데 연적아... 내 복숭아 연적...
"조각을 그리 들고 계시면 손이 상하오."
걸레를 들어 깨진 연적을 감싸고는 바가지에 담아두었다.
서방님이 손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살펴주신다.
"어제 밤 부인의 문방구를 꺼내보니 연적이 깨져있더구려, 같은 것으로 사드리고 싶었으나 복숭아 모양이 흔치 않은지라..."
"보셨었습니까? 그럼 말씀이라도 해주시지..."
"예전부터 무척 아끼시던 거라 말하지 못했소. 대신 이것으로라도 마음을 풀면 안되겠소?"
연꽃봉오리 모양의 연적과 분홍빛과 하늘빛으로 곱게 염색이 된 종이였다.
나 연꽃 짱 좋아하는데 연꽃도 예쁘고 연근도 맛있고 연잎차도 맛있는데 핡
급격하게 풀리는 내 표정에 서방님이 웃으시더니 입을 여신다.
"앞으로 이 종이에 이 연적의 물로 간 먹으로 나에게 글을 써주시오. 나는 부인이 글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왜그렇게 나한테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지? 웅? ^*^
13. 조진웅
(내금위장 종2품)
어? 곰아저씨다. 전보단 살이 빠지셨네요... 어? 이게 아닌데
헐 우리 서방님이 곰아저씨였어?
아 갑자기 내 정신이 혼미해지며 마치 저 하늘을 날아 태극성과 직녀성과 인사하고 은하수를 부유하다 내려오는 것 같은 느낌은 뭘까...
사모관대를 쓰고 휘하들에게 놀림을 받는 것인지...
아 정신이 없다보니 분명 어린 신부 맞이한다고 놀리는 거 같은데 왜 내용이 안들리니..
근데 그렇다고 사모관대 쓰고 나도 아니고 왜 곰아저씨께서 얼굴을 붉히시는 건데요?
웅?
뭐 하긴 젊었을 때부터 부끄럼이 많긴 했다.
문무서얼을 가리지 않고 제자를 받으시는 아버지이지만
정말 딱 나 무반이요. 나 곰이요 하는 사람을 제자로 둘줄은 몰랐었지...
무예를 닦거나 글을 배울때는 그렇게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데 왜 사람들이랑만 있으면 부끄러워 했을까...
아 벌써부터 피곤해질 것 같아...
신혼 첫날 밤에도 혼자 부끄러워서 합환주 마시고 머리랑 옷고름만 풀어주고 그냥 잤다...
......
음......
혼례를 올리고 다음날 남편이 된 곰아저씨의 집에 가보니
웬 어린 감나무들이... 감 좋아하나? 다른 식물은 키우시지 않는 거 같은데
감나무들만 있지?
하인들이 짐을 풀고 정리하는 동안 마당에서 멍하니 어린 감나무들 감상하고 있는데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감을 아직도 좋아하시오?"
"...예, 영감..."
내 말에 엄청 해맑게 웃는다. 그래 덩치랑 안어울리게 해맑기도 했었지.
그러고보니 이제는 남편이된 서방님과 어릴적 어머니께 혼이 나면 같이 손을 잡고 뒷산으로 가
감을 따먹고는 했는데, 제일 고운 홍시를 따서 나한테 주었었지.
"그때 기억나시오? 내가 부인이 혼이나거나 혼자 있으면 무예수련장 가는 길목에 감을 따주고는 했었는데."
"기억납니다. 그때 영감께서 제일 맛있는 홍시를 따시면 저를 주셨죠."
"그때 감씨를 심으면 평생 맛있는 감을 먹을 수 있냐고 그러셨죠."
"제가 그랬습니까? 어릴때라 감씨가 잘 안난 다는 걸 모르고 한 소리지요."
"그때 그 감씨입니다."
"예?"
얼굴을 홍시처럼 붉히더니 나에게 말을 한다. 그때 그 감씨라고? 그걸 심었다는 소리야? 왜?
"부인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소. 이상하겠지만 같이 따서 먹던 감씨를 심어서 그때처럼 맛있는 감을 먹게 해주고싶었소."
"......"
"작년부터 감을 맺기 시작했으니 올해 가을에는 같이 먹을 수 있을 것이오."
갑자기 손을 잡아오는데 심장이 고동친다. 곰같은 남편이 무지무지 안 좋다던데...
안 좋긴... 이렇게 멋진데 난 그렇게 감동하여 서방님께 폭싹 안겼다.
14. 이필모
(판의금부사 종1품)
(이 오빠도 사극 나왔다능 ㅇㅇ 조선시대 사극이 아닐뿐이지 아 그리고 남한산성에도 나옴)
으아 머리 아파...
눈을 떠보니 웬 가슴팍이 보인다. 아 탄탄하네... 헐 무슨 가슴팍인 거야?!
고개를 들어보니 눈을 감고 있는 어제 막 결혼한 서방님의 모습이 보인다.
아놔......
어릴적 집에 오기만 하면 나보고 못났다. 괄괄하다 그래서야 시집이나 가겠냐며
놀리던 사람이 꽃가마에서 내려보니 내 눈앞에 있는데......
어찌나 놀랐던지.
좋겠다 아주 -_- 그렇게 못생겼다. 괄괄하다 시집이나 가겠냐라고 한 여인과 혼인하여서
예전과 똑같은 지꿎은 표정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었지.
그래도 미쳤지 흡......
신혼 첫날밤 새신부가 합환주를 주전자 채로 열받아서 먹는 게 아닌데...
근데 기억도 안나...
미치것네.. 설마 행패를 부린 건 아니겠지...
울고싶다 정말...
"깨어났으면 일어나던가, 더 자고싶으면 그만 꼬물거리고 자는 게 어떠오?
물론 내 넓은 품이 좋아 그러는 거면 내 기꺼이 부인을 안아드리리다."
그 말에 정색을 하며 일어났다.
눈을 아주 나른하게 뜨면서 정색하고 번쩍 일어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어제는 합환주를 그리 마시고 내품에 안겨오며 앙탈을 부리더니 진작 말하지 그러셨소.
미안하오 부인이 나를 그리 연모하는 줄을 몰랐소."
"누..누가 그리 안겨서 앙탈을 부리고 연모를 했다 하십니까!"
언제나 저 장난스러운 표정에 도발되어 넘어가버리고 만다.
아이씨.. 이게 아닌데.. 시부엉 ㅜㅡㅜ
내가 도대체 술 먹고 어떻게 한거냐고...... 아 술이 웬수다 술이 웬수야.
한참 삽질하고 있는 나에게 서방님이 된 인간이 하는 말이
"장난이니 너무 괘념치마시오. 술버릇 좀 나쁜 거 늘었다고 딱히 감해질 것이 있겠소?"
아오!!!!!!!!!!!!! 빡쳐!!!!!!
내가 분한걸 한참 삭히고 있는데 내 머리를 벅벅 쓰다듬더니 자리끼를 주었다.
"그리 술을 마셨으니 목이 탈것이 아니오. "
자리끼를 뺏어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
하... 정신이 좀 나네...
"오늘은 입궐해야하니 관복 좀 가져오시구려"
난 밑에서 일어선 서방님을 보면서 멍했다. 나 시키는 고야? 눈을 껌뻑이다가 재촉하는 모습에 일어섰다.
시키는데로 옷을 입혀주고 있는데 왜이렇게 뒷통수가 따갑지 나 잘입히고 있는데
어머니가 아버지 옷입히실때 이렇게 하셨는데?
"왜 그렇게 보십니까"
"......"
"아침부터 못난 뒷통수 보시면 좋으십니까."
"좋지요."
갑자기 뒷통수를 감싸오는 손길에 또 한번 가슴팍에 안겼다. 참 가슴은 탄탄하네...
"이런 모습은 나만 봐야하오. 그러니 매일 매일 이렇게 입궐할때 입혀주시오. "
15. 차승원
(좌찬성 종1품)
어떻게 우리 아버지 제자가 된건지 의문부터 들 정도로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무슨 생각으로 아버지가 사위로 들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좌찬성이라는 직급답게 늘 바쁘게 지내서 첫날 밤 이후에 얼굴도 못보고 있다.
집도 넓고 좋긴 한데... 아랫것들도 주인을 닮아 고나리질이 좀 심한지라
눈치가 보여서 영 밖에도 못나가고 뒷끌과 앞뜰만 돌아다니고 있다.
갑갑함을 창에 비친 달 구경으로 달래고 있는데 며칠째 들리지도 않던 발소리에 놀라서 문을 보는데
벌컥 열어 재쳐진 문에는 옷에 피가 뭍은 채로 서방님이 서계셨다.
"...대감..."
놀라서 일어섰더니 뚜벅뚜벅 나에게 다가온다.
웬 피지? 어딜 다친거야 어두워서 잘 안보이기에 촛불을 하나 더 키려고 하는데 내 손을 잡아온다.
"되었소."
"허나, 대감 피가 이리 튀었는데 상태를 보아야지요."
"...팔뚝에 작은 자상일뿐이오. 괘념치 마시오."
"이게 그저 괘념치 말라하면 그래지는 일입니까?"
왼쪽 팔을 잡아 채 소매를 걷었다.
작은 자상은 개뿔.. 그냥 보기에도 반자정도 되는 길이에 반치정도 되는 깊이구만
"포청에는 신고를 하셨습니까?"
"같이 있던 처남이 하셨소."
"오라버니께서요? 오라버니는 혹여 다치시지 않으셨습니까?"
"처남은 괜찮소. "
"의원을 불러야겠습니다."
"이정도는 괜찮소."
"이게 그냥 가벼운 자상입니까? 이정도면 자칫 잘못 덧나 살이 곪아들어갑니다. 고집 그만 부리세요."
내가 정색하면서 눈을 똑바로 쳐다보자 약간 당황하는 게 보인다.
일단 방에 있던 붕대와 약으로 응급처치를 한다. 지혈을 막으려고 일단 눕히려고 하는데 내 어깨를 잡는다.
"제가 싫지는 않소?"
"무슨 소리를 이 와중에 하시는 겁니까?"
"늘 스승님과는 뜻을 달리하고 사형과 사제들에게는 냉혈한이라 비난받으며 사는데도 부인을 안쳐다보는데도 싫지 않소..?"
"하... 이 위급한 상황에 말을 많이 하게 하시는군요. 싫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안 싫어하실겁니다.
그러니 귀하게 키운 고명딸 주시는 거겠지요. 얼른 누우십시오. 의원을 부르는 동안 출혈이라도 멈춰야 하지 않습니까."
억지로 눕혀 상처를 꽉 잡았다. 이와중에 웃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버지 아까말 취소할게요. 이사람도 싫고 저도 싫은 거죠. 이상해...... 아픈 걸 즐기나봐...
근데 그러고보니...
"서방님이야 말로 저를 싫어하시는 거 아닙니까? 근데 왜 다치셔서 이곳에 오셨습니까?"
"그냥... 여기에 오고싶었소. 그리고 나 역시 싫어하지 않소."
"다행이네요. 앞으론 다친 모습말고 멀쩡한 모습으로 오십시오."
뭐 그 후 제 시간에 일찍일찍 퇴청하고 집에 오는데 셋째오라버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좀 이상하단 말야...
'그때 매제가 나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큰일날뻔 했어, 근데 이상하게 왜 피할 수 있으면서
그 팔뚝에 상처를 입었는지는 모르겠단 말이다. 뭐 매제는 이제 괜찮지?'
에이 뭐 이상하면 어떤가,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닌데 아놔 근데 친정에 서신을 쓰는데 왜 자꾸 안방으로 들어가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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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여시들 오밤중에 행복해하며
1편과 함께 감상하며 행복한 고민 좀 해보라며 썼다.
아저씨 취향이라서 정말 내 만족으로 씀
1편에도 언급했지만
어린신랑과 어린신부가 안 좋은 풍습이긴한데
그래도 뭐 웃자고 즐기자고 하는 거 아니냐능
둥글게 둥글게 이해해주고
내가 배우들을 일부러 37이상 46인가? 그 아래로 잡음
그냥 배우들 실제나이랑 매치해보는 것도 잼날거같아서?
그렇고 사극 나와본 배우를 우선적으로 뽑았던 거였엉
정말 내 취향이니까.. 재미있게 이런 오지콤같으니 하면서 봐주고
1편 브금 궁금해하는 사람들있는데 darin 버전의 비바 라 비다였졍
자 이제 이거 번외격으로 여시의 친정식구편을 쓰고는
±5살 정도 버전의 조선시대를 들고 올게
1편써보니 너무 오래 걸려서 메모장에 야금야금 써놔서 올렸더니 좀 더 편하군
근데 1편보다 좀 더 길어졌네 ㅠㅡㅠ
1편 미안..
자 언니들은 1편,2편 다 둘러보고 어떤 사람이 취향이야? ㅋㅋㅋ
이번에도 댓글 퍽발해줘여 진짜
나 여시 가입하고 이런 폭발적인 글 처음써봄 여시들 사랑해 ㅠㅠ
지금은 조진우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