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더러, ATP 세계 1위 수성
세계 최강 로저 페더러가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남자 테니스계의 절대 지존 자리를 이어갔다. 페더러는 올 해 81승 4패의 놀라운 승률로 윔블던 3연패와 US오픈 2연패를 달성하고 4개의 마스터스 시리즈 타이틀을 비롯, 11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2위 라파엘 나달을 크게 제치고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페더러는 비록 마스터스컵 결승에서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으로 날반디안에게 패해 화려한 대미 장식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몇년간 페더러의 남자 테니스계 지배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그가 기록해 나갈 새로운 기록들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2. 나달의 약진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투어 무대를 호령하며 유망한 기대주를 넘어 새로운 코트의 지배자로 떠올랐다. 주니어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과 재능으로 특히 주목받았던 나달은 지난 해에 주니어의 나이로 랭킹 46위를 기록한 데 이어, 성인의 나이가 된 올 해 롤랑가로 우승을 필두로 4개의 마스터스 시리즈 우승을 포함, 11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나달은 특히 클레이 코트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어 향후 몇년간 붉은 코트의 황제로 코트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달은 세계 최강 로저 페더러를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어 앞으로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남자 테니스계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3. 날반디안 마스터스컵 우승
아르헨티나의 다비드 날반디안이 시즌 마지막 대회인 마스터스컵 결승에서 지존 로저 페더러를 5세트 끝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였다. 2004년 이전까지 페더러의 천적으로 불리던 날반디안은 페더러의 기량이 무르익은 2004년부터 4연패를 당해 더 이상 페더러의 적수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시즌 하이라이트인 마스터스컵에서 그를 꺾음으로써 페더러의 여러 연승 행진과 기록 달성에 제동을 건 장본인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만천하에 알렸다. 또한 이번 승리로 6승 4패로 상대전적에서 페더러에게 앞서는 얼마 되지 않는 선수로 남게 되었다.
그동안 중요한 경기나 고비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실력에 비해 강한 인상을 보이지 못했던 날반디안이 앞으로 한층 강해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4. 피에르스, 클리스터스 화려한 컴백
프랑스의 마리 피에르스와 벨기에의 킴 클리스터스가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완벽하게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2000년부터 줄곧 부상에 시달려온 피에르스는 비록 그랜드슬램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롤랑가로와 US오픈 결승 진출과 투어 챔피언쉽에서 결승에 오르며 이전 자신의 최고 랭킹인 5위로 시즌을 마감해 2000년이후 5년만에 다시 톱10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해 왼쪽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포기해야 했던 클리스터스는 투어 챔피언쉽에서 부진하며 연말 랭킹 1위는 놓쳤지만 3월 퍼시픽 라이프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9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US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5번의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보았다.
5. 힝기스, 복귀 표명
2003년 코트를 떠났던 스위스의 마르티나 힝기스가 내년 시즌 코트 복귀를 선언했다. 현역 시절 최연소 세계 랭킹 1위 기록과 5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보유한 힝기스는 발목 부상으로 22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었다.그동안 테니스 해설자와 여러 테니스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모습을 보여온 힝기스는 부상의 회복과 코트에서 다시 활약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도전의식을 복귀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녀가 3년간의 공백을 어느 정도까지 극복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지만,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여자 테니스계의 가장 큰 핵이었던 그녀의 복귀는 많은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6. 모레스모, WTA 챔피언쉽 우승
프랑스의 아멜리 모레스모가 연말 투어 챔피언쉽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였다. 99년부터 4번을 출전한 모레스모는 2003년 결승에 올랐으나 킴 클리스터스에게 패한 바 있다. 모레스모는 라운드로빈에서 조국 동료인 마리 피에르스에게 패했지만, 결승에서 다시 맞붙어 역전승을 거두며 왕좌에 올랐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그랜드슬램을 비롯한 큰 대회에서 별 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모레스모의 이번 우승은 그녀의 투어 경력 최고의 성과이다.
7. 크로아티아, 데이비스컵 우승
크로아티아가 사상 첫 데이비스컵 정상에 올랐다. 월드그룹 1회전에서 미국을 3:2 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루마니아와 러시아, 마지막으로 결승에서 도미니크 에르바티를 앞세운 슬로바키아를 3:2로 극적으로 물리치며 12번째 우승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크로아티아는 에이스 이반 류비치치가 올 해 데이비스컵 11승 1패의 활약으로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크로아티아의 데이비스컵 우승은 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와 2001년 고란 이바니세비치의 윔블던 우승과 더불어 스포츠 부분에서 크로아티아 최고의 국가적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 러시아, 페드컵 극적 우승
러시아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페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결승에서 프랑스에게 3:2 의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작년 사상 첫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러시아는 결승에서 엘레나 디멘티에바가 단식에서 마리 피에르스와 아멜리 모레스모를 모두 물리치는 활약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해 3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쥔 것에 비해 올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러시아 군단은 페드컵 2연패를 달성한 것으로 겨우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되었다.
9. 복식경기 룰 개정
ATP가 2008년부터 변형된 복식 룰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뀌어질 룰은 한 세트를 6게임이 아닌 5게임으로 하고 4-4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한다. 또한 no-ad 제를 적용하여 게임이 신속히 끝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복식 랭킹 계산법이 기존의 방식에서 50%씩 단식 포인트와 복식 포인트를 합친 것으로 바뀌게 된다. 단식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는 와일드 카드를 받거나 변형된 방식으로의 복식 랭킹이 가장 높은 한 팀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복식 경기에 참여할 수 없는 룰도 생기게 된다.
이번 룰 개정은 단식에 비해 인기가 저조한 복식에 단식 상위 랭커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복식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복식에 부분적으로 참여해 온 단식 선수들은 모두 룰 개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기존의 복식 전문 선수들은 복식을 완전히 죽이는 행위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0. 상위 랭커들 부상 난무
남자와 여자를 통틀어 상위 랭커들 중 온전히 시즌을 보낸 사람이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유난히 선수들의 부상이 많은 한 해였다. ATP에서는 시즌 말 연습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후반 마스터스 시리즈에 참여하지 못한 로저 페더러를 비롯, 북미 시즌에서 또 다시 이어진 무릎 부상으로 이후 시즌을 날린 사핀과 클레이 코트 시즌을 통째로 결장한 레이튼 휴이트에 이어 앤디 로딕과 라파엘 나달 역시 부상으로 마스터스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안드레 애거시는 온전치 못한 몸으로 마스터스컵에 출전했다가 내년 클레이 시즌까지 출전이 불투명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는 불운을 겪게 되었다.
WTA에서도 세레나 윌리엄스가 호주오픈 우승 이후 발목 부상으로 이후 거의 출전하지 못했고 쥐스틴 에넹-아르덴느 역시 롤랑가로 우승을 차지하고도 슬건 부상으로 이후 시즌을 거의 반납했다. 마리아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는 차이나 오픈에서 각각 부상으로 기권하는 등 유달리 많이 일어나는 선수들의 부상으로 여러 선수들과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불운한 일이 어느 해보다 많은 한 해 였다.
사진 : (c) 1. getty images 2. ap photo 3. getty images 4. ap photo 5. ap photo 6. getty images 7. davis.com/Paul Zimmer 8. fedcup.com/Corinne Dubreuil 9. getty images 10. a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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