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최악의 결혼식 이후 스타와 유명 인사들은 파파라치와 연예기자 등쌀을 피해 은밀한 결혼을 궁리했다. 케네디 아들 존은 1996년 조지아주 외딴 섬 컴벌랜드에서 가족 친지 몇십명의 축하 속에 혼례를 올렸다. 배우 르네 젤위거는 2005년 캐나다 세인트존 사유(私有) 해변에 30명만 모아놓고 결혼했다. 초청 하객 명단이 길수록 비밀이 새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엔 비밀 결혼을 준비해주는 전문 '웨딩플래너'도 있다고 한다.
▶아예 결혼 사실을 숨기는 초청장을 보내기도 한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는 2002년 뉴멕시코 목장에 가족과 친구를 초대해놓고 자정쯤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제니퍼 로페즈도 2004년 베벌리힐스 집에 파티를 연다며 사람들을 불러 뒷마당에서 예식을 치렀다. 브룩 실즈는 2001년 캘리포니아 카탈리나섬에서 결혼한다는 얘기를 언론에 흘려 기자와 헬기가 몰려가게 만든 뒤 정반대편 플로리다에서 조용히 결혼했다.
▶'국민배우'로까지 불리는 이영애씨가 미국에서 가족과 소속사 대표만 참석한 가운데 재미 사업가와 결혼했다. 가족들이 조촐하고 조용한 결혼식을 원했다고 한다. 우리도 스타의 결혼식이 몰려드는 팬과 기자들로 도떼기시장이 돼버리기 일쑤인 것을 생각하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그래도 왠지 낯선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적 한류 스타였던 만큼 중국과 일본 언론도 뜻밖의 뉴스로 다루고 있다.
▶더욱 생소한 것은 결혼 소식을 소속사가 아니라 로펌이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를 로펌측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사정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랑의 실명과 사진, 내력을 들먹이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은근히 드러냈다. 그걸 두고 "스타의 배우자도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 팬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이씨를 아끼던 팬들의 마음은 로펌 스스로 "이씨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연기자로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결혼을 발표하는 것이 도리"라고 밝힌 대목 그대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