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직장서 받던 월급의 88%
정규직보다 출퇴근 거리 중시
최민경(39.여)씨는 초등학교 5학년과 중1년생을 둔 결혼 14년차 주부다. 카드,자동차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3년간 일하다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다. 최씨는 아이가 크면서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보육교사(3급), 색종이접기. 클레이아트 등 아이들 교육 관련 자격증만 4~5개 땄다. 이걸 내세워 관련 분야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력직을 선호하고 35세까지만 뽑는 관행에 막혀 번번이 일자리를 얻는데 실패했다. 최씨는 "비정규직어어도 상관없다. 집에서 멀지 않고 출퇴근 시간이 규칙적이라면 월 120만원 정도만 받아도 감지덕지"라고 말한다.
최씨가 바라는 월급 120만원은 경단녀가 재취업 직후 받는 월 소득 규모(121만9000원), 여성가족부 조사)다. 그런데 경단녀의 희망 월급은 좀 더 높은 175만원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가 취업 포털 커리어와 공동으로 30세 이상 경단 여성 27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다. 경단녀의 43.7%는 희망 월급으로 151만~200만원을 꼽았다. 다음으로 100만~150만원이 41.8%로 뒤를 이었다. 201만~250만원은 3.8%, 251만원 이상은 6.9%에 지나지 않았다. 이센터 재취업지원단 김동준 수석은 "희망 월급 175만원은 꿈의 월급'이라고 말했다. 최종 직장에서 받던 급여(월 198만원)의 88.4%다.
경단녀는 재취업 시 출퇴근 거리(응답자의 31.1%)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규직(26%), 임금(17.9%) 순이다. 경단녀는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로 나이(43.9%)를 들었다.
이 밖에 가사 및 자녀 양육 문제, 경력 단절로 인한 채용 기피. 자격증 및 전문지식 부족 등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경단녀는 재취업을 하더라도 가정에 매달려야 한다. 이 점이 취업에 장벽으로 작용한다. 세 아이의 엄마 강수연(41)씨는 "대기업 면접에서 면접관이 '아이를 어떻게 할거냐'고 묻더라. 금방 그만둘 거라고 생각하고 떨어뜨린 것 같다"고 말한다.
김동준 수석은 "경단녀의 재취업 문은 여전히 좁다"며 "탄력적 근무가 가능한 시간제 일자리와 자격증 취득을 통한 전문직 진출 등 다양한 경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