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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사회변동 속에서 경제적으로 고도의 성장을 누렸고 사회적으로는 제도적 변화를 겪었다. 특히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제도는 그 구조와 기능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현 대 산업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여성의 취업률 증가이며 특히 기혼여성의 취업증가라 할 수 있다. 자녀 교육비 및 생활비 증가, 노후대책 등의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는 기혼 여성의 취업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 련의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맞벌이 가족’의 증가이다. 맞벌이가족은 부부가 함께 경제활동을 한다는 면에서 기능적인 측면이나 가족관계 측면에서 새로운 가족형태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남성 중심의 전근대적 이데올로기를 청산하거나 거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의 경제적 수준만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을 앞세우면서 형성된 독특한 가족형태라고 볼 수 있다. 가정 밖에서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만큼, 가정 내에서 남성들의 역할 및 참여도 확대되도록 촉진시켜야 한다. 역할의 공유, 동등한 의사결정, 평등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바람직한 맞벌이가족의 가치관의 정립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맞벌이가족의 사회적 출현배경 및 형성과정, 이론적 틀, 그리고 특성과 실태를 살펴본 후 이러한 맞벌이가족의 증가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점의 제시와 그 대안들을 살펴볼려고 한다.
Ⅱ 본론
1. 맞벌이가족 출현 배경
맞벌이 가족의 출현은 산업사회적이고 도시적인 개념으로 결혼한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농 업 위주의 사회에서는 가정과 일터의 분리가 없었으므로, 남편과 부인 중에 누가 생계유지를 담당하는가를 밝힐 필요가 없었으며 실제로 남편과 부인이 생계유지수단을 공유하였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가 가속화됨으로써 일터와 가정은 분리되고 남성은 가정 밖으로 나가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에 편입되고 여성은 가정 내에 머물러 가사노동을 전단하게 되었다.
산 업사회와 더불어 여성의 경제활동은 증가하였고 이러한 증가 추세는 개인적동기와 사회구조적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무보수의 가사노동보다는 보람 있는 일에 대한 욕구, 또한 생활수준향상을 누리기 위한 지속적인 경제적 지출의 필요성 등의 개인적 동기를 들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사회구조적 변화로는 과거 여성취업을 제한하였던 부정적 요인들이 감소되었다. 즉 가족크기의 축소로 자녀양육기간이 짧아지면서 가족생활주기의 변화가 나타났고 절대적인 가사노동량도 감소되는 등 복합적 요인들이 기혼여성의 취업의욕을 증진시켰다. 또한 기술발전으로 여러 가지 가정기기가 도입되어 가사노동이 단순화, 편리화되었으며 가사활동시간도 단축되었고 동시에 상당부분의 가사노동이 사회화되었다. 한편 전통적으로 여성의 권한아래 가족이 담당하여 왔던 기능이 여러 전문기관으로 분담되어 가정 내의 여성활동은 더욱 제한적이고 축소되었다. 게다가 여성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초기의 미혼여성의 취업에서 점진적으로 기혼 여성의 취업가지 수용하게 되었으며 대향생산체제의 산업사회구조는 여성에게 보다 폭넓은 취업기회를 제공하였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고도의 전문화와 더불어 노동자의 일을 더욱 단순화, 비숙련화시키고 동시에 사무직 및 서비스직 부문에서의 새로운 직업을 창출함으로서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를 더욱 용이하게 하였다.
2. 맞벌이가족의 형성 과정
1) 1960-1980년 : 초기 산업화시기 (여성노동력의 양적 팽창기)
원조경제에 의존하였던 1950년 중반을 지나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본격화된 산업화과정은 정부주도하의 수출위주 경제성장 우선의 대외지향적 정책이었다. 이러한 초기 산업화과정은 급속한 사회변화와 근대화를 가져 왔다. 이와 동시에 정부의 산업화전력에 따른 산업구조개편, 고용확대정책 등이 여성의 노동시장참여를 조장하는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노동력의 성별구조에도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 시기에 한국은 자본주의 세계경제체계에 적극 편입되어 주변국의 종속적 발전을 이루어왔으며, 이러한 발전은 이농현상을 가속화시켜 농촌에서는 여성으로 하여금 생계적 농업노동에 참여하도록 만들고, 도시에서는 비공식 부문의 여성노동참여를 유발시켜 노동력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지위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초기 산업화단계로 특징지울 수 있는 60년 70년대 우리 나라 경제개발정책은 전통적 기술을 요하고 노동집약적 수출산업부문인 봉제 섬유 등의 경공업부문에 주력함으로써, 취업여성의 연령이 매우 낮고, 대부분 저학력 미혼여성들이었으며, 고용형태도 학교 졸업이후 결혼하기 이전까지만 취업하는 단기형이 보편적이었다.
여성노동력의 양적 변화를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963년도 36.3%에서 1987년도 45.0%로 증가하였으며, 여성의 총 취업자 수는 1963년도 267만 여명에서 1987년 661만 여명으로 증가되어 총 취업자의 40.4%에 이르고 있다. 또한 취업여성의 유 배우자 비율을 보면, 1987년 62.2%를 차지하고 있다.
2) 1980년 - 현재 : 산업화 가속화 시기(여성노동력의 질적 변화기)
1980 년대 우리 나라 산업화속도가 완화되어 안정단계에 접어들면서 절대적 빈곤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출생률저하, 생활수준의 향상과 교육수준의 증대로 인하여 저 학력 미혼 여성 노동력이 감소하자, 여성취업자들의 연령은 높아지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기혼여성의 취업비율도 높아졌다. 그리하여 노동시장 내에 고학력소지자의 기혼여성들도 차츰 유입하기 시작하면서 여성인력 공급구조 패턴이 바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저 연령, 저 학력의 노동력에 의존하던 임금수준과 근로조건을 개선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분야에서의 노동력 부족현상은 계속 증폭될 전망이다.
노동력의 보충을 위하여 기혼여성의 취업을 장려하는 정책은 여성의 직업의식의 성장과 맞물려 기업과 정부에서도 기혼여성취업에 앞장서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주로 중산층 기혼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중산층 여성집단은 교육수준이 높고 생계유지보다는 자아실현 측면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임금수준이 낮으면서도 질 좋은 여성노동력의 제공원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취업이 부차적으로 사회요구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1980년대 이전까지는 미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았으나 1980년 이후부터는 기혼여성의 참여율이 높아지는 반대현상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고용형태가 기혼중년여성을 중심으로 한 장기형으로 점차 바뀌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여성의 시간제 취업률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3. 맞벌이가족의 유형
기혼여성이 직업을 갖는 이유가 다양한 것과 마찬가지로 직업에 참여하는 정도도 여러 가지이다. 직업을 가지는 이유가 경제적인 것인지 자기발전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기혼여성의 취업 유형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1) 생계유지형 맞벌이 가족
가족의 경제적 필요성에 의하여 기혼 여성이 비자발적 취업을 하는 형태이다.
2) 내조형 맞벌이 가족
생계위협을 받지는 않지만 가족의 보다 나은 경제적 여유를 위하여 취업 하는 경우의 남편이 학업을 계속하거나 출세를 위하여 여성이 생계를 전적으로 담당하는 형태이다.
3) 자아실현형 맞벌이 가족
중산층 이상 고학력 여성들이 가사노동의 사회적 불안정 속에서 취업을 통하여 실현시키고, 현대적인 성역할 태도에 입각하여 평등한 부부 관계를 정립하려는 형태이다.
4) 여가활용형 맞벌이 가족
주로 중산층을 중심으로 경제적 여유, 내조 또는 자아실현 등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취미를 살리고 여가를 활용하기 위하여 직업을 가지고자 하는 형태이다.
맞벌이가족을 위와 같이 분류할 때, 우리 나라 취업여성의 상당수는 생계유지형에 해당되며, 나머지 세 유형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후기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보화사회에서 여성인력의 요구가 더욱 높아지게 되면, 우리 나라도 점차적으로 구미사회에서 볼 수 있는 자아실현형태의 맞벌이가족의 비율이 높아지리라 전망된다.
4. 맞벌이가족의 특성
개인 중심적인 산업화사회에서 여성 개인의 경제적 욕구충족가 사회적 인력수욕 맞물려 점차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맞벌이가족은 전통적인 확대가족이나 기존의 핵가족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1) 가족구조
맞벌이가족은 구조적으로는 확대가족이나 핵가족형태를 취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자녀양육이나 가사노동의 편의를 위하여 확대가족 비율이 전국통계보다는 약간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핵가족 구조를 취하는 경우에도, 친인척들이 근거리에 거주하여 상호부조가 손쉬운 수저핵가족 내지 수저확대가족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2) 취업이유와 양상
기혼여성의 취업이유는 생계비보조 등의 경제적 이유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저축, 자녀교육비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의 자아실현이나 사회적 공헌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기혼여성의 취업동기가 극히 가족중심적 경제적 이득으로 국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취업양상을 보면, 기혼여성의 취업직종은 지역에 따른 산업구조의 차이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농촌에서는 대부분 농업 관련직이고, 도시에서는 판매직과 서비스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생산직이다. 취업직종의 분포는 기혼여성의 교육수준과도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데, 농업 관련직은 저학력, 판매-서비스직은 중간 수준, 그리고 전문 기술직 미 사무직에는 고학력층이 편중되어 있다.
3) 부부역할 분담 및 권력관계
여 성의 취업이 과연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관계를 정립하는 데 기여하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선행연구들의 결과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맞벌이가족에서 여성은 재정권 강화로 가정내 역할 분담이나 권력관계에서 비교적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저소득층이나 노동계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 나라와 같이 전통적인 남성중심의 가부장이데올로기와 경직된 사회적 규범때문에 자신들의 경제적 자원을 권력분배를 위한 협상에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부 부의 성역할태도 역시 여성의 취업여부와 관련이 있다. 부부가 함께 근대적인 성역할태도를 가진 경우 맞벌이가족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또한 부인의 취업을 통하여 남편의 성역할태도가 근대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부부의 성역할태도와 취업과의 상관관계가 반드시 기혼취업여성의 생활의 질을 높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4) 부부적응 및 가족갈등
맞벌이가족에서 부부간의 적응양상은 남편-직업/부인-가정의 홀벌이가족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취업은 자신의 다중역할간의 갈등을 증가시키기는 하지만, 이로 인하여 배우자와의 적응도가 낮아지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직업을 통하여 만족을 얻음으로써 전반적인 결혼만족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또 한 여성의 취업여부 자체보다는 취업에 대한 여성의 만족도가 부부의 적응양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직업만족도가 높을수록 배우자와의 적응도가 높다. 이와 동시에 남편이 부인의 취업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적응도가 높다.
맞 벌이가족의 가족갈등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와의 관계이다. 취업여성의 자녀관계는 사회적 계층, 직종, 자녀의 연령과 성별 등의 복합요인에 따라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녀양육 대행자는 시․친정부모나 가정부, 파출부들인데, 시․친정부모의 경우에는 과잉보호에 대한 갈등, 가정부나 파출부인 경우 애정 없는 양육에 대한 우려, 그리고 형제끼리 방임하는 경우에는 자녀에 대한 죄의식 등으로 대부분의 취업여성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심각한 갈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가족문제
앞에서 언급한 맞벌이가족의 특성과 실태를 중심으로 맞벌이가족이 당면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보겠다. 먼저 맞벌이가족의 문제라고 하면, 곧 취업한 기혼여성의 문제로 귀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의 사회적 존재형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없이는 맞벌이가족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나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렵다. 특히 맞벌이가족문제를 가족체계적인 측면에서 증명해 보면, 갖고 구성원간의 긴장, 남편의 역할, 자녀와의 관계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초첨은 역시 취업, 가사노동, 자녀양육의 세 가지 역할을 해내야 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분석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5. 맞벌이가족의 문제점
맞벌이가족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은 자녀양육 및 교육문제, 가사노동분담문제, 기혼여성에게 특히 불리한 시장구조와 직업불안전성 등을 들 수 있겠다. 이중에서 기혼의 취업여성들이 가장 심각하게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자녀양육과 교육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산업사회에서 직장과 가정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두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는 다른 어떠한 문제보다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특성을 중심으로 맞벌이가족의 문제점을 파악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자녀양육 및 교육문제
우리나라와 같이 여성취업의 사회적 인식이 초기단계이고, 탁아시설도 미비한 상태에서 자녀양육이나 자녀교육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나타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게다가 단순한 양육이나 교육 측면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간의 상호작용까지도 위기에 놓일 수 있다. 그러므로 기혼여성들로 하여금 자녀양육의 책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도록 모성보호 복지정책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기혼여성의 인력자원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2) 가사노동분담문제
남성들은 직업을 가져도 가사노동의 책임을 느끼지 않는 반면, 여성에게는 취업을 하였다는 사실이 가사노동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지는 않는다. 경제발전에만 궁극적 목표를 두었던 우리나라 현실에서 핵가족내의 획일적인 부부역할분담은 남편의 산업화를 지원해 온 가족의 도구적 역할만이 강조되었다. 게다가 가부장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인 현실 상황아래에서 직장을 가졌기 때문에 가사노동을 더욱 잘 해내야 한다는 여성의 자격지심까지 작용한다. 그러므로 기혼여성들이 가정 내 역할을 재조정하지 않는 한 현재나 미래의 취업문제에서 야기되는 문제들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가족에 대한 끝없는 헌신과 복종에서 벗어나 탈가족적인 가치관이 보편화되어야 한다. 기혼여성의 역할전환문제는 취업당사자와 가족구성원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재구성하고, 사회적으로는 남녀간의 공평한 기회가 제도적으로 보수 있는 공동체로서의 가족의 기능을 강구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수직적인 부부관계에서 수평적인 부부관계로 전환되어야 하며 가사노동과 임노동의 가치 불균형을 해소시켜 나가야 한다.
3) 기혼취업여성들의 문제
상당수가 고임금의 안정된 노동시장보다는 저임금, 미숙련의 불안정한 직종에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높은 노동 강도 속에서 낮은 임금을 감수하면서 장기간의 노동시간에 시달리면서 일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의 여성들은 결혼하여 가정에서만 안주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소득층의 맞벌이부부가족에서 여성은 경제적 자립이나 생활수준향상은 커녕 현실적으로 절박한 생계유지수단으로 절대적 빈곤을 탈피하기 위하여 취업을 하지만. 결혼 전보다 더욱 불리한 조건으로 재취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통적 역할을 거부하고자 하는 취업여성들도 있지만,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취업여성들 중에 상당수는 경제적 이유에서 노동시장에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문제들을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결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맞벌이가족형태는 여러 부문에서 증가하고 있다. 일한 증가는 맞벌이가족형태가 비록 문제점은 안고 있으나, 점차적으로 사회에서 기능적인 역할을 한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지배적인 사회인식은 기혼여성의 현모양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으로 현실과 가치관의 지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맞벌이가족이 직면한 자녀양육이나 가사노동분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을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하기보다는 정책적 차원에서의 해결을 위한 정부의 통합적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4) 보육시설의 문제
부부가 동시에 일을 하게 되면 아이를 맡겨야만 하는 현실에 처하게 된다.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정부가 보조를 한다고 하지만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질적 성장과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즉 직장생활에 무리가 없을 만큼의 유연성 있는 시간운영, 가계에 부담이 되지 않을 만큼의 보육비용, 믿고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실질적인 도움은 별로 주지 못할 것이다.
사실 적지 않은 아이들이 마땅한 시설을 찾지 못하거나 비싼 보육비등 이런 저런 이유로 마땅한 시설을 찾지 못해 할머니나 외할머니 등 친인척이나 이웃 등에 의해 키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예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아내가 직장을 그만 두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렇듯 가사와 육아문제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있어 가장 큰 미해결 문제로 남아있다.
이런 보육원을 통해서 아이를 맡기고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시간까지의 아이의 모든 생활은 유아원에서 보내지게 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긴 시간동안 부모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자라나가도 모자랄 시간에 유아원의 생활에 찌들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백지의 상태, 즉 아무것도 물들지 않은 순수함으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의 아기에게 엄마의 따뜻한 품속이 필요하다. 자신이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고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해주어야한다. 현대의 사람들에게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이 심각하게 번지는 현상도 어렸을 적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에게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정신현상인 것 같다.
5) 맞벌이 여성의 성차별과 육아문제
맞벌이여성 중 상당수는 결혼한 사실을 숨긴 채 직장을 다니고 있다. 아직도 많은 직장에서 불문율로 남아 있는 결혼퇴직제 때문이다. 맞벌이여성은 이밖에도 갖가지 성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맞벌이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96 사회지표에 따르면 결혼을 하고도 대부분 일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전문관리직 여성취업자가 90년 7.7%에서 95년 11.2%로 늘었다. 이런 현상은 점차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 키우기다. 결혼이냐 일이냐에서 아이냐 일이냐로 화두가 바뀔 뿐이다. 특히 취학 전 아이는 누가 키우느냐가 문제다. 통계청조사에 따르면 맞벌이여성들은 51.5%가 시댁이나 친정 또는 친척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 45.4%는 놀이방 등 육아시설에 맡기고 있다. 맞벌이 엄마들은 그러나 44.8%만이 양가나 친척집에 맡기고 싶어 할 뿐 과반수인 54.5%가 육아시설에 맡기고 싶어 한다.
현재도 취업할 뜻은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있는 여성 잠재실업자의 상당수가 육아와 가사 때문에 구직을 포기하고 있고 맞벌이를 하고 있는 여성 중에서도 직장을 포기하거나 사직을 심각히 고려중인 사람이 많다. 그만큼 육아와 가사문제가 맞벌이부부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6. 맞벌이가족을 위한 대책
맞 벌이가족을 위한 가족복지 대책은 남편은 물로 가족원 모두가 취업주부의 가사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가정적 노력부터 시작해서 직장과 지역사회와 정부에 이르기까지 취업 여성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함께 노력할 때 맞벌이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1) 육아 및 탁아문제
여성의 대부분은 결혼을 하고 기혼여성의 대부분은 자녀를 갖는다고 할 때, 임신, 출산, 육아문제의 해결은 여성인력활용과 직결된다. 일반적으로 임신, 출산, 육아는 한 여성 또는 한 가정의 개인사항으로 취급되어 개인이나 기업의 사적비용으로 부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출산과 육아는 국가경쟁력의 근본인 인적자원의 생산이며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국민의 육성이라는 점에서 사회경제적 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의 관리와 전면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여성들의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키 위해서는 가부장적 사회구조 속에서 갈등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경제활동과 모성기능의 수행이라는 이중적 책임이 원활해 질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한 역할과 뒷받침을 해 주어야만 할 것이다. 지금처럼 취업모의 영유아보육비용이 기업에 크게 지워져 있을 경우 여성근로자의 채용기피현상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이미 채용되어 있는 경우 근무조건에서도 여성차별을 강화시키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 나아가 취업모의 영유가 보호는 여성근로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 모두가 함께 보호해야 할 성질이며 특히 여성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기업의 취업모에 대해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근로기준법상 산전산후 3개월 유급휴가, 육아휴직 등이 사적비용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여성의 고용을 기피하고 차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모성의 권리를 사회복지차원에서 수용하여 휴가비 보조지급이나 세제상의 감면혜택 등이 주어져야 한다. 일정기간의 출산 및 육아휴가가 여성근로자의 취업을 중단하지 않게 하여야 하고 남성의 군복무처럼 근무경력으로 인정되는 제도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성휴가나 부모휴가가 직장에서 어떤 형태의 불이익으로도 나타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혼여성의 취업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은 역시 탁아문제이다. 핵가족 시대의 탁아문제는 전문적인 시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다양한 형태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육아부담을 더는 것은 여성의 평생고용을 유도하고 국가의 인적자원 보호라는 점에서 양질의 지역탁아, 직장탁아, 가정탁아 시설에 관한 관리와 지원이 있어야 하고 탁아비용, 대체 가사노동비용에 대해 보조금 지급, 세금감면 등의 정책이 요구된다.
맞벌이가족을 위한 보육시설이나 보육비 등의 문제는 생활보호 및 의료부조자 등 극빈 저소득층 보육대상자에게 우선 역점을 두어야 하나, 그 과정에서 중산층의 탁아요구가 제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영유아를 가진 기혼여성의 보육의 책임을 사회화 하게 되면, 이는 궁극적으로 영유아, 취업모, 국가경제에 모두 이익이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모든 여성 특히 현재 각급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주는 긍정적인 부수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중한 탁아비용으로 여성의 임금이 지나치게 높아 여성의 경제활동이 지극히 낮은 우리의 현실을 고려할 때 기업보다는 정부가 보자 적극적으로 취업모의 육아비용의 사회화를 통해 보육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곧 여성인력의 최적 활용을 돕는 지름길이 된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2) 가사분담 및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교육내용 및 사회화의 일소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이 직업을 갖고 있다고 해서 남편의 역할과 가부장적 인식은 별로 변화하지 않으며 직장생활을 한다고 해서 집안일에 남편의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취업주부들은 자신들의 사회활동에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가사일에 대한 가족들의 요구로 인해 주부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해서는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가정에서의 남녀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맞벌이 가정에 가장 큰 어려움이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족 모두에게 인식시키고 기술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가사를 분담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과 방법을 가정 나름대로 적절하게 세워서 좋은 어머니와 좋은 아내의 의미를 새롭게 하여야 할 것이다
남편들은 주부가 취업을 통한 사회활동을 함으로써 남편의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아내도 공인으로서 스스로의 사회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아내가 직장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사교를 위한 교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융통성 있게 배려할 때 그 부부관계는 발전적으로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교육 현장에서 남녀차별을 정당화하고 조장하는 교과서의 교육내용은 개정하고 아동용 그림책, 동화책에서도 고정된 성역할의 이미지를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 광고 등 매스컴에서의 여성 이미지 묘사 속에서 감추어진 성차별주의를 지적함으로써 남녀차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인습적 요인을 타파하도록 하여야 한다. 남녀불평 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많은 분야에서 있어 왔지만 교육, 운동적 차원에서 가부장적 의식을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라나는 자녀세대의 사회화를 위해 이와 같은 성차별주의를 배제함으로써 자녀들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여성은 여성이라는 것 때문에 받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남성은 남성으로서 또 다른 가부장제의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녀 모두 남녀평등이 곧 인간평등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3) 시간제 근무 및 여성고용 할당제
정보산업과 같은 첨단산업의 등장과 함께 근로형태도 각자 개성과 효율성을 살리는 다양한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 종일근무를 일정한 작업장에서 하던 방식이 생활수준의 향상과 여가에 대한 욕구 증가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시간제근무나, 자신의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탄력근무제 등으로 신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컴퓨터의 발전으로 근무 장소가 굳이 직장일 필요도 없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생산성을 단순히 직장에서 보낸 시간으로 계산하는 구태의연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시간제근무가 저임금과 일체의 후생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안정한 고용으로 여성인력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여성고용할당제는 산업 또는 직종에서 채용과 승진 인원의 일정 비율을 반드시 여성에게 할당하는 제도이다. 노동시장의 차별 중 채용․ 훈련․ 승진 차별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남녀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으로 유엔은 사회 각 분야에서 3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여성이 저임금기업군과 남성 보조적 직종이나 저임금직종에 집중되고, 기업내부에서 승진하지 못하고 하위직에 머무는 등의 차별철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4) 환경개선과 직업교육
여성을 생산성이 높고 전문적인 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작업환경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직장동료들 간의 분위기가 쇄신되어야 하고 성희롱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여성들에 대한 기대성취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고용에서 장래에 대한 비젼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주와 더 나아가 국가차원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인력이 사장되는 이유는 전통적 가부장제나 가사와 육아부담 외에도 직업교육 및 재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남녀성역할 고정관념이 아니라 능력과 취미에 맞게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올바른 직업관 교육이 어릴 때부터 필요하다. 일과 직업의 중요성을 심어주는 직업관 교육, 남녀차별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평등교육, 직업선택과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교육 등을 여학생들의 집중적인 진로지도를 통해서 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의 장기인력수급계획과 미래지향적인 직업 등을 고려하여 교육․정책․연구기관이 취업훈련교육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개발, 단계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Ⅲ 결론
맞벌이가족은 결혼한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진 경우를 말하며, 산업사회의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면서 생긴 가족형태의 하나로서 가족의 경제적 필요성과 기혼 여성의 성취욕구가 향상됨에 따라 맞벌이 부부는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가족이 당면한 문제는 자녀양육, 가사노동, 가족관계, 직업상의 문제가 있다, 맞벌이 부부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맞벌이 부부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가사노동을 사회화하는 가정환경의 시도함과 동시에 사회와 정부에서 맞벌이가족을 지원하는 법 제도와 각종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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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kwdi.re.kr (한국 여성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