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마라톤 대회 후기 >
올해 동아마라톤 대회를 달리고 나서 마라톤에 임하는
생각이 바뀌웠다. 종전에는 1년에 15회 정도의 풀코스 마라톤 완주.
그리고 실력은 3시간 10분에서 3시간 30분 정도만 유지하자는 것.
그러나 동아를 달리고 나서 서브쓰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싱글정도의
실력향상을 도모해 보자는 것. 게다가 기대이상으로 실력이 향상되면
서브쓰리도 다시 도전해 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 목표대회를 가을 춘천마라톤 대회로 정했다.
이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니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다.
그래서 종전의 훈련방식을 바꾸어 장거리 훈련, 언덕훈련, 인터벌 훈련을
주간 훈련으로 정해놓고 실행에 옮겼다. 이 훈련을 동마 끝나고 3일 후부터
시작하여 군산대회 1주일 전까지 실시했다. 그러니까 3주간 강훈련을 한
것이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갑자기 강한 훈련을 해서인지 몸에 급 피로감이
느껴졌다. 과훈련 증후군이 몸에 느껴졌고 그 신호로 입술이 부르텄다.
그래도 군산대회 3일전 실시한 스피드 점검에서 실력향상이 됐음을 느꼈고
다소 고무된 마음으로 군산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기대했다.
--------------------------------------------------------------
새벽 2시 정각 집에서 출발하여 여의도에 차를 주차해 놓고 셔틀버스를
타고 군산으로 향했다. 2010년 새만금 대회 이후 5년 만의 대회 참가다.
군산 월명경기장에 도착하니 새벽 6시 30분. 아침의 상쾌한 기운이 온몸에
느껴진다. 기분이 좋다. 주변을 둘러보니 하얗게 핀 벗꽃들이 즐비해 있었다.
스트레칭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8시 5분쯤 출발을 했다. 온도는 10도 정도.
달리기에 딱 좋은 날씨다. 오늘 목표기록은 3시간 20분 이내다.
그러나 여차하면 15분이내도 도전해보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웠다.
처음부터 나이스가이 이영환님, 안기혁님과 함께 갔다.
이영환님은 동아에서 3시간 20분 11초로 11초를 오버하여 320을 하지 못했고
안기혁님은 동아에서 3시간 30분 15초로 달렸는데, 최근 1개월 내 실력이 급상승
하여 3시간 20분을 목표로 했다.
둘다 레이스 경험이 많지 않기에 내가 페이스를 이끌면서 일단 25km까지
동반주를 하고 이후에는 각자의 실력에 맞춰서 가기로 했다. 키로미터당
랩타임은 4분 35초정도, 5km 랩타임은 22분 55초 정도로 잡았다.
출발할때만 해도 4분 35초 페이스는 여유로울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동아에서도 4분 35초 이내로 30km까지 달렸고, 최근 스피드가 더
빨라져 어쩌면 4분 30초 이내도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초반 3km를 달리고 나서 고개가 저어졌다. km당 4분 30초는 커녕
4분 35초도 벗어난 거의 4분 40초에 가까운 페이스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옆에서 달리던 안기혁님과 이영환님이 시계를 보더니 "시간이 오버되는데요" 한다.
초반이고 내리막길인데도 이렇게 랩타임이 늦어진건 몸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몸이 좀 풀리면 괜찮을 거야 하는 생각을 갖고 달려갔다.
그리고 속도를 조금 올려 2km를 달리고 5km 통과하면서 시계를 보니
22분 50초다. 일단 목표시간에 딱 맞추었다. 그리고 또 일정한 페이스로 전진.
10km를 통과하면서 시계를 보니 5km 구간 랩타임이 23분 04초 찍혔다.
6초가 오버됐지만 비교적 적정하다고 생각하고 레이스를 이어 갔다.
10km 이후 이영환님은 페이스가 답답했는지 앞서 달리기 시작했고
안기혁님은 내 뒤에서 나의 페이스를 뒤따랐다.
코스도 좋고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벗꽃들의 향연도 환상적이었지만
앞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은 긴거리를 달려야 하는 마라토너에게는
치명적인 장애였다. 페이스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
러너의 물결은 대열을 이루어 일정하게 달리고 있는데 모두 다 같이
맞바람의 영향으로 페이스가 밀리는 것 같았다. 더욱이 15km 이후
3-4km 정도의 낮으막한 기나긴 언덕은 맞바람과 함께 러너의 힘을
감소시키기에 충분했다.
19km 지점쯤 지나니 벌써 25.2km 지점을 반환해오는 엘리트 선수들이
보인다. 경쾌하고 씩씩하게 달려오는 그들의 모습에서 마라톤 고수의
위엄이 느껴진다. 드디어 20km를 지난다. 5km 구간 랩타임이 23분
56초가 찍힌다. 안기혁님은 19km 지점에서 앞으로 보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제일 뒤쳐졋다. 출발할때만 해도 아마도 오늘 내가
제일 먼저 골인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물론 중간에 이영환님을 추월하여 두번째로
골인하긴 했지만.......
20km 지점을 통과하고 나니 페이스가 더 떨어진다. 안되겠다 싶어
에너지를 충전하자는 생각으로 페이스를 늦추었다. 그러나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페이스는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22km를 지나서 목표계획을 3시간 30분 이내로 바꿨다.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나니 몸이 더 늘어지는 것 같다. 이제는 5분페이스도
넘어가는 것 같다. 그렇게 의욕을 상실한채로 24km 지점을 지나가는데
인천에서 온 육공 공민탁님이 달려가고 있었다. 육공님도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함께 동반주 할수 있는 주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렇게 우린 서로를 의지하며 달려갔다.
25.2km 반환점을 돌아 200미터쯤 갔을 때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아세님이다. 육공님이 안기혁님인줄알고 쾌재를 부르며
달려와 추월을 했는데, 다른분이라서 실망을 했다고 하며 아쉬워
했다.
오늘 레이스에서 안기혁님과 아세님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저기 200미터 앞에 안기혁님이 달려가니 조금만 힘을 내면
잡을 수 있을거라고 하면서 응원을 해주었다. 그렇게 아세님도 앞으로
사라져가고 여전히 육공님과 나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330만 하자고
하면서 다소 긴장이 풀린 모습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만큼의 페이스가 나오지 않고 자꾸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330은 커녕 335도 할수 없다는 불안감이 들고
또 앞서가는 아세님을 바라보며 내가 아세님보다도 늦게 들어간다는
것이 영~~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속도를 내어
달려갔다. 속으로 육공님이 따라오기를 바랬지만 따라오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30km를 지나고 32km 지점쯤에서 아세님을 추월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속도는 5분 정도의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덨다. 드디어 35km 지점 통과.
페이스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다. 5분 10초에서 20초로~~
다시 한 번 자세를 가다듬고 착지에 신경을 쓰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본다. 그렇게 40km 지점을 통과하고 경기장 근처에서 열열히 응원을
하는 런클회원님들의 응원을 받으며 운동장에 들어가 힘차게 트랙을
돌아 골인을 했다. 3시간 27분 28초.
정말 쉽지 않은 레이스였다.
레이스 과정도 기록도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본다.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과훈련이었다. 대회를 앞두고 몸관리를
잘 했어야 하는데, 몸을 너무 혹사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교훈은 다음대회의 반면교사가 될것이다.
그래도 많은 것을 얻었다. 대회 코스도 너무 좋았고, 군산시민의 응원도
가히 열광적이었다. 힘들었지난 달리면서 마라토너만이 느낄수 있는
희열과 감동도 얻었다.
오늘 또 다시 마라톤은 한 번 잘 달리면 그 다음대회는 잘 달리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체득하게 됐다. 그래서 새옹지마, 전화위복이라는
고사성어가 마라톤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다음대회에서는
더욱 더 겸손하게 임할 것을 다짐해본다.
< 기록 정리 --매 5km >
22분 50초, 23분 04초, 23분 39초, 23분 56초,
25분 30초, 25분 13초, 25분 12초, 26분 39초.
11분 21초, 계--3시간 27분 28초.
**********************************************************
첫댓글 전군가도의 벚꽃길 달리기 애쓰셨습니다. 생각대로 몸이 조만간 따라주리라 확신합니다.
열심히 훈련하는 런너앞에 불가능은 없으니까요.힘!!!
그러게요. 열심히 훈련하는게 최선인 것 같습니다. 힘
먼곳까지 가셔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ㅎ
감사해요. 해결사 힘
50대엔 330하면 고수. 욕심부리면 부상.수고하셨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ㅎㅎ 현월님 힘
좋은 경험하셨습니다 다음번엔 수월하게 목표 달성하시길 응원합니다 힘!
미스터 투도 가을에 좋은 기록 응원할께 ㅎ 힘
수고 많으셨읍니다.
마라톤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힘
고마워~~^^ 경춘선 힘.
휴식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고하셨습니다.힘!!!
휴식도 훈련이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ㅎ
멀리가서 수고했읍니다. 5년전에 같이 대회 참가한 기억이 새롭군요. 방파제를 끝없이,더위속에서 힘들게 달린 기억이 ..글구 , 천리마 동생분, 동생 가족분들과 같이 식사한 기억이 납니다. 조카들도 잘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