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부터 코리보라는 단어가 신문에 등장했다. 새로운 신조어가 나오면 그때마다 익혀둘 경우 경제 상식도 늘어나고 경제 신문읽기가 훨씬 수월하다. 코리보라는 단어는 등장을 했는데 구체적인 설명이 적어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신문 기사 내용을 인용해 보면 ‘외환은행은 1일부터 기존 기준금리와 함께 ‘코리보’를 새로운 기준금리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라는 내용이다.
코리보란 단어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리보’ 를 이해해야 한다. 리보(LIBOR)란,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약자로, 국제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말한다. 국제적인 금융거래가 발생할 때, 은행 간 단기 기준금리로 사용하고, 금융기관이 외화자금을 들여올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가 바로 리보다. 즉, 은행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도매금리라고 볼 수 있다. 이 도매금리를 기준으로 은행과 소비자 간에 거래가 발생할 때 소매금리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단기 기준금리의 역할을 91일물 CD금리가 해왔다. 만기가 91일인 양도성 예금증서의 금리를 단기간 거래의 기준금리로 삼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폐단이 적지 않았다.
CD는 거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자금시장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기준금리로서의 자격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기준금리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준금리가 없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제 금융시장이 발달해 있고, 금융 허브를 지향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고유의 단기 기준금리를 갖고 있다. 유럽에는 유리보(EURIBOR), 일본에는 티보(TIBOR), 싱가포르에는 사이보(SIBOR) 등이 그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7월 26일부터 영국의 리보와 같이 코리보라는 이름의 기준금리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코리보는 국내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외국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코리보 금리를 제시하면 그 중에서 상위 3곳과 하위 3곳을 뺀 나머지 8개의 금리를 단순 평균한 값이 코리보 금리의 값으로 결정된다.
이렇게 산정된 코리보가 향후 금융 시장의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다면, 현재 CD가 맡고 있는 단기 기준금리의 역할을 앞으로 서서히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보의 역할은 선진국의 주요은행들처럼,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 파생상품과 기업 및 개인의 대출 상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대다수의 대출 금리가 CD 금리에 연동해 결정되었지만 앞으로는 코리보에 연동한 대출 상품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코리보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우리나라가 아시아 금융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리보가 있음으로 해서, 수익률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고, 안정적인 예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