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감쪽같다’의 어원은 ‘감’과 ‘쪽’의 합성어
기자명 정경시사 Focous 입력 2025.09.1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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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다’의 어원은 ‘감’과 ‘쪽’의 합성어
심 의 섭
(명지대 명예교수)
감접설과 곳감설
‘감쪽같다’는 말의 어원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감접설’이다. 먹기 좋은 감을 얻으려고 고욤나무 대목에 좋은 감나무 가지를 접붙이는 것을 ‘감접한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접붙인 흔적이 깔끔하게 없어지기 때문에 ‘감접같다’가 되었고 음변으로 ‘감쪽같다’로 되었다는 설이다. 둘은 제삿날 제삿상을 물릴 때 상위에 올렸던 곶감에 맨 먼저 손이 가서 ‘곶감 쪽’이 없어지는 것을 빗댄 말이다. 없어진 ‘감쪽’같다, ‘감쪽같이 없어졌다’로 변했다는 ‘곶감설’이라 할 수 있다. 셋은 ‘여성의 쪽(?)’이 부부관계를 한 후에도 별다른 흔적이 없으므로 ‘쪽’을 여성의 은밀한 신체 부위에 연계시키려는 발상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쪽’과 ‘감’이 어떻게 어울리어 ‘감쪽’으로 되는지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
비속 은유설
1. 곳감과 홍두깨
필자의 생각은 ‘곶감설’보다는 ‘감접설’이 그럴듯하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감쪽같다’는 말의 뜻은 두 가지로 생각 할 수 있다. 하나는 흔적이 없다는 무흔설(無痕迹說, 감접설)이고, 둘은 빠르다는 곶감설(祭需說, 제수설)이다. 따라서 나는 ‘감쪽같다’의 어원은 이 두가지 숨은 뜻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참에 마침 연결고리를 찾게되었다. 바로 세번째 여성의 ‘쪽’설의 발상에서 김원회교수의 ‘여성의 음핵과 그 명칭’(시사경제전문플팻트폼채널 NBN 2014.11.04.)에서의 주장이 나타났고, 고유하고 순수한 우리말인 ‘**’은 비속어가 되면서 ‘감씨’라는 은어(隱語)로 둔갑하는 사투리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여성이 쪼그리고 앉았을 때는 그것이 마치 감씨처럼 보이지만 일어서면 보이지 않게 된다. 대나무 쪼가리를 대쪽이라고도 하듯이 감씨도 감쪽이라 할 수 있으므로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감쪽, 방망이, 쌍방울 같은 말들은 모두 신체부위에 대한 은유적인 비속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다. 이밖에도 우리말에는 ‘이왕이면 다홍치마’, ‘고추’, ‘홍합’, ‘총각무우’, ‘아닌 밤중에 홍두깨’, ‘다리 밑에서 주서왔다’, ’남대문 열렸다(xyz)’와 같은 은어들이 얼마든지 있으므로 이 주장은 가장 설득력이 있다.
2. 개와 핫도그
서양에서도 음식을 신체부위 빗대는 것은 오랜 관습이고, 소시지를 남성 성기로 지칭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있어왔다. 오늘날에도 남성이 주류인 모임을 속어로 소시지파티(Sausage Party)라 하고, 핫도그라고 부르는 메뉴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메뉴판에 핫도그라고 쓰는 것은 외국인들이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콘도그'로 표기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여담이지만 핫도그를 직역하면, '뜨거운 개'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핫도그 명칭의 유래는 '개'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닥스훈트'를 연상케 하여 '도그'라는 명칭이 붙었다는 설과, 발정난 수캐의 뻘건 성기과 같다는 설, 개가 혀를 늘어뜨린 모습과 같다는 설이 있다.
이를 좀 더 살펴보면, 핫도그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으나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가장 신빙성이 높은 설로는, 핫도그에 끼워먹는 기다란 독일산 프랑크소시지를 다리가 짧은 독일산 개인 닥스훈트의 몸통과 비슷하게 생겨서 ‘닥스훈트 소시지’라고 불렀는데, 그걸 미국사람들이 이름이 길고 어렵다고하여 ‘닥스훈트’를 그냥 ‘도그’로 바꾸면서 ‘핫도그’라는 요상한 이름으로까지 불렀다는 것이다. 핫도그를 프랑크푸르터(frankfurter), 줄여서 ‘프랑크’라고도 하는데 이는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적국이었던 독일에 대한 반감으로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를 핫도그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핫도그(hot dog, 뜨거운 개)를 그대로 한자로 옮겨 레고우(열구, 热狗/熱狗)라고 부른다. ‘개’든 ‘뜨거운 개'든 개라는 이름 때문에 개고기를 부정한 음식(하람)으로 여기는 이슬람교의 교리에 따라 핫도그라는 이름은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쓸 수 없다.
감쪽의 어원은 ‘감’과 ‘쪽’의 합성명사
‘감쪽같다’의 어원은 통상적인 ‘곶감설’, 조항범교수의 ‘감접같다’의 음변설, 필자가 첨언한 ‘신체부의 은유설’을 앞에서 살펴 보았는데 그러한 주장들이 모두 ‘감쪽같다’라는 말의 참 뜻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데가 있어 명쾌한 어원설로 느껴지지 않는다.
어원적으로 ‘감쪽’은 옛말 ‘감쪽하다’(전혀 티가 없다, 분간하기 어렵다)에서 온 것이어서 그냥 ‘감쪽(감쪽같다)’라는 하나의 단어로 풀이하면 감쪽의 어원에 대해서 설왕설래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옛말 ‘감쪽하다’의 어원에 대해서도 현대적 어감을 살리면서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자.
필자는 감쪽같다에서 ‘감’과 ‘쪽’에 대한 두가지 새로운 생각을 해보니 의외로 새롭고 시원한 어원설이 되는 것 같다.
1) 첫째로 ‘감쪽같다’에서 ‘감쪽’을 ‘감’과 ‘쪽’의 합성어로(감+쪽, 합성명사) 생각해보자.
① 먼저 ‘감’을 먹는 감이 아니라 신랑감, 장군감처럼 ‘~감’과 같은 의존명사로 발상을 전환해 보자. 신부감, 천하장사감, 옷감, 물감, 술감, 빨래감, 먹이감, 장난감처럼 ‘~감(~깜)‘은 ‘~능력이 있거나, ~할 자격이 있거나, ~(재료, 바탕)으로 쓸모가 있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감이 아냐’. ‘깜이나 되나’와 같이 ‘감’을 단독으로 쓸 때는 (무슨)감이라고 명시하지 않으면 의미가 모호해지므로 ‘감’은 자립명사(옹근 이름씨)가 아니라 의존 명사(안옹근 이름씨)이다.
② 다음으로 ‘쪽’을 생각해보자. ‘감쪽’에서의 ‘쪽’은 ‘한쪽, 저쪽, 남쪽’의 방향 명사와는 달리 ‘사물의 조각이나 단면, 낱개’를 뜻하는 자립명사(보통명사, 옹근 이름씨)이다. 예를 들어, ‘대쪽 같다’라는 말에서 ‘쪽’은 ‘대나무 줄기를 세로로 쪼갠 가느다란 조각’을 뜻한다. 그리고 대쪽은 곧고 단단하기 때문에, ‘성품이나 태도가 매우 곧고 바른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인다. ‘대쪽 같은 선비’란 원칙에 철저하고 바른 선비를 말하며, ‘대쪽 같은 성격’이란 조금도 굽히지 않는 성격을 말한다.
③ 따라서 ‘감’과 ‘쪽’의 합성어인 ‘감쪽’은 ‘자취, 흔적, 조각, 티’을 뜻하는 합성명사(자립 명사=보통명사=옹근 이름씨)이다. 그래서 ‘감쪽같이’의 본 뜻은 “자취나 흔적, 티가 전혀 없이”, “아주 말끔하다, 속아서 놀랍도록 티가 없다”라는 의미이다. ‘감(의존명사=안옹근 이름씨)’과 쪽(자립명사=보통명사=옹근 이름씨)과 합쳐져 ‘감쪽’이란 합성명사(자립명사=옹근 이름씨)가 된다. 따라서 ‘감쪽’의 의미는 감의 쪽(자취, 흔적, 조각, 티)을 말하므로 ‘감쪽같다’는 ‘똑같다’, ‘흔적이 전혀 없이 말끔하다’라는 뜻이 된다.
예를 들면,
감쪽같이 고쳤다. → 수리한 흔적이 전혀 없다(재료).
→ 흔적이 없어 (원래의) 감쪽과 같다.
→ (원래의) 감쪽처럼 고쳤다.
거짓말을 감쪽같이 했다 → 거짓말의 티도 없이 하다.
→ 거짓말을 감쪽(참말)같이 했다.
→ 속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능력).
감쪽같이 사라졌다 → (원래) 감쪽같이 되어 (흔적이) 사라졌다.
→ 흔적이 사라져 (원래)감쪽같이 되었다.
→ 감쪽(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따라서 필자는 ‘감쪽같다’의 어원으로 ‘감’과 ‘쪽’이란 명사의 결합으로 굳어진 합성명사이고 뜻은 자취, 흔적, 조각, 티라고 생각한다.
2) 둘째로 ‘감’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다. ‘감싸다’, ‘감추다’에서의 ‘감’을 쪽의 앞에다 놓은 ‘감쪽’은 ‘감추어진 쪽’, ‘없어진 쪽’이 된다. 또 실꾸리에 실을 감다(물레로 실을 잣다), 멱을 감다, 허리를 감다에서의 ‘감’도 ‘쪽’의 앞에다 놓아 ‘감쪽’ 라고 쓰면 원래 것(쪽)을 감춘다, 덮는다, 뒤지어 쒸운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감쪽은 원래의 쪽을 감추는 것이어서 감추어진 쪽, 사라진 쪽, 없어진 쪽을 말한다. 따라서 감쪽같다는 말은 완벽하게 사리지는 것, 흔적이나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202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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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로운 어원설 입니다. 좀 산뜻한 느낌입니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