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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등 5명, 농심신라면배 출전 위해 중국으로 출국
역대 두 번째로 젊은 팀… 중국ㆍ일본에 맞서 V9 겨냥
개인마다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팬들 입장에선 여러 기전 중에서도 조금 더 관심과 애착이 가는 대회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좋아하는 선수가 승승장구하는 기전일 수도 있고, 예전부터 정 들었던 기전일 수도 있다.
농심신라면배는 인기 기전 가운데 하나다. 국가대항전 방식이 이유 중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민족은 개인끼리 싸우는 것보다 국가 간의 대결에 더 열광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지 않나 싶다.
수많은 팬들이 학수고대하고 있던 농심신라면배가 마침내 '시즌11'의 막을 올린다. 바로 내일(24일) 중국 베이징에서다. 내일 저녁 개막식을 겸한 전야제를 갖고 다음날인 25일부터 28일까지 1차전 네 판을 둔다. 이를 위해 한국선수단(단장 김인 9단)은 24일 아침 일찍 출국길에 오른다.
대국 장소는 한국문화원이다. 비싼 중국 호텔에 비해 부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데다 쾌적한 환경이 대국장으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대회마다 취재진의 촉각이 곤두서는 인터넷 속도 또한 호텔보다 훨씬 훌륭하다.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선 지난해 11월 7회 정관장배 1차전을 치른 바 있으며, 또 다른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선 올 초 10회 농심신라면배 3차전(한국이 중국에 빼앗겼던 우승컵을 되찾은 장소이다)과 지난 11월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을 치른 바 있다.
중국 속에 한국문화 알리기에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주중한국문화원이 바둑대회장을 지원하고 바둑문화를 전파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개막을 목전에 두고 각국의 진용을 살펴본다.
○… 강인한 한국 "V9 신화창조에 충분한 자원"
한국은 2연속, 통산 9번째 우승을 겨낭한다. 대표 진용은 이창호를 필두로 박영훈ㆍ윤준상ㆍ김지석ㆍ김승재. 이창호는 와일드카드로서, 나머지 얼굴은 선발전 관문을 통과했다.
일부 팬들의 레이더엔 지난대회 우승을 결정지은 이세돌과 최다연승 기록(5연승)을 세운 강동윤의 이름이 빠진 게 잡힐 것 같다. 이세돌은 휴직에 따라 출전 자체를 하지 않았으며 강동윤은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그뿐 아니라 최철한ㆍ조한승ㆍ목진석ㆍ허영호 등 랭킹10위권 안의 강자들도 국내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만큼 농심신라면배 대표가 되는 길은 치열하고 험난하다.
그렇기에 이번 11기 대표에 '막강 군단'의 칭호를 붙여도 나무랄 데 없다. 한국랭킹에선 이창호 3위, 박영훈 4위, 김지석 6위, 윤준상 8위, 김승재 14위.
평균 나이는 24.4세로 젊다. 이는 5회 때의 이창호ㆍ박지은ㆍ홍민표ㆍ원성진ㆍ허영호로 구성됐던 21.4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젊은 진용이다(출생월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우리나라 나이로 계산).
주장(통상 맨 마지막에 등판하는 선수를 주장이라 부른다)이 확실시되는 이창호는 "중국이 강하긴 해도 우리의 젊은 선수들이 초반에 기세를 살린다면 충분히 우승 가능하다"라고 했다.
○… 오름세 중국 "농심배 없어 큰소리 못내"
중국은 구리(중국랭킹 1위)ㆍ창하오(4위)가 지휘한다. 그 투톱을 지원하게 될 허리진은 류싱(3위)ㆍ딩웨이(13위)ㆍ씨에허(16위). 전체적으로 무게감이 전해진다. 요즘 상종가인 콩지에(2위)와 삼성화재배 결승진출자 치우쥔(7위)은 제외됐다.
중국은 9회 때의 단 한 번 우승에 그치고 있다. 올해 세계대회 개인전에선 5개 대회를 우승해 3개 대회를 우승한 한국을 능가했지만 유일한 국가단체전을 접수하지 못해 한국을 넘어섰다고 소리치지 못한다. 중국으로선 농심신라면배야말로 꼭 품속에 넣고 싶고, 한국으로선 절대로 내주어선 안 될 왕관이다.
○… 비장한 일본 "들러리는 이제 그만!"
일본도 최정예다. 모처럼 3대 타이틀 보유자가 힘을 합했다. 기성 야마시타 게이고, 명인 이야마 유타, 본인방 하네 나오키 가 출동하고 단골 멤버 다카오 신지와 야마다 기미오 가 가세한다. 고노 린이 이야마 유타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대회와 같은 구성.
언제부터인가 세계대회마다 '들러리' 처지가 되어버린 일본은 최근 약관의 이야마 유타가 사상 최연소 명인에 등극하자 신문 호외를 발행하는 등 한바탕 들썩였다. 옛 중흥을 되살려 보자는 그들의 노력은 실로 가상하다.
차츰 등을 돌리고 있는 팬들을 환기시키는 데엔 '큰 것 한방'이 최고다. '제발 일본도 우승 좀 하시오' 하는 게 한국 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일본 역시 7회 때 단 한 번의 우승에 머물고 있다.
○… 주목할 승부는 무진하다
경력에선 일본팀이 앞선다. 단위는 전부 9단, 평균나이는 유일하게 30세가 넘는다. 출전 횟수도 평균 4.4회로 가장 많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단위와 나이가 가장 낮다. 그러나 일본을 강팀으로 꼽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파워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 대표진이 그동안의 농심신라면배를 통해 거둬들인 승수는 10승. 총 22회나 출전하고도 그 정도이니 감추고 싶은 성적표다. 반면 한국은 총 19회 출전해 24승을 올려 최고이다. 중국은 17회 출전에 15승을 기록했다.
첫 모습을 드러내는 얼굴은 4명이다. 한국의 김지석과 김승재, 중국의 딩웨이, 일본의 이야마 유타가 그들이다. 이들의 첫걸음도 궁금하고 김지석-이야마 간 동갑내기 대결의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기울어진다. 둘은 요즘 자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사이다. 각팀의 막내 축에 속해 초반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해외로 첫 나들이하는 김승재의 행보에도 주목된다. 김지석과 김승재는 '한국바둑의 미래'이기에 주목도는 더욱 높아진다.
한ㆍ중ㆍ일 3국의 '바둑삼국지'로 불리는 농심신라면배는 각국의 대표 5명씩이 출전해 연승전으로 패권을 가린다. 우승국에만 주는 상금은 2억원.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초읽기 1분 1회). 한게임바둑은 베이징 현지에서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이다.
■ 제11회 농심신라면배 각국 대표
ㆍ한국 : 이창호ㆍ박영훈 9단, 윤준상 7단, 김지석 6단, 김승재 3단
ㆍ중국 : 구리ㆍ창하오ㆍ딩웨이 9단, 씨에허ㆍ류싱 7단
ㆍ일본 : 야마시타 게이고ㆍ이야마 유타ㆍ하네 나오키ㆍ다카오 신지ㆍ야마다 기미오 9단
■ 제11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일정
ㆍ1차전 (1~4국) : 2009. 11. 25 ~ 10. 28 (중국 베이징)
ㆍ2차전 (5~10국) : 2010. 1. 18 ~ 1. 23 (한국 부산)
ㆍ3차전 (11~14국) : 2010. 3. 9 ~ 3. 12 (중국 상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