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수석코너 원문보기 글쓴이: 청심
태안(만대, 황금산, 이원), 영종도 탐석
2013. 7. 6[土], 14[日] |
|
태안으로......
탐석을 위하여 산지를 찾으면 그야말로 돌이 없다. 물론, 산지에는 물 반 돌 반이지만 내가 찾는 수석감이 없기 때문에 돌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도 탐석 여행을 떠나지만 빈손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빈손으로 오고 싶어서 오겠는가? 새벽밥 먹고 먼 길 떠나 온 것이 아까워서라도 소위 기념석 수준이라도 들고 오고 싶은 마음은 꿀떡 같지만 땅 값 비싼 도시 생활에 큰 정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간적 제약으로 인하여 욕심을 접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산지에서는 가져가야 되는지의 의문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고민석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된다. 그러면 사진으로 담아 와서 다시 보게 되면 후회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경험은 나 뿐 만 아니라 다른 석우들도 많이 경험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고민석은 웬만하면 가져오겠다는 생각을 깔고 탐석을 떠나지만, 또 고민하게 되고... 또 빈손으로 오고... 또 후회하고... 아마도 이러한 과정은 앞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dilemma]인 것은 분명하다.
탐석을 출발하면서 공통적으로 나누는 대화가 있다. ‘그냥 바람이나 쐬러 가는 것이지, 돌이 있겠어?’ 이다. 맞다. 지금도 탐석을 떠나면서 쉽게 꺼내는 화두지만 원로 및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30여 년 전에도 그랬고, 20여 년 전에도 그랬고, 내가 돌 욕심에 이성(?)을 잃고 탐석에 목을 매기 시작한 10여 년 전에도 그랬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수석 전시장에 가면 저런 돌을 어떻게 탐석을 하였을까? 믿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산지에 가서 내가 같은 산지에 널려있는 돌을 안 보았으면 모르겠지만 그 산지 특유의 석질을 보고 또 보고 질리도록 보았기 때문에 분명 그 곳의 석질이 맞기 때문에 분명 그러한 돌이 또 있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에 차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돌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많은 탐석을 통하여 그때는 못 느꼈지만 그동안 탐석을 통하여 나의 석실에 진열해 놓은 대부분의 작품들을 보면 지금도 직접 탐석하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 어차피 애석의 시작은 탐석이고 보면 돌이 없다고 푸념하며 떠나는 길이지만 그 푸념이 또 10여년이 흐른 뒤에 많은 애장석으로 나의 석실을 장식할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애석 생활 10년, 20년의 後를 생각하며 미지의 바다를 항해[航海]하는 기분으로 또 탐석 여행을 떠난다.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청심 -
망망대해에서 삶이란 미지의 바다를 항해[航海]하며 내가 찾는 것은 무엇인가?
그 항해는 두려움이다. 그 항해는 외로움이다. 그 항해는 신비로움이다.
신기루 같이 보일 듯 말 듯 닿을 수 없는 거리만큼 원하고 채우고 싶은 것들이 이렇게 많은데 만족의 끝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결국 삶이란 미지의 바다를 표류[漂流]하며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찾고자 했던 그 무엇이 바로 내가 아니었을까?
7월 6일[土] 석우[石友] 부초(심용기)님과 함께 서해 태안으로 탐석 여행을 다녀왔다. 당일은 저녁 당직 근무가 예정 되었으나 부초님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은 아마도 나의 잠재의식이 더 원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0:00경의 간조를 맞추기 위하여 05:00 서울을 출발하여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수많은 서해 탐석행으로 질리도록 다녔던 길이지만 왠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도 오랜만에 찾는 이유 때문이겠다.
서산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늘 그 곳에서 여행객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단골 해장국집에서 이른 식사를 하는데 낚시 등 목적은 달라도 각각의 생각하는 인연을 찾아서 떠나는 많은 동호인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찾아 않아 식사를 서두르는 모습이 왠지 낯설고 새롭다.
처음 도착한 산지는 태안 끝 지점에 위치한 만대항이다.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전에 비홍당 오지열 원장님과 함께 한 번 왔던 기억은 있지만 까마득한 일이라 모든 지형이 새롭다.
이른 시간 때문인지 안개로 인하여 바다 앞 한치 앞도 안 보인다.
삶의 이야기가 그야말로 부초[浮草] 같으신 부초(심용기)님은
또 이렇게 자연을 즐기신다.
달마 형상석을 만났다.
'충남 서산시 대산면 독곳리' 해안에 위치한 해발 156m의 야산같은 황금산[黃金山]은 예로부터 금[金]이 있는 산이라 하여 황금산이라 불렀다는데 황금산이 가까워서일까? 황금산 문양석을 만났다.
또 고민석을 만났지만 놓고왔다.
이것도 고민석으로 깨알 같은 피부는 좋았지만 너무 커서 놓고 왔다.
부초님은 마음에 차는 정원석을 만나셨다고 좋아하신다.
만대항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고 부초님의 안내로 개인적으로는 처녀 산지인 황금산 산지를 찾았는데 의외로 이런 비경이 숨어있다.
이런 비경을 실내에서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것은 애석인의 특권이다.
중앙의 형상을 좀 더 가까이
덕산 산지석과 흡사한 피부를 느낄 수 있는 갯바위경이다.
비경과 이정표를 따라가면 용이 나왔다는 용난굴을 만날 수 있다.
억년의 세월을 품은 용난굴이다.
용난굴 내부에서...
갈매기의 휴식
산지를 나오며 추억을 남겼다.
갯바위에 어느 여행객이 올려 놓은 형상석이다. 욕심은 났지만 올려 놓은 여행객이 다음에 오면 실망할 것 같아서 욕심을 놓고 왔다.
그런데 또 독수리 형상석이 갯바위 꼭대기에서 나를 유혹한다.
가까이에서 보겠다며 부초님께서 바위를 타고 오르신다.
나의 마음과 같으신지 그냥 내려오셨다.
귀로에 부초님께서는 처녀 산지인 추억의 이원 산지를 찾았다.
오랜 세월 나를 기다렸다는 돌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다.
부초님은 마음에 차는 작품을 만나셨다.
이렇게 탐석의 여흥을 즐기고 귀로에 부초님께서 별장을 짓기 위하여 대지를 사 놓으셨다는 태안 기업도시 초입에 있는 마을을 찾았다.
부초님의 별장 예정지 앞에 소위 밭떼기 감자밭이 있어 이삭줍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부초님은 큰 감자만 골라 담으시고
나는 이렇게 테마가 있는 꼬마 감자를 찾았다.
이런 형상도 있고
이런 형상도 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이런 형상들만 눈에 들어오는데
최근 이상 기온 현상으로 인하여 이렇게 상품성이 떨어지는 기형 감자가 많이 수확이 되어 농민의 애를 태운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형상 감자만 찾다 보니 수확이 더디다.
한바탕 이삭줍기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부초님의 지인께서 옻닭 준비가 다 됐다는 연락이 왔다. 탐석과 이삭줍기로 인하여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는 옻닭이 최의 별미 중에 하나로 느껴졌다.
부초님, 제 몫은 남기셔야죠?
그리고 또, 일주일 뒤인 14일 역시 부초님의 치명적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영종도 탐석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거리도 가까운 이유도 있지만 간조 시간이 오후 2시경으로 09:40 서울을 출발하여 남부순환도로와 김포공항 초입에서 공항 전용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산지 초입에 있는 왕산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하니 시간은 10:30을 좀 넘기니 산지가 좋고 나쁘고 떠나 서울에서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어 소요 시간으로 보면 분명 매력 있는 산지이다.
영종대교를 통과할 때에는 굵은 빗방울이 애마의 창을 때리며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보통 궂은 날씨가 아니었다.
왕산 해수욕장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산지 초입인 왕산 해수욕장에 도착했는데 내리는 비의 굵기가 예사롭지 않다.
아직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아 산지를 가기 위하여 갯바위를 건너기에는 무리다. 애마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
갯바위를 30분 넘게 걸어서 산지에 도착했다.
꽃이 너무도 이쁘게 피어 담았다.
부초님
본인(청심)
아내를 위하여 싱싱한 해산물도...
인생 / 청심
인생은, 조각구름 하나가 공허한 시선에 멈추어 쉬듯이 피곤한 철새가 나뭇가지에 잠시 걸쳐 쉬듯이 그저 구름따라 바람따라 쉬듯이 사는 것인 것을...
흘러가는대로 쉬듯이 살고 싶을 뿐 시선에서 사라지면 기억의 저편으로 그렇게 잔상으로 남을 일인 것을......
홀연히 잊혀진 세월과 함께 가슴에 묻어둔 사람들도 잊혀지고 알알이 맺힌 추억들만 생각나는 것을...
인생은, 되돌릴 수 없는 삶의 끝자락에서 아픔이 잊혀질 즈음에 그 많은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초상으로 남을 수 있을런지 세월이란 그저 넓은 하늘의 바다를 떠다니는 구름인 것을...
|
첫댓글 저는 감자 대신 "세월이란 그저 넓은 하늘의 바다를 떠다니는 구름인 것을.." 청심님의
인생 싯귀를 담았습니다. 대단하신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