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의 동행기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를 내고 선생님이 생전에 활동하셨던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지난번에는 주고받은 이메일로, 이번에는 카페로, 저도 모르게 선생님의 흔적을 찾아다니고 있네요. 저도 한때 그 카페의 회원이었고, 선생님과 제가 다시 조우한 곳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선생님은 제 책의 독자로서 전부터 저를 알고 있었는데, 카페에서 저를 우연히 만났으니, 그 인연이 참 신기하고 반가우셨던 거지요. 이후로 선생님과 저는 따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 대화 끝에 제가 스위스까지 따라가 선생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게 된 거고요.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저는 더 이상 그 카페에 출석하지 않습니다.
▲ 스위스 바젤의 안락사 시행 장소 한국인으로서 세 번째로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택해 생을 마감한 장소
선생님은 참 외로우셨던 것 같아요. 죽음을 앞두고는 더욱. 저와 함께 스위스에 계신 동안에도 틈날 때마다 카페에 글을 올리셨지요. 안락사 시행 당일, 그리고 시행 직전, 카페 회원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영원한 작별의 글을 남기셨지요. 저는 선생님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와 그 글을 읽게 되어 또 한 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내 자신이 환자임에도 치료에 관련된 모든 절차를 스스로 맡아 처리해야 하고, 꾸리고 있는 사업의 클라이언트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도 지켜봐야 한다. 말기암 환자에게 자신들의 중요한 일을 맡기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나는 형제나 친척에게조차 나의 병을 알리지 않고 있다. 공감하고 이해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서로 부담스럽기만 할 것이다. 안다고한들 그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으며 얼마나 위안이 되어줄까. 전화든 만남이든 안부에 답하느라 피곤만 가중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일로 심려나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 공감하고 이해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서로 부담스럽기만 할 것이다. 안다고한들 그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으며 얼마나 위안이 되어줄까. 전화든 만남이든 안부에 답하느라 피곤만 가중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일로 심려나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 정말 공감되는 대목입니다. 인간이란 원래 외롭지않나요 ? 친구도 하물며 부부도 ....... 그냥 그저 살아가며 적당히 "남"이죠
첫댓글 작가님 만큼은 아닐지라도 상황이 먹먹하게 하네요
지금은 담담히 말할 수 있지만 당시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먼일이래요 ??
다음도 카페도 블로그도 카톡도 완죤 스톱 이거이 주는 스트레스도 상당하구먼유 ㅠㅠㅠ
아유 딴소리만 .... 죄송
작가님과 그분과의 관계가 대략 읽혀지네요
관계와 관계가 울고 웃게 만드는데
작가님만의 독특한 경험으로 인해 보이는 세상이 우리와는 다를듯해요
다음 메일은 아직도 복구가 안 되고 있네요.
어지간해서 경험하지 못하는 일을 제가 한 건 사실입니다. 시간이 가도 그 기억은 잊혀질 수 없겠지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공감하고 이해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서로 부담스럽기만 할 것이다. 안다고한들 그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으며 얼마나 위안이 되어줄까. 전화든 만남이든 안부에 답하느라 피곤만 가중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일로 심려나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
정말 공감되는 대목입니다. 인간이란 원래 외롭지않나요 ?
친구도 하물며 부부도 ....... 그냥 그저 살아가며 적당히 "남"이죠
그 절망을 이겨내고자 하나님을 믿으며 인간의 본래 지으심을 회복하고자 간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길밖에는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