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들 가운데에 best코스를 물으면 모두들 7코스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첫 올레길 탐방은 7코스를 기본으로 하고 6-7코스를 택했다. 8코스가 좋다고 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제주의 어느 지인이 6코스가 호젓하고 아기자기해서 좋았다고 해 6코스를 선택했다. 그 best인 7코스를 오늘 탐방한다. 나도 처음해 보는 올레길을 리더하면서 가장 걱정한 것이 그 복잡한 관광지가 출발지이자 도착지인데 주차를 어떻게 할까? 였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 올레길 출발지와 도착지에는 무료주차장과 빈 공터가 더러 있어 주차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제주시에서 신경쓴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는 차를 2대 가져가서 반대편에 한 대를 세워놓고 다시 출발지로 오는 방법으로 올레길을 시작한다.
올레7코스의 시작은 유명한 명승지 외돌개이다. 그 외돌개 경관만으로도 절경인데 그 주변의 해안절벽 단애 위를 지나가는 코스로 7코스는 시작된다. 외돌개의 절경은 돔베낭길로 이어지고 서귀포여고를 돌아나올 때는 잠시 해변을 떠나 있지만 곧 다시 속골천으로 내려가 해변을 만나고 수봉로까지 절경이 이어진다. 그리고 법환포구로 나아가는데 6코스의 보목포구보단 좀 더 화려한 해변 풍광을 가지고 있었다. 외돌개에서 올레길을 시작하면서부터 눈길을 끌던 바다 위의 범섬은 1시간 이상이나 우리를 뒤따라 왔다. 그 구간에서는 범섬이 하나의 포인트였다. 범섬 없는 바다를 상상해 본다면 아마 밋밋했을 것이다. 우리는 법환포구에서 날씨가 맑아 선명하게 드러난 한라산 백록담을 즐기며 동환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는다. 동환식당은 김치찌개가 유명하다지만 어제 저녁 먹었기에 그냥 정식과 우럭매운탕으로 간다. 참고로 법환포구에는 동환식당 외에 막숙횟집, 잠녀숨비소리, 포구식당 등의 유명식당들이 있다.
우리의 올레길은 이어서 서건도를 지나 예전 풍림리조트인 켄싱턴리조트를 끼고 있는 악근천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계곡을 만끽한다. 그리고 해군기지가 생긴다고 전국적으로 난리를 쳤던 강정포구를 지나 월평포구로 와서 월평동 마을의 송이슈퍼에서 7코스를 마친다. 제주올레길 7코스는....외돌개에서 월평포구까지로 총 17.7km, 5시간의 거리인데 코스는 외돌개-돔베낭길-서귀포여고-속골천-수봉로-법환포구(막숙횟집,동환식당,잠녀숨비소리,포구식당)-서건도-악근천-풍림리조트(점심뷔페)-강정천-강정포구-월평포구-굿당산책로(송이슈퍼)-아왜낭목 이다.
7코스는 17.7km의 거리로 실제로 걸어보면 녹록치 않은 거리이다. 바다를 끼고 걸으면 피곤한 줄 모르는데 강정 해군기지 때문에 강정동에서는 마을길로 들어가 1시간을 지나가는데 골목골목을 돌다보니 매우 피곤하다. 시간 스케줄은 있고 64세의 친구들은 그렇게 열심히 걸을 생각을 하지 않으니 리더인 나로서는 쉬지 않고 앞서 달릴 수밖에 없다. 그래야 시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서귀포 표선의 별장을 친구들에게 제공했기에 별장에 친구들을 데려다 놓고 제주시의 딸집으로 갔다가 다시 아침에 40km나 떨어진 별장으로 달려오는 일정을 반복했기에 나름 피곤했다. 그것도 손님을 연이어 3팀이나 맞고 있다. 3.22일에 대학원 졸업여행팀, 24일 손자 돌잔치와 부산의 후배를 맞았고 25일부터는 올레길팀을 리더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일손이 부족한 딸네에 가면 다시 밤늦게까지 가정부 노릇까지 해야했으니.....ㅎ
올레길을 해 보니 많이 재미가 있었다. 육지의 답답한 둘레길과는 또 다르다. 지루함이 훨씬 덜하다. 올레길은 거의 해변을 떠나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제주의 해안은 곳곳마다 색다른 풍광을 가지고 있으니 올레길도 코스마다 풍광이 다양함은 물론이다. 늘 제주에서는 한라산이나 등반하고 조용히 쉬었는데 앞으로는 혼자라도 올레길을 걷고 싶다. 쉬엄쉬엄 걸으면 크게 무리하는 일도 아니니 큰 부담도 없다. 올레길 6-7코스을 마치고 제주의 유명한 대궁숯불갈비에서 흑돼지를 잔뜩 먹고 유흥가인 구제주 고마로의 노래주점에서 한바탕하면서 우리들의 올레길은 종료된다. 친구들은 거나하게 취해서 비나리는 번영로를 달려 표선 별장으로 달려갔고 나는 아라동 집으로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