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天. 민이식위천)’고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제주취재길에서 제주의 향토음식을 찾아 나서 봤다. 옥돔구이, 해물뚝배기, 갈치호박국, 성게국, 자리물회, 활어회, 전복죽, 오분자기솥밥 등이 바다 내음을 듬뿍 담은 제주 음식들이다. 여기에 흑돼지 불고기와 꿩토렴(샤브샤브), 꿩메밀칼국수가 끼어든다. 돼지고기와 돼지내장을 넣고 오랜 시간동안 삶은 진한 국물에 ‘모자반’이 라는 해초를 넣어 만든 몸국도 나온다. 메밀과 무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내는 빙떡도 있다.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중앙문화권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생활 풍속에서도 특유성이 있음은 당연한 이치다. 식생활에서도 섬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환경과 기후조건 등으로 육지부와 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제주의 향토음식은 조리법이 단순하고 가능한 한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시 킨 것이 특징이다. 예로부터 제주 여성들은 생업과 가사를 도맡아 해야 했기에 긴 시간 부엌 에 머물 수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자연히 조리시간이 짧은 냉국이나 물회 등 국 종류가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계절별로 잡히는 해산물과 농산물 등 다양한 식자재들로 만든 음식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육지부에 비해 기온이 높고 산, 들, 바다에 신선한 식자재가 산재해 있기에 계절 따라 이들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의 음식들에 말고기는 단연 제주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고유 음식이었다. 옛부터 내려오는 말(言),‘말(馬)은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라는 속담은 제주도의 자연적 환경이 말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곳 임을 잘 말해 준다.
제주마는 선사시대부터 수렵의 대상으로 제주 사람들과는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말에는 몽골말과 목축기술이 전래되어 말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고, 조선조 때는 말의 수요가 늘어나자 제주도 전역을 목장화하기에 이르렀다. 1945년 해방과 6·25의 격변기를 겪은 후, 1957년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 로 국립송당목장이 건립되기도 했다. 송당목장은 건립 5년 후인 1962년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정희 의장에 의해 개인에게 불하,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는 지금 경주마와 승용마 사육의 전진기지가 되어 있고, 한편으로는 말 고기를 즐기는 마니어의 증가로 식용마 사육이 늘고 있는 추세다.
(2)
말은 옛부터 소중한 가축으로 민간은 물론 왕실과 조신들도 즐겨 먹던 고기다. 어느 한 때, 대량 사육이 어려워 식용을 억제하기 위해 유포한 유언비어가 말고기에 대한 편견을 갖게도 했지만, 조선시대에는 제주의 조랑말고기를 육포 로 만들어 궁중에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기록들도 남아 있다.
지방이 적은 말고기는 대표적인 고단백 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프랑스와 이태 리에서는 미식가들이 가장 즐기는 음식이 되어 있고, 일본에서는 스테미너식으 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몽고에서는 식용과 약용으로 말고기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말고기에 대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연구 해 발표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 10여 년 전이다. 그 사이 제주에서는 말고기를 즐기는 미식가들이 계속 불어났고, 외지에서 찾아 오는 사람들도 많아 지금은 말고기 전문 외식업소가 제주에만 60여 곳이나 되 고 이 중 30여 곳이 제주시내에 있다.
제주시내에서 양질의 고기만을 골라 손님들의 식탁에 올린다는 말고기 전문점 ‘고우니’식당을 찾아가서 다양한 차림의 말고기를 시식했다.
제주시내 한라대학 사거리에서 바다쪽으로 100m 지점에 있는 말고기 전문점 ‘고우니’는 새로 떠오르고 있는 별 같은 업소로 소문이 나있다. 토박이인 업주 고영완씨(42)는 서울의 명문대학에 유학한 인물로, 고향땅에서 멋 진 고유 음식업소를 차려 보겠다는 당찬 의욕으로 이 길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학구적인 젊은 감각에 꾸준히 연구하는 자세가 고객들에게 감동과 만족을 주면서 업소는 날로 번창, 단골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특선코스 30,000원, 일반코스 20,000원. 육회·내장 각 20,000원. 로스구이·샤브 샤브·주물럭 각 12,000원.
말고기 먹기를 꺼려하는 고객들을 위해 흑돼지화로숯불구이도 맛볼 수 있게 배려 를 해 놓았다.
(전화 : 064-744-1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