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과 우리의 미래 (Xeno-transplantation)
의학과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의 평균수명을 연장시키고 보나 나은 삶의 질을 영위케 하고 있으나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치료와 건강증진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과제의 해결을 위한 인간의 노력, 즉 이식술기의 발전, 장기 보존의 개선, 면역억제제의 개발 등은 장기 부전증 환자의 생에 놀라운 성과를 가져왔다. 즉 건강한 장기와 세포 이식은 많은 생명을 살리고, 생을 위협하는 질병을 치료하여 환자를 생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생을 포기한채 절망의 늪에 빠져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연장의 꿈을 안겨준 장기이식. 이러한 장기이식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발전하고, 그리고 앞으로 인류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1.장기이식과 우리의 미래 - 이종장기이식(Xeno-transplantation)
이종장기이식이란?
한 종의 개체의 기관·조직·세포를 다른 종의 개체에 이식하는 방법을 말한다. 동물의 간, 심장, 신장 등 기관이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돼지의 경우에는 장기가 사람의 것과 크기가 비슷하고 유전자 배열도 유사하여 인체에 이식될 가능성이 가장 큰 동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개발되었거나 개발을 목표로 하는 인체의 각 부위는 심장, 수정체, 귀, 코, 뼈, 치아, 어깨관절, 팔관절, 무릎관절, 전자팔, 전자다리, 유방 등에서 피부에 이르기까지 50여 종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제공 장기의 부족으로 환자 1천명중 불과 10명만이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을 뿐 나머 지는 제공자를 기다리는 사이에 죽어가는 실정이므로 이러한 이종간 장기이식은 21c 인류의 새로운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점은 무엇인가?
① 심각한 거부반응
유전자의 구조가 인간과 다른 동물의 장기가 이식되면, 인체의 면역체계는 급성거부반응을 일으켜 15분 내에 사망하게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단계이다.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과학자들은 인체가 이식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환자의 면역체계를 바꾸는 방법을 연구했다.
일부 과학자 들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극도로 억제되어 있는 사이에 돼지 장기를 이식 할 경우 그 장기는 인체가 평상 수준을 되찾았을 때도 상당한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기를 제공하는 동물들에게 거부반응을 극복할 수 있는 확실한 적응력을 배양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인체의 거부반응을 지연시키려면 많은 약물 투여가 불가피한데 이는 약물 중독이나 감염 등 인체에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인체가 약물 주입에 의한 거부반응의 억제없이 이식장기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인데, 이는 어떻게 하면 이식 동물세포 의 면역적인 내성(耐性)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로 이어진다.
과학자들 에게 이 문제는 바로 동물장기이식연구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이다. 이종간 장기 이식을 통해 내성을 키우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수혜자의 면역체계를 동물 골수세포에 맞게 수정하는 방법이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데이비드 사크스 박사 팀은 돼지 골수세포를 비비원숭 이에게 주입했다. 이 비비원숭이는 면역체계가 일시 정지되면서 돼지골수 세포에 대한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방사선 및 약물이 투여됐다.
연구자들 은 또한 비비원숭이의 혈액에서 돼지세포를 공격하는 항체를 걸러내고 면역억제제를 투약했다. 비록 이 비비원숭이의 면역체계는 돼지의 세포를 거의 대부분 죽이고 말았지만, 돼지세포의 일부 DNA는 거의 1년 동안 비 비원숭이 체내에서 기능했다. 이 비비원숭이의 ‘킬러 T세포’는 더 이상 돼지세포를 외부의 적으로 간주해 공격하지 않았다.
또 다른 내성 강화의 방법으로 과학자들은 ‘면역적 격리’(Immunoisolation)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방법은 이식세포를 얇은 막으로 분리해 다른 큰 세포나 백혈구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인데 이는 이식세포조직, 나아가 장기 전체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또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긴시간 동안 세포를 쉽게 비교 관찰하는 데 용이한 방법이다. 몇몇 의사들은 이처럼 격리시킨 돼지의 세포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연구하기도 한다. 1그램 미만의 피포성(캡슐화시킨) 돼지세포로부터 같은 양의 인슐 린을 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현재 이런 세포캡슐을 이용해 간기능장애나 루게릭병의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② 새로운 전염병원 창궐
동물장기이식 기술은 이처럼 궁극적으로 인간의 몸에 적용될 날을 향해 발전하고 있지만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다. 특히 많은 과학자들은 장기를 제공한 동물이 ‘에볼라 바이러스’나 ‘광우병’ 같은 질병을 가지고 있 을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을 통 해 그 병원체가 인간 속에 퍼져 무서운 전염병을 야기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과학자들은 전염병 발생 위험성이 높은 원숭이보다 돼지가 동물장기 이식에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미 수천년 동안 돼지 를 사육하며 식량으로 사용해왔을 뿐 아니라, 돼지의 장기가 크기에서나 생리학적인 면에서 인간의 장기와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인류에게 가장 적합한 장기 제공자라는 것이다.
⑶ 전 망
이제 현대과학은 종의 진화라는 자연의 법칙마저 뛰어넘을지 모르는 문턱 에 서있다. <사이언티픽 어메리컨>은 앞으로 수년 이상이 더 걸리겠지만, 그리 먼 장래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동물장기 이식의 인체이식 필요성이 갈수록 증가하는 데 따라 ‘동물장기이식 지침’을 제정해 발표했다. 이 지침은 동물장기이식에 따른 새로운 질병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반영 하고 있다. 지침은 장기이식 동물의 사육에서부터 이식에 이르기까지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많은 준수의무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2. 사회, 제도적인 문제
⑴ 윤리적인 문제의 지침을 마련하자
현재의 뇌사판정은 대뇌피질기능의 소실, 뇌간반사의 소실, 불가역성의 증명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일단 뇌사판정이 병원내에서 이루어진 후 뇌사자의 장기가 적출되어 이식으로 연결진행되는 단계에 이르면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생긴다. 우선 병원에서 적출된 장기가 아직도 시체에 속하는 것이냐 또는 살아있는 환자 소속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결정하는것도 어렵다.
뇌사판정을 받은 사람이나 장기가 구급차에 의해 우송될 수 있는가를 놓고도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뇌사판정 이외에도 병원에서 각종 윤리상황을 다루는데 필요한 지침이나 시행세칙 같은 것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또 한가지 상황은 공여자는 장기기증을 결정하고 생존시 그 의사를 분명히 남겼는데 사후에 그 가족이 이 결정을 번복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현재로서는 작고한 사람이 비록 장기기증을 유서로 남긴다 해도 가족이 합심해서 기증을 거절하는 경우 유서대로 강행할 수는 없다. 공여자와 수혜자 사이의 관계가 원활히 성립되고 의사는 그것을 기술적으로 시술해주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 외에 이러한 윤리적, 제도적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미리 정해진 법령이나 지침등을 토대로 신속하게 대처하여 새로운 생명을 살리는데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⑵ 사회적 지원의 확대
이처럼 장기이식은 우리에게 생명연장의 부푼 꿈을 안겨주지만, 현실은 비교적 그렇지 못하다.
수술을 할 수 없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나 가난해서 이식술에 드는 고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은 이식술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의료혜택 공평성의 원칙을 놓고 생각해 볼 때 결국 장기이식은 공평하게 누구에게나 할 수 없는 시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식술이 보편화 되는데 있어서 공평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전제조건으로 그 많은 수술비를 개인이 부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식에 대한 대부분의 비용은 국가에서 또는 보험회사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원없이 각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면 자연히 빈곤층의 환자는 이식수술을 받기가 어렵다.
또한 앞으로 이종간장기이식, 인공장기이식등의 기술이 발전한다면, 이식혜택에 대한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므로, 개인에게 모든 짐을 떠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3. 장기이식의 발전
불가능할거라고 믿었고 상상으로만 치부되던 장기이식은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우리 눈앞에서, 우리 이웃에게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물론 그럴일은 없어야겠지만,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 장기이식의 혜택을 받는 모든분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날이 올 것이다 . 아직 많은 어려움들이 남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발전해온 모습처럼 계속해서 극복해 나갈 수 있을거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다.
첫댓글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앞으로 기대 되네요 그런데 우리세대에도 가능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