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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약대 이봉진 학장 |
일제 강점기였던 한국의 개화기에 시작된 근대 약학교육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지금까지 위치와 시기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이 엇갈려온 약학계의 역사를 증빙할 발견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6월이면 조선약학강습소가 설립된 지 꼭 100년을 맞이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약학교육기관이자 현 서울대 약학대의 전신이 된 이 조선약학강습소의 위치가 발견된 것이다.
서울약대 100주년을 기념해 약학교육의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을 기획하고 조선약학강습소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작업을 진행해온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봉진 학장
<사진>은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봉진 학장은 "서울약대 100주년을 맞이하며, 100년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약사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의사들은 의학사를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는데, 약사들은 역사 교육이 미흡한 게 사실인 점을 감안해 약사들도 자신의 뿌리를 알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약대는 올해 신축한 신약개발센터를 포함해 총 6개 동을 사용하고 있다. 100주년 기념을 위한 사업에는 서울대의 최초 약학대 건물인 21동 1층에 50평 규모의 역사관을 건립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 사망 1주기를 맞아 아들인 최성원 사장이 가족회의에서 서울대에 기부금을 보태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기금으로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공사가 조만간 시작될 것입니다."
박물관에서 중요한 것은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 전시될 자료이다. 각종 역사적 사료와 물품들을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서울대의 뿌리를 찾아 교적비를 세우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많은 교수들이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 올해 역사 전문가를 기용해 토막토막 흩어져 있던 자료들을 하나로 총망라하고 또한 서울약대가 처음으로 세워진 구체적인 위치를 찾는 작업에 착수했죠. 이 과정에서 초기 일제 강점기 자료를 이번 기회에 많이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최초 교적지 위치를 발굴한 점이다.
학교라는 형식이 완성되기 이전, 서울약대 뿐 아니라 한국의 최초 서양약학교육이 시작된 곳으로 의미가 깊다. 근대 약학교육은 조선약학강습소(1년제 야학)로 시작해 2년제 조선약학교와 3년제 전문학교를 거쳐 해방 이후 사립인 서울약학대학으로 잠시 운영되다 6·25전쟁 중 부산에서 국립서울대에 편입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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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관한 서울약대 신약개발센터 |
서울약대 100주년이라 함은 1년제 야학인 '조선약학강습소'로부터 시작된 기간이다.
"서울약대는 지금의 봉천동 이전에 대학로에 있었고, 그전에는 연건동에 위치했습니다. 그 전에는 국립중앙의료원 뒤쪽에 있는 을지로 6가에 위치했다고 알려져있지만, 그 이전에는 어디에 위치해 있었는지가 명확치 않았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기록에는 조선약학강습소가 근대교육이 최초로 이뤄진 '장훈학교'에 포함돼있었다는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장훈학교는 현재 을지로 2가 장교동에 위치하는데, 지금 위치가 기록 속의 원래 장훈학교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다. 본래 위치 역시 지금까지 어떤 역사연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장훈학교의 위치는 '황금정 2정목 장교 일대'인데, 1907년 설립된 사립경성장훈학교에서 약학을 비롯해 많은 근대적 교육이 강습소의 형태로 시작된 곳이다. 약학 뿐 아니라 교육적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깊다.
서울약대는 이번에 밝혀진 이 장훈학교의 본래 위치를 관련 전공 교수들에게 자문을 받아 조간만 교적비를 세운다는 방침이다.
"근대 약학교육 100년의 시작이자 역사 속 장훈학교의 진짜 위치를 찾았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고 뿌듯합니다. 그야말로, 서울약대 뿐 아니라 한국 근대약학교육의 시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 6월 중 날짜를 정해 10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교적비 행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100주년을 맞이한 서울약대의 학장으로서 소감을 묻자 이봉진 학장은 과거와 역사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했다.
"100주년을 맞아 서울약대의 뒤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역사자료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약대 자료관 개관이 역사를 되돌아 보고 정리한다는 계기 뿐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100년을 위해 지금까지의 100년을 정리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