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정말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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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 보셨습니까?? 할리웃의 명감독인 스티브 스필버그가 그렇게도 애지중지하는 영화, 전세계 영화가를 완전히 휩쓸어 버린 그 영화, 한번 보면 한 며칠은 밤고생을 해야하는 그 영화, 저도 이 영화를 1년전에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과연... 그 엄청난 컴퓨터 그래픽으로 너무나 실감나게 표현한 공룡이며 각종 화려한 액션들... 진짜 이 영화는 철저히 '화면'을 즐기는 영화였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으로도 나왔는데요.... 글쎄요.. 게임은 뭐 그다지 성공을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꼭 영화가 성공한다고 해서 영화 관련 상품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같군요...
그런데 이 영화는 원래 원작이 있었다고 합니다. 누가 지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의 모태가 된 동명의원작소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설과 영화는 180도 확실히 다르다고 합니다. 물론 둘 다 공룡과 인간의 투쟁을 주축으로 하는데.. 무엇이 다를까요??
그것은 바로 그 원작소설을 자세히 보시면 압니다. 그 원작소설에는 사실 물질만능주의의 현세를 비판하는 '카오스 이론'이라는게 있었다고 합니다. '카오스 이론'이라... 정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 복잡한 이론들을... 영화의 흥행을 위해 완전히 배제하고, 전혀 다른 성격의 이야기로 만들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도... 부담없이 볼 수 없습니다. 왜냐고요?? 이 영화에는 당연히 그런 여러가지 복잡한 내용들을 다 빼버렸으니, 이 영화가 전하는 어떤 '메세지'라는게 있을리 없지요...
그런데... 전 이 영화를 지난번에 '추석특집'이라고 해서 하길래 한번 밤잠을 설치고서라도 다시 한번 보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의외로 뭔가 허전한 구석이 느껴지더군요...
글쎄요... 분명 똑같은 영화를 다시 봤는데.... 도대체 처음 볼때는 허전한 감 같은거 전혀 없이, 그저 재미있고 박력이 넘쳤는데, 왜 두번째로 다시 볼때는 그렇게 허전한 감이 들 수 밖에 없었을까요??
우리 옛 선비들이 한 말 중에,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영화가 탄생한 과정을 다시 돌이켜 봅시다. 분명 이 영화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는데, 스필버그는 그 원작의 복잡하고 난해한 '카오스 이론'같은 각종 이론들을 전부 빼버리고, 오직 흥행만을 위해 전혀 다른 성격의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잘못된게 도대체 뭘까요??
사실 알맹이 없는 호두는 먹을 수 없듯이, 속 없는 수박은 수박이라 할 수 없듯이, 알맹이 없는 영화는 영화라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스필버그도 흥행을 위해서는 그런 난해하고 복잡한 요소들은 빼버릴 수 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그 모든걸 '완전히' 빼버렸다는 게 문제입니다.... 어떤 영화든지 간에, 최소한 그 영화에서 전할 수 있는 무언가의 '메세지'가 있어야, 즉 '알맹이'가 있어야, 관객들은 그 영화속에 숨겨진 '메세지', '알맹이'를 찾기 위해, 영화를 다시 찾게 되는 법인데, 쥬라기 공원 영화를 보십시오... 아까 말한대로 이 영화에서는 우리에게 전하는 무언가의 '메세지'란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원래 원작에 있었던 그 수많은 '메세지'들을 그러니까 '알맹이'를 지나치게 많이 빼버린 탓에... 이 영화의 흥행은 처음엔 성공을 거두었을 지 몰라도,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이 영화는 조금씩 관객이 줄어들고, 최근에 나온 3편은 오히려 혹평을 받았습니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요.
오늘인가요, 후안 곤잘레스라는 엄청난 공룡이 택사스의 '알링턴 볼 던지는 공원(?)'에 들어왔습니다. 후안 곤잘레스가 누굽니까?? 말이 필요없는 자타도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가운데 한 명 입니다. 커리어만 봐도... 96년과 98년에는 MVP까지 차지 했고, 거기다가 그의 통산 기록들(340 홈런, 1075타점, 641 총 장타수, 2761 총 루타수, 791득점)은 전부 택사스의 최고 기록이라 하니... 정말 말이 필요없는 대단한 타자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아침에 국내 언론 사이트들에 들어가보니, 한 언론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박찬호, 천군만마 얻었다"
박찬호 천군만마 얻었다... 음... 물론 저런 표현을 쓰는 게 당연하겠지요. 사실 지금 택사스 타선을 보면 '포화'상태입니다. 후안 곤잘레스 뿐만이 아니라, 두 Rod콤비(A-rod&I-rod), 거기다가 라파엘 팔메이로, 칼 에버렛, 러스티 그리어까지..... 이거 정말 엄청난 타선입니다. 객관적 전력으로만 따지면 아마도 택사스의 타선은 역사상 최강의 타선입니다.
그러나... 택사스엔 곤잘레스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불행해진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게이브 케플러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게이브 케플러가 누굽니까?? 택사스의 촉망받는 유망주입니다. 비록 정확도 면에서는 좀 떨어지지만, 누구 못지 않은 파워를 갖추고 있고, 또 거기다가 지금 나이도 27세일 뿐이고, 연봉도 겨우 몇 십만 달러일 뿐입니다.
자 그럼 이시점에서 잠시 택사스의 지금 선수들을 한번 쭉 봅시다. 이제 막 들어온 곤살레스는 올해로 35세, 팔메이로는 38세, 이반 로드리게스와 칼 에버렛도 이제 31세 거기다가 러스티 그리어는 33세..... 한마디로 지금 주전중엔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카탈라노토만이 20대이고 거의 대부분 택사스의 타자들은 30대를 넘은, 택사스도 고령화 군단입니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런데 케플러는 후안 곤잘레스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이제 주전자리를 완전히 뺏긴 셈입니다. 솔직히 생각해보십시오. 누가 곤잘레스같은 타자를 후보하라고 하는 감독이 이 세상에 어딨겠습니까?? 그러니... 당연히 곤잘레스가 앞으로 주전으로 뛸 건 확실하고.. 결과적으로 이제 케플러는 트레이드 되는 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일까요??
저는 이 일을 보면서.. 뉴욕 메츠를 잠시 떠올려야 겠습니다.
뉴욕 메츠는 올 시즌 오프 시즌에서 거의 무모할 정도로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전력 보강을 했고요... 로저 시데뇨, 모 본, 로베르토 알로마등... 엄청난 타자들을 모셔다 놓았습니다. 사실 이런 이유는 메츠가 작년 그 놈의 '물방방이'때문에 망했습니다. 작년 시즌 메츠는 최악의 팀 타율과 팀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그 덕분에 메츠의 투수들은 잘 던진 선수가 많은 데도.. 거의 억울하다 싶을 정도로 빈약한 득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스티브 필립스 단장은 이 점에 주안점을 맞추고 엄청난 강타자들을 대거 모셔와 타선을 작년의 '물타선'에서 완전히 '핵타선'으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메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츠 팬들도 시인할 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아직도 있습니다. 바로 그들은 그 엄청난 투자를 위해, '알맹이'를 빼버린 것입니다.
'알맹이'라.. 그렇습니다.. 메츠.. 그들은 저 엄청난 투자를 위해.. 당연히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 했습니다. 바로 미래가 밝은 유망주들과 실속있는 선수들, 즉 '알맹이'를 전부 빼버리는 큰 우를 범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지금 메츠의 팜은 거의 바닥입니다. 거기다가 메츠는 백업요원도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한마디로 저 선수들로만 앞으로 시즌을 치뤄야 하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참고로 메츠 선수들의 나이는 시데뇨를 제외하고, 중심타선을 맡고 있는 알로마, 모 본, 피아자등이 모두 30대 이상의 고령의 나이입니다. 한마디로 선수 생활이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럼 저 선수들이 만일 누구 한명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그러면, 이제 메츠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지금 팜에는 하나도 유망주가 안남아 있고, 마땅한 백업맴버도 없습니다. 그러면, 그 최악의 상황에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겁니까?? 이것이 바로 메츠가 크게 전력이 강화되었음에도..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속은 빈약하기 그지 없기에.. 그들이 아직도 우승후보로서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 것입니다.
자... 그럼 다시 택사스로 넘어갑니다. 그렇다면... 곤살레스의 가세로.. 결론적으로 케플러도 그렇다고 백업맴버하기도 뭐하니... 떠날 수 밖에 없는 입장인데... 자 그럼 생각해봅시다. 캐플러도 좋은 타자입니다. 곤살레스도 당연히 좋은 타자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나이와 연봉은 엄청 차이납니다. 한 사람은 젊고 미래가 밝고, 거기다가 연봉까지 굉장히 싸고, 또 한명은 잘하지만 늙어서 언제 은퇴할 지 모르고, 거기다가 연봉까지 비쌉니다. 그럼 당신은 어떤 선수를 원하실 겁니까?? 그런데.. 만일 케플러가 떠난 다면... 과연 나중에 곤잘레스같은 택사스의 고령화된 타자들을 대체 할만한 캐플러만한 새로운 유망주가.. 나온다는 보장이 과연 있을 까요??
예전 어떤 칼럼에서 "산수에선 1+1=2가 통할 지 몰라도 야구에선 1+1=2는 통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1+1=2라..... 그리고 '알맹이'라....
왜 양키스가 만년 우승후보로 항상 꼽히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그렇습니다. 그들은 겉과 속이 모두 화려하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전력도 막강할 뿐더러... 안으로도 팜의 유망주나 백업 멤버들이 굉장히 풍부합니다. 지금도 그들 팜에서는 닉 존슨이나 드류 헨슨같은 언제든지 메이저리그를 평정할 만한 최고의 유망주들이 무럭무럭 크고 있고, 또 언제든지 부상 전력을 대체할 만한 백업맴버도 다양합니다. 그렇습니다... 항상 겉보다는 속이 더욱더 알찬 뉴욕 양키스.. 그들이 우승후보로 꼽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아마 존 하트 단장은 많은 고심을 하고 있을 겁니다. 과연 곤살레스를 영입한 게 바람직 한가??.... 물론 지금 당장의 성적도 좋습니다. 하지만... 과연 알맹이가 없다면... 속이 빈약하다면... 그 팀의 그 성적도 과연 오래 갈 수 있을 까요?? 저는 이 시점에서 '쥬라기 공원' 영화가 들어야 했던 혹평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야구에서의 각 팀들의 '내실'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