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산 산행기
산행개요
월봉리(국립관관지)11:20도림사11:25김상암(510m)12:13동봉(성출봉 759m)성제봉이정표12:40형제봉12:50 (657M 곡성750M): 김상암1.9M-도림사2.4M-12:50 식사12:55-13:20배넘이고개13:31(대장봉-형제봉)갈림길13:44이정표13:57 임면약천2KM형제봉3.2KM-동악산2KM-도림사2.4KM)소나무14:05이정표14:21동악산-등산로 없슴)이정표14:40(형제봉-동악산)삼각점14:44 철계단14:50동악산(735M)14:54이정표13:05(동악산0.3KM-도림사2:21KM)이정표15:15(동악산-신선바위-도림사)이정표15:18(동악산-신선바위-도림사-도봉월출봉)현위치(독바위 310M)현위치15:40(238m)동악산3.1Km-동악산1.5km-도림사1.3km형제봉4.4km)하산(월봉리)16:20
총 산행시간:5:00
실제 산행기간 4:00
철산역에서 대림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갈아타고 서울대입구8번출구 통일산악회에 도착하니2008년 8월19일 06시40분이다. 관광차는 07시10분에 출발하여 산행기점인 평지마을(월봉리)에 도착하니 11시20분이다.
나는 오늘 산에 오른다.‘산’하면 무한히 불어오는 맑은 바람, 그곳에 소나무가 있으면 솔바람이 되고, 전나무가 있으면 전나무 바람이 된다. 그뿐이랴. 석상(石上)위로 흐르는 샘물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향기로워진다
그러기에 산은 마음이 슬픈 사람이 오건, 기쁜 사람이 오건, 화난 사람이 오건 결코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으니 자연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오늘 이곳 산자락을 거닐다가 지난날들이 옷깃 사이로 스며들 듯 내게로 왔다가 가려고 하는데, 문득 양손을 뻗어 환하게 안고 싶은 충돌이 있는 것은, 나의 본래 면목(面目)이 아닐까? 스스로 물어본다.
저 건너편 산자락에는 백운(白雲)이 살짝 내밀며 나에게 손짓하는 것 같고, 멀리가까이 들려오는 온갖 새들이 지저귐은 희롱(戱弄)하는 나를 부르는데, 이럴 때면 무한히 불어오는 산바람을 한껏 들이마시며 오늘 보다 내일의 내 모습을 그려본다.
전남 곡성군 곡성읍에 우뚝 솟아 있는 동학산은 최고봉인 성출봉(聖出峰.759m) 일명 형제봉)아래에 원효대사가 김상암을 짓고 원효골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열여섯 아라한들이 그를 굽어보는 꿈을 꾸고 성출봉에 올랐더니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있어 길상암에 모시자 육시(불교에서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독경시간)만 되면 하늘에서 음악이 울려 퍼졌다고 전해온다.
산자락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도선국사가 중건한 도림사가 천년세월의 고풍으로 찬란하고 굽이치는 계곡은 곳곳에 아기자기한 폭포와 담소를 빚어내고 있다.
산행은 11시25분부터 시작된다. 차량은 곡성읍 월봉리 도림사 앞까지 진입할 수 있으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야 한다. 200여m 더 가면 소형 주차장 있다. 주차장에는 식수대. 화장실아 있다. 주차장에서 도림사에11시35분에 도착했다.
.
한국 불교는 선불교회라 할 수 있는데, 그래서 한국의 스님들은 선을 제일로 친다. 그러므로 선을 주로 공부하는 스님을 선객(禪客) 또는 운수납자(雲水衲子)라 청하기도 한다. 운수납자란 오고 감이 마치 구름처럼 걸림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도림사 아래에 있는 널따란 암반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넓은 계곡을 평평한 반석이 장식하고, 맑다 못해 푸른 청류(淸流)가 춤을 치듯이 흘러간다. 이런 경치에 반한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한시(漢詩)가 반석 위에 새겨져 있다. 반석 위에 앉으니 나 자신도 산수의 아름다움에 취한 시인이 된다. ‘수석(水石)의 경(景)이 삼남(三南)의 으뜸’ 이라는 옛 이야기가 실감난다.
산 입구까지 포장이 되어 있고 길 오른편엔 거울처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매미 소리가 극성스러워 계곡 물소리를 이긴다. 졸졸 계곡물은 그저 자연의 법칙대로 아래로 흐를 뿐, 매미소리에 계곡의 물소리가 죽었다.
매미 소리의 단조로움은 사람을 멍청하게 한다.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그 소리 속으로 마냥 빨려 들어간다. 벌레야, 날개 가진 곤충아, 마냥 울어라. 너의 시대가 가기 전에 실컷 울어 보아라.
도림사 계곡은 암반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하다.
계곡을 따라 산행을 하다보면 갈림길에서 좌측길(길상암. 형제봉)으로 오르면 길상암터(.510m)12시13분에 도착했다.
말복이 지난, 여름은 기울러 가는가 보다. 지친 초록의 나무들이 힘없이 물들기 전에 툭툭 떨어진다. 그러나 아직은 끈끈한 더위가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다. 노염(老炎)이라고 했지만 아직 더위는 늙지 않았다. 불에 불을 얹은 8월의 더위는 악착스러운 더위도 허무(虛無)하게 물러가 버리겠지.
두 봉우리 중동성격인 대장봉(745m)에 올라선다. 흔히 서봉으로 대장봉 남쪽 줄기는 최악산을 거쳐 통명산으로 이러진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형님격인 동봉이 어께를 나란히 한다. 동악산에서 가장 높은 동봉이 우뚝 솟아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형제봉까지는 상당한 오르막길임 형제봉을 지나면 헬기장을 만나는데 여기서 힘든 사람은 우측 우회 길을 이용하여야 한다.
형제봉(757m)에 12시50분에 도착했다.2003년1월19일 곡성군이 설치했고, 길상암1.9m 도림사2.4km 라고 이정표가 있다. 또한 세계적인 탐정가 허영호 대장과 곡성군민이 함께한 등산기념 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
다
형제봉에서 정상까지는 능선길은 정상부에는 상당한 오르막이지만 길이 잘나 있고 비교적 능선길이 원만하다.
삼거리에 13시44분에 도착하니 좌측으로 가면 청개동계곡으로 가고 우측으로 가면 동악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소나무군락에 14:05분에 도착했다. 소나무 숲에 들어서면 솔향가가 그윽하고 풋풋한 나뭇잎이 여름의 향연을 노래한다.
30분 동안 느긋하게 오찬을 즐기고 나니 몸이 나른하고 오수(午睡)가 밀려온다. 송림에서 올라서면 실크로드에 버티고 선 독바위를 보니 섬진강으로 뛰어들 기세이다.
북쪽 도림사 험로, 서쪽 배넘어재와 동악산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면 솔향기 그윽하다.
솔숲길이 이어진다. 가끔 나타나는 아기자기한 바위봉우리가 변화를 준다. 곡성군 옥과면과 입면 들판이 넓게 자리 잡고, 이를 옥과의 산이 감싸고 있다. 소나무 일색의 숲이 울창하다.
소나무를 보고 있으면 추사 김정희의 그림 세한도가 생각난다. 여름 분위기 속에서도 힘을 잃지 않은 세한도에 그려진 소나무와 잣나무 몇 그루를 보고 있으면 의리와 지조를 헌신짝처럼 버리기 일쑤인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13시37분에 배넘어재에 닿으면 ‘북쪽 동악산, 남쪽 도림사, 서쪽 약천2.0km 안내판이 있는 사거리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약천리로 하산하고 우측으로 가면 길상암터를 거쳐 우리가 올라왔던 동봉(성출봉)로 가는 길이다.
거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진 대문바위를 통과하면 이 바위에 끼어서 빠져나가기가 힘들 구간이 지나면 동쪽으로 향하면 서쪽 도림사와 청류동 하산길이 있고, 삼각점(남원11)을 만난다.
녹슨 철계단을 올라서면 계곡설치 때 용접하고 난 발전기를 방치해서 흉물스럽다. 가파른 암릉을 지나면 무인산물감시초소가 마중 나오고 동악산736.8m)14시54분에도착 한다. 정상표시석에는 1997년11월 설치되었다고 음각되어 있으며 돌탑도 있다.
동악산 정수리에 서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자연의 멋에 취하다보면 내가 자연속의 한 부품이 된다. 이런 눈으로 바라보면 그대상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자연간의 관계가 자연적으로 자리매김 되면 인간의 관계도 좋아진다.
동악산 정상에서의 전망은 장쾌하다. 곡성들판과 곡성읍내 그리고 섬진강을 감싸고 있는 동악산이 곡성의 진산임을 알려준다. 청류동계곡 너머로 형제봉이 손짓하고, 그 뒤로 통명산 (765m)이 넉넉하다
나는 누구인가? 끝없는 산길을 끝없이 걷은 나그네다. 끝없이 걷다보면 발이 아픈 것을 느끼게 되고 그럴 때 쉬고 싶을 것이다. 또 멀리 가까이 다가오는 산천누리를 바라보면 고개가 아플 것이다. 그럴 때 조용히 눕거나 쉬고 싶을 것이다.
생리적인 본능에서 오는 욕구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남자는 18세가 되면 생리적 충돌에 의해 발산을 하고 싶어 한다. 여자는 18세가 되면 백마를 탄 기사를 그리며 수줍어한다.
인간이 끝없는 여행을 하다보면 각기 나라마다 법이 다르듯 본능은 자연이고 자연이고자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날씨가 무덥다고 홀딱 벗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연에서 생활하는 짐승처럼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생활할 수도 없다. 이러한 모든 것이 인간에 있어서는 때론 번민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나는 누구인가? 넓은 황야를 마음껏 누비며 기쁨과 희망, 꿈으로 가득한 그것이 나 이다. 그런가 하면 누가 나를 묶지 않았지만 나는 쇠사슬에 묶어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것이 나 이다.
때론 아름다운 여인을 가슴에 마음껏 품어보는 것이 나 이다. 그 뿐이랴. 어디든 오르지 못할 것이 없는, 다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나 이다. 그러면서도 슬픈 모습을 보고 한없이 함께 슬퍼 할 수 있는 것이 나 이다.
하산길은 다시 관광차가 우리가 올라왔던 주차장에 도착하니 16시20분이다. 이로서 산행을 마무리 한다.
첫댓글 마치 내가 동악산 갔다온것 같이 착각을 할 정도로 세말하게 표현을 해 주셨는지 .....감탄사가 저절로.......고마워요.... 안가봤지만 가운데 악 자가 있어서 괘 험한 산일겻같네요...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