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육아종은 반복적이고 치명적인 세균,박테리아의 감염과 육아종(세포의 집단화) 형성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성 면역결핍 질환의 일종이다. 백혈구의 일종으로,외부의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결함으로 발생한다. 감염 부위는 림프절,피하조직,폐,간,뼈,소화기 등 전신에 걸쳐 있다. 대개 1세 이전에 발견되지만 10대 이후에 나타나기도 한다.림프절 종창,피부 염증,열성질환,항문 주위 염증 및 농양,만성 설사 등이 주요 증상. 폐렴이나 간,뇌 손상이 동반되면 10세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현재로선 감염 부위에 따른 항생제 치료가 전부. 최근 유전자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2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며,국내에는 1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인·유전
만성육아종은 혈액 속에 순환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먹는 세포)의 결함에 의해 발생한다. 대식세포는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잡아먹어 죽이는 역할을 한다.
환자들은 파괴된 대식세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죽일 수 없게 되는 것. 따라서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만성육아종의 60%는 성염색체 결함으로 생긴다. 이 경우 X염색체 위에 원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반성유전을 하는 게 대부분. 즉 여성은 부모 양쪽에서 모두 불완전한 X염색체를 상속받아야만 환자가 된다. 그러나 남성은 모계에서 불완전한 X염색체를 상속받으면 무조건 환자가 된다. 이 때문에 남성이 여성에 비해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밖에 성염색체가 아닌 다른 불완전한 염색체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가 많진 않다.
◇증상
감염 부위에 따라 종기,설사,부스럼,피부 발진,궤양,잇몸질병,항문 주위의 통증,림프절 종양,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생후 1개월 41%,2개월 15% 정도로 전체 환자의 56%가 생후 2개월 이내에 감염 증상을 보인다.
◇진단
임상 증상과 함께 혈액 및 유전자 검사(W.B.C 스캔)로 판별한다. 검사결과에 따라 확진을 위해 MRI,초음파,CT 등의 검사가 추가 실시된다.
특히 여자 형제나 친척의 자녀 중에 환자가 있을 경우,유전자 검사를 통해 원인 유전자의 보인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김중곤 교수는 “만약 임신을 했다면 5개월을 전후해 제대혈 검사를 통해 태아의 이상 여부를 파악하고,출산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
감염을 일으킨 균류와 박테리아에 대한 항생제 처방이 전부다. 반코마이신과 엠비좀,암포테리신B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워낙 고가약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일부 항생제는 과용할 경우,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골수이식과 유전자 치료가 있다. 골수이식은 환자에게 맞는 골수를 구하기가 힘들다는 점과 면역억제제로 인한 거부 반응 등이 문제가 된다. 유전자 치료는 서울대병원 인간유전체기능연구소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현재 만성육아종 환자 8명의 유전자 분석이 끝난 상태이며,내년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갈 예정. 하지만 유전자 치료는 원인 유전자와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진 질환에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다행히 만성육아종은 성염색체 유전 성향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원인 유전자가 일부 밝혀져 있다. 현재로선 일부 환자에게만 치료가 가능하지만 원인 유전자가 모두 밝혀지면,완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