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5주일 강론 : 많은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마르 1,29-39) >(2.4.일)
* 오늘은 2월의 첫 번째 주일이고, 2/2(금)은 주님 봉헌 축일이었습니다. 가정초와 여러분이 본당 전례를 위해 봉헌해주신 제대초, 제병, 포도주는 2/4(일) 교중미사 때 축복할 것입니다. 그러면 제의실에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봉헌하며 살겠다고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가족, 친척, 친구, 동료, 주위사람들과 잘 지내면 좋겠는데, 실컷 잘 지내다가 사소한 오해 때문에 철천지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웃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하는 살 만한 삶’이라는 글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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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나와 각별한 사이다. 남매든, 자매든, 형제든 사이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지만, 우린 확실히 좋은 사이다.
예전에는 정말 많이 싸웠다. 너네처럼 싸우는 애들은 없을 거라고, 그만 좀 싸우라고 부모님이 말릴 정도로 싸웠다. 어릴 때를 회상해보면, 싸웠던 기억이 많이 난다.
참 이상한 것은 집안이 행복할 때는 누나와 엄청 싸웠지만, 책 한 권으로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삶이 힘들어졌을 땐 거의 다투지 않았다. 마치 하나밖에 없는 동료 같았다. 나와 같은 아픔을 겪는, 세상에 유일한 사람, 누나와 그렇게 각별해졌다.
우리는 자주 쪽지를 주고받았다. 누나가 준 종이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힘들지? 혼자면 힘들어도, 함께 하면 살 만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아. 우린 잘 될 거야.”
최선을 다하고 있어도 결과는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만, 난 혼자 살고 있다고 느낄 때,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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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매처럼 저도 중2때까지 여동생들과 많이 싸웠는데, 그 이유는 아주 사소했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좀 더 먹기 위해 싸웠고, 또 섭섭해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여동생들을 잘 챙겨줘야겠다고 각성한 중 3 이후, 동생들과 안 싸우고, 잘 해주려고 애써왔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시간만 나면 구슬치기를 했습니다. 그 시절 한 달 용돈이 0원이었지만, 하루 150-200원 벌 때가 많았고, 구슬치기로 딴 돈을 알뜰하게 저축해서 동생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용돈도 매월 100원씩 챙겨줬습니다. 동생들은 그 시절의 추억을 종종 얘기합니다. 맏이인 제가 돈이 없었는데 여동생들에게 무슨 돈이 있었겠습니까?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저는 구슬치기를 통해 책임감과 자립심이 생겼습니다.
또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지만 부친이 미 8군에 다니며 혼자 버셨기 때문에 제 주장만 할 수 없었습니다. 저보다 3살 작은 큰 여동생도 피아노 배우고 싶다 해서 양보했습니다. 그 이후에 피아노 배울 기회가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더 필요한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과 함께 포기했습니다.
10년 전 모친의 암 투병 때 4남매가 온 정성으로 돌보며 가족애가 끈끈해졌습니다. 모친 임종 후 더 사랑하며 살기로 약속했고, 모친이 가입해뒀던 사망보험금으로, 2015년 10월에 부친, 여동생들과 스페인, 포르투갈 성지순례를 갔고, 또 2017년에는 제가 목돈을 보조해서 발칸반도를 둘러봤습니다. 자녀들을 골고루 사랑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4남매 관계가 돈독해졌습니다. 여동생들의 가족은 경기도 과천, 안양, 30분 거리에 살면서 자주 만나고 사이가 좋은데, 이번 구정 설에 둘째, 셋째 가족이 경산으로 올 겁니다. 가족이 건강하든 아프든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2. “북한군 치료”로 유명해진 아주대의대 중증외상과 이국종 교수 관련 동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1969년 4월 22일생, 올해 56세입니다.
이국종 교수 동영상 중에 감동적인 영상 2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 태풍 치는 날,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일하러 나갔다가, 집 앞 500m 앞에서 음주운전사고가 나서 헬기로 아주대병원까지 긴급 이송된 택배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대 운전자는 음주운전, 무면허, 무보험, 중앙선 침범에다가 아무 재산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 속에서 아무 죄 없는 택배기사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음주운전은 자기뿐 아니라 남들도 불행하게 만듭니다. 멀쩡한 사람을 병신 만들고 죽이기 때문에, 면허증 있는 사람만 운전하고, 운전보험도 반드시 가입해야 합니다.
사고발생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수술 같은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보통 1시간 이내)을 가리키는 말로,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데 틀린 말이고, ‘골든아워’(Golden hour)가 맞습니다.(함께 복창!!)
그런데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더 쉽게 다치고, 더 쉽게 죽습니다. 더욱이 중증외상환자의 95%는 육체노동을 하다가 다친 사람들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2) 다른 동영상은, 등산 갔다가 산에서 굴러 떨어져 온몸이 부서진 73세 남성의 사연이었습니다. 그를 살리기 위해 이국종 교수가 정말 애썼고, 또 부인은 남편에게 “모레가 결혼 52주년이고 당신 생일인데, 빨리 나아 여행 다니고 재미있게 살자!”고 애원했지만 임종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부인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임종 전에 계속 말해준 덕분에 그분은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렇게 평소에도 잘 지내야겠지만, 누가 병들고 임종을 앞둔 상황이면 빨리 찾아가서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해주시고, 옛날 사진 보여주면서 즐거운 얘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많은 병자를 치유하셨습니다. 예수님 시대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병자들이 참 많습니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하고, 또 아무리 좋은 약이 있어도 병자가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써서 병자들을 잘 간호하고, 또 그들을 천국에 편안하게 보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