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일시 : 2020.3.13 (토요일)
코스 : 내변산 탐방센타-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세봉-용각봉-옥녀봉-덕성봉-인장바위-탐방센타
동행 : 백두대간 동지들-대감님, 써래봉님, 석산고님, 알도령님, 대청마루님, 술래 (6명)
내일 호남정맥을 가는데 오늘 너무 무리하는건 아닌지 걱정은 되었지만
가보지 못했던 인장바위코스 라는 유혹이 더 강렬했다.
백두대간 북진하면서 만난 인연이라 마음이 편안하다.
백두대간 할 때처럼 몰아치지 말고 이번 산행은 좀 여유롭게 하자고 뜻을 모으고.
관음봉, 세봉까지는 워날 여러 차례 다녀본 길이라 수월한 느낌.
작은 금강산 이라 들어서는 계곡도 봉래구곡이다.
느긋하게 경치를 구경하면서 사진도 박아대고... 유유자적이다.
세봉 갈림길을 조금 지나쳐 왼쪽으로 용각봉을 향한다.
여기서부터 비탐구간이라 길이 희미하다. (변산지맥)
용각봉에서 석산고님과 대청마루님이 준비한 특급라면에 막걸리, 소주까지 곁드린 호화로운 점심식사.
"너무 많이 먹어서 걷기도 힘들다."는 말에 옥녀봉에서 기를 빼앗기면 금방 배가 꺼진단다.
옥녀봉 지나 덕성봉가는 길은 산경표에도 안내가 없다.
지도 상에 점선으로 길표시만 되어있다.
(변산지맥은 옥녀봉에서 바드재로 넘어간다.)
덕성봉에서 사라져가는 산길을 거칠게 내려서니 중계계곡- 부안호수 상류다.
예전 길들은 댐을 막으면서 출입이 통제되고 물이 드나들어 백천내 옆길이 사라지고 온갖 잡목들이 그득하다.
당황함도 잠시.
<뱀발>스물도 되기 전이다. 일곱명 이었던가? 모두 군대가기 전이니까.
친우들과 먹을거 바리바리 싸들고 바둑판도 끼고 백천내 계곡으로 일박 물놀이 왔던 기억을 살려본다,
수풀을 헤치고 가마소 계곡을 찾아들어선다.
그리고 제법 큰 옛길이 나오고 ( 예전엔 차량이 드나들었으니) 옛길을 따라 오르니 폐쇄된 기도원이 나온다.
이쯤오니 이곳이 어딘지 감이 온다. 오래 전 일이지만 예전에 두어차례 와봤던 곳이다.
가마소 옆 계곡에서 이박삼일 수련했던 기억과 내소사에서 와룡소 거쳐 가마소쪽으로 넘어왔던 일도 있었지.
이길로 물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마소가 나온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으면 가파르게 산을 기어넘어 다시 물길로 내려오고.
그렇게 길을 찾아 걷다보니 옆에 가마소를 그냥 지나치고 만다.
내 기억속의 가마소는 엄청 깊고 무서운 느낌까지 지녔는데.
그리고 세봉에서 내려오는 삼거리를 만나고.
없는 길을 찾아오느라 지쳐서일까? 모두 와룡소 다녀오는 건 포기한다,
처음으로 인장바위를 지척으로 지나고 행여 국공직원이 나와있을까 조심하며 통제구간 담장을 넘는다.
생각보다 힘겹고 거칠은 산행코스였지만 나에게는 소중했던 지난 사연들이 서린 추억의 길이다.
이런 산행을 추진해준 산벗님들이 고맙다,
산행 중 만난 봄꽃들은-(산자고, 노루귀, 현호색, 바람꽃, 진달래, 생강나무 등)- 덤으로 얻는 즐거움.
늘 그렇지만 산행을 하다보면 꼭 산행지도 상 거리보다 더 걷는다는 건 상식이 된지 오래다.
오랜만에 산경표 궤적을 실행하고 저장해본다.
길이 애매한 곳이라...
보신탕엔 개고기가 있어도 선녀탕엔 선녀가 없는 건 상식.
직소폭포. 겨울치곤 수량이 참 많다.
세봉삼거리를 지나 좌측으로 스며들어 용각봉을 향한다,
점심을 먹고 배가 부르니 곁에 <산자고>가 지천이다.
분홍 노루귀, 하양노루귀
현호색과 바람꽃
물이 어찌 맑은지 뛰어들고픈 충동이...한 여름이면 잠시 쉬어갈 것을.
계곡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가마소 삼거리.
머잖아 진달래가 지천이겠지.
드디어 인장바위. 처음 와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것보다 신비함이 덜하다.
다음에는 세봉에서 용각봉 삼거리 거쳐서 와룡소, 가마소를 다녀오고 싶다.
옛 추억을 꺼내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