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χάρις) : 은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은혜’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 ‘카리스’(χάρις)는 ‘은혜, 기쁨과 즐거움, 선한 의지, 사랑, 호의, 긍휼, 은혜의 선물, 자비, 감사, 보답’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사형으로는 ‘카이로’(χαίρω)인데 ‘즐거워하다, 기뻐하다, 잘 되다, 번성하다, 안부를 묻다, 인사하다, 환영하다, 축하하다’라는 의미이다.
국어사전에서 ‘은혜’라는 단어가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단순하게 하나님의 은혜(χάρις)를 정의한다면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본래의 의미를 간과할 수 있는 것이다.
헬라어인 ‘은혜’(χάρις)는 히브리어로 ‘헨’(חן)이라는 단어인데 ‘호의, 우아함, 매력, 자비, 은혜’라는 뜻으로 쓰인다.
‘헨’(חן)을 파자하면 ‘울타리 안에 무엇인가를 포함하고 있는 장소’라는 의미로써 여기서 파생된 ‘하나’(הנח)라는 단어가 ‘진을치다, 야영하다, 거절하다, 적대하여 포위하다, 거하다’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의미로 볼때, ‘헨’(חן)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마음이 없는자, 하나님처럼 되버린 자에게 있어서 ‘매력, 우아함’(חן)이란 그 자체가 ‘탐욕’(ἐπιθυμία)이라는 죄를 의미하기에 ‘죄를 안으로 간직함’ 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반면에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자에게 있어서 ‘헨’(חן)이라는 단어는 ‘완성된 진리로서의 생명을 안으로 간직함’이라는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복음서가 예수님에 대해서 기록할 때, 그가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간직한 자라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은혜(χάρις)가 있는 자’(눅2:40), ‘은혜로운(χάρις) 말을 하는 자’(눅4:22), ‘하나님의 은혜(χάρις)가 충만한 자’(요1:14) 그리고 ‘은혜(χάρις)를 주는 자’(요1:17)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도행전에서는 사도들이 말씀을 전하는 능력인 큰 권능(δύναμις)으로 예수의 부활을 증거할 때 큰 은혜(χάρις) 즉, 하나님 생명의 말씀을 얻게 되었으며 스데반도 그 은혜(χάρις)가 충만하여 복음을 증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는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간직한 자’라는 의미의 ‘은혜’ (χάρις)가 있는 자이며,
그 ‘은혜’(χάρις)를 증거하는 자이고
나아가 성도 자신이 바로 ‘은혜’(χάρις)가 되는 것이다.
‘주 예수의 은혜(χάρις)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계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