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현(70) 전 대전·충남법무사회 회장이 제19대 대한법무사협회장에 당선했다.
대한법무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중기)는 1일 서울 논현동 법무사회관 7층 대회의실에서 개표를 해 총 6144표 중 1172표(19.1%)를 얻은 임 법무사를 협회장 당선자로 공표했다. 제19대 대한법무사협회장 선거는 지난 4월 26일 인천지방법무사회를 시작으로 전국 18개 지방회 정기총회에서 회원들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박빙 승부 속, 임재현 후보 막판 극적인 역전= 이번 선거는 개표 막바지까지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채 후보자들이 시종일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과 대한법무사협회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관한 개표는 정기총회 개최 순서대로 투표함을 개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천회를 시작으로 각 지방회의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득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후보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개표 후 2시간이 지난 오후 3시까지만 해도 임덕길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다른 후보들을 앞서갔지만, 중반 이후에는 신현기 후보가 전세를 역전, 1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개표 막판 대전·충남회와 경기중앙회 투표함이 열리면서 판세가 급변, 최하위였던 임 후보가 최인수 후보와 신현기 후보를 각각 21표와 23표 차이로 누르고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다. 임 당선자는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만큼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원들의 밑바닥 의견을 찾아가서 청취하고 회원들을 위해 무한히 봉사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선거의 전국 투표율은 72.9%로 지난 18대 선거 투표율인 73.6%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회별로는 전라북도회가 94%로 가장 높았으며 부산회 87.6%, 충북회 86.7%, 경기북부회 85.6% 순이었다. 서울중앙회는 61.3%로 전국 투표율에 훨씬 못 미쳤다.
◇임 당선자, 전국 법무사 방문하며 선거 운동= 임 당선자는 지난 1월부터 후보자 등록 전까지 전국의 법무사 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회원들의 실상을 파악하고 어려움을 청취하는 이른바 '희망 대장정'을 실시했다. 법무사들은 임 당선자의 이 같은 노력이 협회장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임 당선자의 런닝메이트로 출마해 부협회장에 당선된 정성학(49·경기중앙회) 법무사는 "임 당선자는 바쁜 업무 중에도 시간을 쪼개 전국의 법무사 사무소 80%를 방문했다"며 "제주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전국의 법무사 사무소를 직접 방문, 회원들의 어려움을 듣고 의견을 청취했던 노력들이 오늘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당선자가 소속한 대전·충남회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기총회 개최 순서에 따라 17번째로 대전·충남회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그의 득표는 후보 4명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대전·충남회의 299표 가운데 임 당선자가 195표(65.2%)를 가져가면서 득표 순위가 삽시간에 바뀌었다. 결국 맨마지막에 이뤄진 경기중앙회의 개표 결과 각 후보자들의 득표수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더 이상의 반전 없이 임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다.
◇선관위,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토론회 무산으로 아쉬움 남겨= 김중기 선관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로스쿨 변호사들의 배출로 법무사들의 영역이 좁아지면서 회원들은 법무사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를 중점적으로 판단했다"며 회원들의 표심이 법무사 생존 문제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제로 네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에는 현실적인 사항이 많았고 소견 발표도 대동소이했다"며 "공약보다는 업무 추진력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가 정책보다는 후보자의 고른 지역 분배와 지난 업적에서 보인 추진력을 바탕으로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후보자 정책 토론회' 무산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당초 후보자 4명이 참석하는 정책 토론회가 계획됐었지만, 선거 공정성을 문제로 이뤄지지는 못했다. 서초동의 한 법무사는 "정책 토론회를 통해 회원들이 각 후보자들이 얼마나 공약에 대해 고민했는지를 파악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제19대 대한법무사협회장 선거는 지난 4월 27일 서울중앙회 정기총회에서 시작해 5월 25일 경기중앙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후보자들의 뜨거운 선거운동으로 박빙의 승부를 예상케 했었다. 협회장 취임식은 오는 15일 제50회 대한법무사협회 정기총회 때 열린다. 임 당선자는 71년 법원 공채에 합격, 대전지법 홍성지원 서기보로 출발해 대법원 감사담당관과 대전지법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2003년 법무사로 개업한 그는 2009년 대전·충남법무사회 회장에 선출돼 지방회를 이끌었다.
<임순현·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