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바다, 통영여행
-난 최근 3박4일의 통영 여행을 다녀왔다.
통영은 경상남도 남쪽 끝에 있는 도시로
조선시대, 지금의 해군본부라고 할 수 있는 삼도수군 통제영이 있던 군항도시다.
통영이란 도시 이름도 삼도수군 통제영에서 따온 것이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해안도시로 먹거리가 많기로 이름이 나있는 도시다.
미륵산에 한려수도를 조망하는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로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난 좋은 동생을 두었다.
동생은 여행도 좋아하고, 운전도 좋아 한다.
그리고 8인승 펠리세이드도 가지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나와는 달리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전을 위해 참는 것이 아니라 아예 마실 줄을 모른다.
몸에서 술이 받지 않아 마셔 본 적이 없다.
가끔 나에게 와서 여행을 가자고 한다.
난 동생이 운전하는 차에 몸만 실으면 되니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보배같은 동생이다.
이 동생이 통영에 있는 금호콘도의 회원권을 가지고 있다.
이번의 통영여행도 금호콘도에서 지냈다.
-동생집에서 함께 자고 서울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였으므로 10시경에 통영에 도착했다.
콘도에 들어가 여장을 풀고 점심을 지어 먹었다.
첮번째로 간 곳이 삼칭이 해안길 산책이다.
우리가 묵고 있는 금호콘도 앞길이 바로 삼칭이 해안길이었다.
삼칭이라는 바위가 있는 길인데 이 바위에는 유래가 있다.
옛날 옛적에 옥황상제의 근위병 3명이 선녀 3명과 사랑을 나누다가 들켜서,
벼락을 맞고 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4킬로 정도의 아름다운 길이다.
관광객을 의식해서 인지 몰라도 길이 잘 다듬어져 있다.
산책을 즐기며 여유롭게 한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면서 통영시장에 들려 활어를 사서 회도 뜨고, 3박4일의 일정에 필요한 먹거리를 샀다.
난 오기전에 이가 아파서 치과에 들렸더니 아픈 이를 모두 뽑아 버리고 인프란트 할 준비를 하고 오는 바람에
전복죽등 부드러운 음식만 겨우 먹었다.
저녁을 먹은후엔 100원짜리 고스톱을 즐겼는데 이것도 정말 오랜만에 해보니 재미있었다.
이제 둘째날이다.
아침에는 모두 콘도안에 있는 사우나에 가서 땀도 빼고 세면을 했다.
아침을 먹고, 동피랑 벽화마을에 갔다.
벽화마을 의 정상에 있는 동포루에 올라 통영을 한 눈에 내려다 본다.
곳곳에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는 벽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형형색색의 예쁜 배경이 포토죤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아무 쓸모도 없는 시골의 산동네에 벽화를 그려 관광지로 만든 재주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 벽화마을을 한바퀴 돌며 구경하고 사진 찍는데 오전이 다 가버렸다.
-5시경에는 부산에 사는 가까운 친구가 오기로 되어 있으니 집에 가서 점심먹고
고스톱치며 기다리면 될 것같다.
여기까지 와서 부산친구를 못보고 가면 눈꼽이 낄 것같아 내가 꼭 오라고 초대를 했다.
부산에서 친구가 아내와 함께 왔다. 더욱 반가웠다.
그런데 친구가 통영에서 유명한 음식점에 저녁식사를 오래전에 이미 예약해 두었다고 해서
거기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고 훌륭한 저녁이었다.
난 술도 꽤 마셨다. 기분이 좋았다.
함께 콘도에 와서 한잔 더 하고 고스톱하며 즐거웠다.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 사량도를 가기로 한 날이다.
사량도의 사는 한자로 풀이하면 뱀“사”다.
상도와 하도가 있는데 그 사이의 해협이 뱀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나와 친하게 지내던 동향의 법대 동기친구가 한국은행에 들어 갔는데,
처음에 진주지점으로 발령이 나서 초대를 받아 진주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사량도의 지리산을 등산했다. 능선을 타고 걸으며 능선양쪽으로 보이는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추억을 내내 그리워 했다.
이번 여행에서 사량도를 꼭 가자고 내가 주장을 해서 가게 되었다.
가오치항에서 배를 타고 40분정도 갔다.
그러나 산에 오르지는 못했다.
젊을 때는 모르고 올랐는데, 여자들이 오르기에는 험한 산이라고 해서 산에 오르지는 못하고
차로 섬주변을 일주하는 드라이브만 했다.
난 오랫동안 양쪽에 펼쳐지는 바다를 보며 그 능선길을 걷는 꿈을 꿔 왔는데 섭섭했다.
배편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마셨던 그 추억의 막걸리를 마셔보니 한결 기분이 풀렸다.
이곳의 막걸리는 서울에서 마시던 것보다 훨씬 독하고 맛이 좋다.
이제 부산친구는 부산으로 가고 우리는 집으로 왔다.
내년에는 부산으로 여행을 해야겠다
-오는 길에 진주에 들렸다.
임진왜란때 논개가 왜장을 안고 뛰어 내렸다는 촉석루에 가보고 싶었다.
역사책에서 보았던 현장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촉석루는 남강의 벼랑위에 장엄하게 솟아 있었다.
논개는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최경희의 후처로 남편 최경희가 진주성전투에서 패하고
자결하자 스스로 진주관기로 변장하여 축하연회에 침입하였다
.왜장 게야우라 로쿠스케를 유인하여 함께 남강에 투신 자결하였다고 전해진다.
이때 뛰어내린 바위를 의암이라고 하며 그 옆에 사당을 지어 추모하고 있다.
“주님은 말씀으로 하늘을 여시고, 당신 입김으로 천상만군을 만드셨네.
둑을 쌓아 바닷물도 모으셨네. 그가 말씀하시자 이루어지고,
그 분이 명령하시자 생겨 났네. (시편 3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