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의 시황제 때 몽염이라는 장군이 있었다..
진나라가 조,연,위,제,한,초 6개 왕조를 멸망 시키며 중국을 통일할 때,
폭군이던 은나라의 주왕을 몰아낸 상으로..
주나라 무왕이 강상(강태공, 태공망이라고도 부르는)에게 떼어준 전통의 강국 제나라와
또 항우의 조상뻘 되는 초나라의 명장 항연을 죽이고 초나라 멸망시킨 가문의 맹장이다..
또 토끼털을 이용해서 붓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
삼국지로 말하면 관우나 조자룡 같은 문무를 겸비한 장수 였다..
그러나 진시황의 사후 정변이 일어나,
환관 조고가 시황제의 유서를 위조해서
만리장성에서 몽염을 감시하라고 보낸 부소와
만리장성을 축성하던 몽염을 반역죄로 몰아 죽고 만다..
진시황이 이쁜말 잘하는 호해를 총애 하면서
듣기 싫은 바른 소리만하는 옳 곧은 부소를 몽염을 감시하라고 만리장성에서
흉노와 싸우며 대군을 거느리고 있던 몽염장군에게로 보냈으나
시황제가 죽기 전 마음을 바꾸어 부소를 왕위에 앉히라는 유서를 작성했고,
환관 조고가 이를 바꾸어 호해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서..
진나라 전군의 1/3을 가지고 있던 몽염이 역심을 품고 있으며
부소를 왕위에 앉혀 정권을 잡으려 한다는 허위사실을 밀어 붙인것이다..
이런 명장 몽염이 죽으면서 한마디를 한것이 있다..
전문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내용은 이렇다..
"...만리장성을 쌓으며 무수한 지맥을 잘라 지신(地神)의 노여움을
어디 한두번 받았겠는가..그 벌을 이제 받는 구나.."
중국의 축성방법은 우리처럼 산줄기를 따라 돌을 쌓거나 흙을 쌓아
토성 형태의 구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화강암을 반듯하게 잘라 세우고 땅을 파고 거기에 돌을 쌓고
때론 낮은산을 깎아 밀어내고 해자도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지맥을 끊어야 했을 것으로 생가된다..
얼마전에 강원도 지방을 차로 달리다 보니..
산이 뭉텅뭉텅 베어져 나간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지금이 박통 때 처럼 국토개발 5개년 계획을 하는 그런 거창한 때가 아니라는 걸 보면,
대체로 이런 개발 공사는 쓰잘떼기 없는 불륜 방치용 모텔을
전망 좋은 강과 산이 어우러진 곳에 짓거나 30분 빨리 가기 위한 고속도로를 짓는 것,
아님 골프장을 짓던가 셋중 하나다..
전망 좋은 곳이 남아 날리가 없다..
아마 청남대 근처도 어떤 쉬끼가 러브호텔을 지을려고 덤벼들지 모른다..
심산유곡을 무너뜨리고 깎아내어
무슨 생산적 가치의 공장이나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느냐 이말이다..
우리나라에 산이 많은데 거기에 사람이 먹고 살기위한 시설을 마련하자고,
산 좀 깎아낸다고 뭐가 대수냐 라고 말하면..
사실 근질근질한 주먹 부여잡고 답답한 표정밖에는 지을 것이 없다..
평창에 동계 올림픽을 유치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
허옇게 베어져 나간 미시령 저편 잼보리 유적이 머릿속에 떠올랐었다..
난 동계 올림픽 같은 지랄 좀 안했으면 좋겠다..
산불? 그거 사실 조뚜아니다..
산불이란 방화가 아닌 다음에야 조금씩 나야
자연계가 유지되고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니까..
산불이 없애는 산 면적과 지랄스런 개발로 유실되어가는
면적을 한번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궁금하다..
내수건설 경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때문에
자꾸 쓸데없는 길을 내고 공사를 해야 한다는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일리만 있다..중동경기가 꺼지고 나서
남은 잉여 건설력을 살리기 위해 내수로 돌려 갈아낸 땅 또 갈아내고,
차 한대 다니지 않는 쓸데없는 직선도로를 내서 다 까먹고
이런 현상이 매일 처럼 순환 된다면..
이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답답하다 못해 짜증이난다..
아마 우리는 언젠가 몽염이 받았던 그 벌을
국민 모두가 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예수쟁이가 지신이 어떻고 한다고 할테지만
거기서 말한 지신이란 자연의 보이지 않는 원리일 뿐이다..
한국사람들..
그 짜증나는 기질을 빼고서라도 언젠가는그 죄값을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들이 받을 것이라는 것 알고 있는 지나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망쳐논 자연 때문에
후세에 교훈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철저히 혹독하게
죄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답답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