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톰 크루즈 등 걸출한 스타들의 식사법으로 알려진 마크로비오틱 다이어트. 정작 그들은 이를 ‘동양 식사법’이라 부른다. 육식을 절제하고 현미, 된장, 채소 위주로 먹으며 ‘신토불이(身土不二, 몸과 땅은 하나다)’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다.
‘살이 쏙 빠진 나’보다는 ‘좀 더 나은 나’를 만든다는 마크로비오틱 식사법, 이름만 어렵지 생각보다 쉽다.
넝쿨째 굴러온 다이어트 마크로비오틱이 뭔데?
둔촌동 마돈나_그래? 중요한 건 예쁜 그녀가 모든 음식을 통째로 와그작 먹는 것이냐, 음식을 통째로 먹어서 예뻐졌느냐야. 그게 바로 오늘 우리 이야기의 핵심인 ‘마크로비오틱’이기도 하고. 이름이 생소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단어 그대로야. ‘큰(macro) 시야에서 생명이 있는(bio) 것을 그대로 먹는 식사법(tic)’. 모든 음식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니 그대로 섭취해야 한다는 거지. 그러면 먹는 사람 역시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다, 이거야.
포동이 엄마_아, 그게 그런 뜻이었어? 마크로비오틱… 들어보기는 했는데 마돈나, 존 레논, 마이클 잭슨,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거물급 인사들이 하는 다이어트 비법이라기에 뭔가 비싸고 복잡한 음식관리법인 줄 알았어. 그럼 무슨 음식이든 통째로 먹기만 하면 되는 거야?
둔촌동 마돈나_당장 모든 음식을 껍질째 먹으라고 하면 좀 부담되지 않겠어? 마크로비오틱 다이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다이어트와 다르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는 건데 말이야. 예전 드라마 <스타일> 생각나? 극 중에서 남자 주인공 류시원이 김혜수, 이지아와 러브 라인을 이루는 스타 셰프로 나왔는데, 그의 주 종목(?)이 마크로비오틱이었지. 그땐 지금보다 더 생소해서 그리고 러브 라인에 집중하느라 음식에는 주목을 못했는데, 잠깐씩 나오는 음식들이 둥글둥글하고 따뜻해보였던 기억이 나. 마크로비오틱 음식은 재료를 통째로 사용하고 조미료는 거의 넣지 않거든. 재료 자체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고 말이야.
포동이 엄마_아, 그랬었나? 일종의 소울푸드 느낌인데? 사실 다이어트가 힘든 건 스트레스 때문인 거 같아. 처음엔 ‘내가 뚱뚱한 몸으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서 시작하는데 하다 보면 ‘내가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어지거든. 결국 다이어트를 하기 전이나 시작한 후나 스트레스는 계속 받는 거지. 그나마 살이 빠지면 다행인데, 요요현상이라도 오는 날엔 정말 ‘어차피 망친(?) 몸 더 먹어버리자!’ 하는 생각에 폭식까지 해버린다니까. 그러면 또 자기혐오에 빠지고…. 그런데 스트레스 없이 정말 살을 뺄 수 있단 말이야?
둔촌동 마돈나_스트레스가 없다는 거 맞고요~ 살을 뺄 수 있다는 것도 맞아. 그런데 그보다 중요한 게 있지. 다이어트가 원래 살을 뺀다는 의미가 아니래. 다이어트의 어원은 ‘디에타(dieta)’. 그리스어인데 생활양식, 습관 등의 뜻이 있대. 그러니까 다이어트는 ‘생활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작업이야. 바나나만 먹는다든가 주스만 마시는 것처럼 극단적인 식생활로 몸무게만 줄이는 건 엄밀히 말해 다이어트가 아닌 거지.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이유도 단순히 몸무게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것보다는 ‘보다 나은 나를 만들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살은 빠졌는데 성격이 까칠해졌다거나, 걸을 때마다 어지럽다거나, 없던 알레르기가 생겼다거나 하면 살만 빠졌지 오히려 전보다 못한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
포동이 엄마_좋아, 좋아. 그럼 난 이제부터 전보다 나은 내가 되겠어. 근데,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둔촌동 마돈나_좋아, 좋아. 그럼 1단계, 식사법부터 한번 알아볼까?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
‘우리 몸과 자연은 하나’라는 노자사상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동양 식사법’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무농약이나 자연농법으로 기른 곡물과 채소를 먹는다. 이때 채소는 수입산이 아닌 현지에서 생산된 것, 제철에 수확되는 것을 먹는 게 핵심이다. 음식은 되도록 통째로 먹는다. 잎채소는 뿌리까지, 뿌리채소는 잎까지 섭취한다. 하나의 식물 혹은 동물은 필요한 영양분이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버릴 것이 없다는 게 마크로비오틱의 입장이다.
step 1. 계절별/시간별 몸의 변화
봄은 배출의 계절이다. 따라서 봄에 자란 산나물, 봄나물은 독소를 배출하는 힘이 있다. 가을과 겨울 동안 쌓인 지방, 노폐물 등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힘을 활발하게 발휘한다.
식사법 불필요하게 쌓인 지방과 미네랄을 배출하는 데는 무를 이용한 요리가 좋다. 봄에 잘 일어나는 꽃가루 알레르기에는 무말랭이차를 매일 마시면 증세가 한결 완화된다.
summer
기온이 높고 햇살이 강해 몸에서 열을 내보내야 여름을 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여름 내내 실내에서만 지내면 폐와 대장 운동이 정체돼 천식이나 변비가 올 수 있다.
식사법 몸의 열을 다스려주는 오이, 토마토, 가지, 수박 같은 채소와 과일을 섭취한다.
fall
가을은 몸을 재충전하고 체력을 키우는 시간이다. 겨울의 추위에 대비해 몸에 에너지를 쌓아 겨울나기를 준비해야 한다.
식사법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은 현미다. 폐와 대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이므로 연근을 이용한 요리가 좋고, 몸을 안정시키는 둥근 채소인 호박, 양배추, 양파도 좋다.
winter
수축의 시간. 가을에 비축한 음식으로 몸을 만들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한다.
식사법 숯불에 굽거나 오븐에 익혀 먹는 요리가 좋다. 통밀, 팥을 볶아먹거나 채소를 오븐에 구워먹으면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부기나 군살을 빼는 데도 효과적이다.
아침
아침은 배출의 시간. 하루 동안 쌓인 몸속 노폐물을 내보낸다.
식사법 아침식사는 거른다. 공복상태가 힘들면 수프나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소량 먹는다.
낮
지구상에 이완하는 힘이 활발해져 몸의 신진대사도 왕성해진다.
식사법 채소와 과일을 먹기에 가장 좋은 때다. 과일주스나 채소주스, 커피 같은 음료도 밤시간보다는 아침부터 점심 사이에 마시는 게 좋다.
오후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 몸속에 당이 있어야 기운이 난다.
식사법 오후 3시 무렵의 간식으로는 짭짤한 것보다 달콤한 것이 좋다. 곡류나 호박 같은 채소의 단맛을 이용한 간식이 좋다.
저녁
하루의 활동을 끝내고 남은 힘을 비축하는 시간, 잠들기 3시간 전에 식사를 끝낸다.
식사법 전체 식사량의 50% 이상을 통곡물로 먹고 된장국이나 맑은 장국을 곁들인다.
step 2. 황금비율 밥상은 이렇게
통곡물 50~60%(현미, 보리, 잡곡, 오트밀, 옥수수, 호밀, 메밀 등 면류, 통밀빵)
채소 20~30%(지역산 채소, 유기농 채소, 둥근 채소, 잎채소)
콩 및 해조류 5~10%(팥, 병아리콩, 렌즈콩, 두부, 낫토, 김, 미역, 다시마, 곰피, 톳)
수프 5~10%(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낸 된장국, 맑은 장국)
마크로비오틱 표준식
현미밥 + 된장국 + 제철 채소 반찬
현미는 음양의 비율이 균형 잡힌 완전식품이다. 한 톨을 심으면 300알을 수확할 수 있는 생명력을 지닌 음식이기도 하다. 가끔 초콜릿이나 치즈케이크를 먹을 수도 있고, 참다못해 목삼겹에 돼지껍데기까지 구워먹었다고 해도 포기하지 말고 다음 날은 꼭 표준식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한다. 하루 세 끼 현미밥에 된장국이 기본, 현미의 따뜻한 포만감과 된장국의 장 청소 효과를 보고 나면 다른 음식을 끊기가 한결 쉬워진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유슬기 기자 | 사진 이양지, 조선일보 db 참고도서 《마크로비오틱 다이어트》(아이콘북스), 《마크로비오틱 가정식》(소풍) 도움말 이양지(자연요리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