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동자의 투신설화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를 가장 많이
수록한 경전은 자타카(Jataka)입니다.
본생경(本生經) 또는 본생담(本生譚)으로
전해지고 불리는 경전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설산동자의 투신설화는
본생담에도 나오고 열반경(涅槃經)에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진리를 구하고자하는 구도의 자세를
가르쳐주시고 계십니다.
부처님께서 전생에 설산동자라는
보살로서 수행하고 계실 때였습니다.
고요히 선정에 잠겨있는데
어디선가 게송이 들려옵니다.
“모든 것은 덧없이 흘러가니(諸行無常)
태어나 죽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네(是生滅法).”
보살은 순간 큰 깨우침을 받습니다.
이 사바세계의 현상을 꿰뚫어본
게송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게송을 듣고 싶어졌습니다.
왜냐면 현상을 설명하기는 하였으나
극복하는 길을 알려주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머지 게송을 알려달라고 청하니
무섭게 생긴 나찰이 나타나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지금 배가 몹시 고프다.
노래가 더 듣고 싶거든 네가 나의 먹이가 되어라.
그럼 말해주리라”
나찰이란 존재는 사람을 잡아먹는
인도의 귀신입니다.
보살은 순간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나 보살은 생각합니다.
‘사람이 나고 죽는 일에서 벗어나
영구히 사는 길이 있다고 하면
그것을 듣는 일이란 흔한 일이 아니다.
비록 나는 죽어서 듣지 못하여도
이 숲속의 누군가가,
하다 못해 새나 나무나 돌이라도 들을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자 보살은 절벽 위 나무에 올라
나찰에게 몸을 던집니다.
순간 나찰은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며
제석천(帝釋天)으로 변하여
보살을 두 팔을 받아 안았습니다.
“나고 죽는 그 일마저 사라져버리면(生滅滅己)
거기에 고요한 즐거움이 있네(寂滅爲樂).”
이 게송이 유명한 설산동자의 설산게입니다.
다시 한 번 감상해보시겠습니다.
諸行無常 모든 것은 덧없이 흘러가니
是生滅法 태어나 죽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네
生滅滅己 나고 죽는 그 일마저 사라져버리면
寂滅爲樂 거기에 고요한 즐거움이 있네
- 보성 대원사 현장스님 -
첫댓글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