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위기 ‘함양 용유담’ 조속히 명승 지정하라”
조계종 입장문 발표…정부에 지리산댐 사업 철회 요구도
2012.06.08 | 불교신문
경남 함양군 지리산댐 건설로 국가 명승 예정지 용유담이 수몰위기에 처한 가운데, 조계종이 조속한 지정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용유담 명승지정에 이의신청을 한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에도 사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은 오늘(6월8일) ‘함양 용유담 명승지정 보류 관련 입장’을 통해 “용유담의 수려함과 지형학의 학술적 가치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국가문화재인 명승으로서 지정 및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며 “국가차원에서 마땅히 보존되어 후대에 전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리산 문정댐이 건설되면 명승 예정지인 용유담이 수몰됨은 물론 280여 가구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며 “수몰지역을 포함한 주변지역은 수증기 증가와 일조량 저조로 일대 생태계가 파괴되고 사찰 및 문화재가 훼손된다”며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1년 12월 함양군 용유담 등 4곳을 명승지정 예고했다. 하지만 홍수조절용 지리산 문정댐 사업을 추진하려는 국토해양부, 수자원공사와 함양군이 이의신청을 했다. 3월28일 열린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분과위원회에 올려진 용유담 명승지정 안건은 4월 안건으로 연기됐다.
조계종은 4월18일 개최한 천연기념물 분과위원회에 참석해 명승지정을 요청했지만 이날 역시 결정이 보류됐다.
지리산댐을 건설하면 문화재청이 국가 명승지로 지정하려던 ‘용유담’은 물론 마천면·휴천면 일대가 물에 잠기게 된다. 주민 289가구가 이주해야 하고, 지리산 도로 11.2㎞도 물에 잠겨 단절된다. 함양군은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 댐 건설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홍수피해를 과장하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리산 문정댐은 1990년대 식수댐으로 처음 추진됐다. 낙동강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고 대구 위천공단건립 계획이 발표되면서 먹는 물에 대한 부산경남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조계종은 환경훼손 및 사찰환경 피해를 우려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댐건설 계획 백지화를 위한 범국민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지리산댐은 2003년 12월 댐건설 후보지에서 제외된 바 있다. 2011년 12월 국토해양부는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개선 종합대책’에서 홍수조절댐으로 문정댐 건설을 포함시키고 간이예비타당성조사를 마무리 했다.
함양 지리산 자락의 용유담은 지리산을 따라 흐르는 임천강물이 계곡 안에 고여 만들어진 연못이다. 임천강 상류 유속이 만든 편상 절리와 너럭바위, 수직절리, 기암괴석과 수중어류 등 풍화와 침식에 의한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또 용유담 서쪽 바위에는 김종직, 정여창, 김일손, 조식, 이황 등 명현석학들이 용유담의 절경을 노래한 시와 서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홍다영 기자
지리산 댐에 묻힐 비경 '함양 용유담'
용이 헤엄쳤다는데 수달이 살고있는데 여기에 댐이라니요
2010.06.04 | 경남도민일보
지리산에 댐이 생긴단다. 하나도 모자라 두 개를 세운다는 계획이란다.
주민들이 생존의 터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4대강 사업과는 무관하리라 생각했던 동네가 왜 시끄러워진 것일까.
댐을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조금은 불손하다.
낙동강 물을 마시는 부산 사람들이 예비식수원으로 서부 경남 지역 식수인 남강 물을 마시겠다는 요구에서 출발한다.
4대강 사업을 끝내면 낙동강 수질이 좋아진다고 홍보하는 정부의 말을 곧이듣자면 부산 사람들의 식수 오염 공포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낙동강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며 부산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데 오히려 지리산 댐을 만들어 남강물을 공급하겠다는 맞장구를 치고 있다.
최소한 부산 시민들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깨끗해질 것이라 믿지 않는 모양이다. 저장 능력이 미약한 남강댐을 보조한다는 명분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지리산 댐이다.
유력한 댐 후보지가 용유담 일대다. 마천면과 휴천면을 사이에 둔 이곳의 협곡은 누가 봐도 유력한 후보지다.
십 수 년 전부터 진행된 지리산댐 계획은 서부경남과 전북 남원 지역민의 반발로 무산되었지만 강한 '추진력'을 보여 온 현 정권의 토목 스타일은 수몰 예정 지역 일대 주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리산댐 사업이 6·2지방선거 후 4대강 사업에 포함된다는 소문에 긴장감이 도는 용유담을 다녀왔다.
용유교가 보이는 용유담 풍경
◇용의 자맥질 = 지리산 계곡을 흐르는 물이 어디인들 맑지 않은 곳이 있을까 싶지만 용유담의 인기는 산을 오르지 않고도 계곡의 맑은 물과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데 있다. 지리산의 대표적 계곡인 백무동 계곡, 한신계곡, 칠선계곡의 물이 만나는 곳이 용유담이다. 남강의 상류인 덕분에 집채만 한 바위는 기암괴석이란 말로 설명하기 부족할 정도로 기괴하다.
대표적 괴석은 용유교에서 상류로 30여m에 있다. 절벽 틈새 제법 큰 규모의 암반에서 흘러내리는 옹달샘이 하나 있다. 바위의 크기에 비하면 귀여울 정도다. 눈은 옹달샘에서 시작한 시커먼 바위에 집중된다. 시커먼 바위는 강 반대편까지 이른다. 사람들은 이 모양이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한다. 용이 엄천강에서 자맥질을 하는 모습이란다. 오랜 세월동안 지반이 융성하면서 생긴 독특한 색과 모양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가사어가 사는 곳 = 엄천강에 있는 용유담 계곡 물은 수온이 매우 낮기로 유명하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10분 이상 견디지 못할 정도로 물이 차다. 그만큼 맑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손을 담가 본다. 손과 발은 견딜만해도 몸 전체를 담그는 것은 용기가 안 난다.
용유담 맑은 물이 하늘빛을 그대로 반사시킨다. 이 맑은 물에 이보다 더 깨끗한 물고기가 있을까싶다.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 무렵, 물 아래서 뭔가가 꿈틀거린다. 피라미들이다. 한두 마리가 아니다.
맑은 물·기암괴석 이름난 곳
용유담 맑은 물에 '가사어'란 고기가 살고 있다. 등에 있는 무늬가 스님의 가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 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물고기인데 사람들은 여기에 이야기를 지어냈다. 지리산 어딘가 달궁사라는 절에 연못이 있는데 가사어가 태어나서 가을이 되면 용유담으로 내려와서 놀다가 봄이 되기 전 달궁사 연못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용유담 아랫동네서는 가사어를 못 본다는 것이다.
이런 강물에 요즘 변화가 생겼다. 하얀 바위처럼 물 아래 잠긴 바위에 이끼가 끼기 시작했다. 원인은 놀러온 사람들이 먹다버린 라면 국물과 고기 기름이다.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수달이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을 간혹 보고 있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고 우려했다.
◇댐으로 사라질 웃음 = 용유담 신선 놀이를 끝내고 아쉽다면 전북 남원 실상사로 향하기 권한다. 연꽃이 피는 시기에는 절 앞으로 대규모 연꽃단지가 조성되어 있지만 수확을 하고 난 뒤에도 고즈넉한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마침 찾은 절에서는 주변 주민들을 위한 노래자랑대회를 열고 있어 절에선 법구경 소리 대신 트로트 음악이 대웅전 앞에서 울린다. 사회자의 노래요청에 구경나온 수행스님들이 꽁무니를 빼는 광경과 이에 웃음보가 터진 주변 주민들의 모습은 퍽이나 인상적이다.
지리산댐 계획에 근심만 가득
지리산 댐이 들어서면 실상사 주변에서 사과, 곶감 등 고랭지 농사로 생활하는 주변 주민들이 사라지고 실상사 앞마당 야단법석에 웃음소리도 끊어질 것이다.
실상사의 주지인 해강 스님은 "용유담은 국민들의 휴양 장소이기도 하고 반달곰의 이동로"라며 "지리산댐이 건설되면 천혜의 원시림인 칠선계곡 하부가 수몰돼 여러 동물의 이동통로가 사라져 지리산 전체 생태계 교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가는 길 ▶ 대전~통영 고속국도 생초 나들목에서 왼쪽으로 가면 유림면소재지가 나온다. 임천교를 건너서 좌회전하면 60번 지방도가 나온다. 길 따라 난 엄천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칠선계곡으로 들어가는 의탄교 직전이 용유담 유원지다. 송대, 고양터, 모전마을 간판이 보인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용 모양을 한 아치교인 용유교가 나온다. 누구나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먹을 만한 곳 ▶ 칠선산장. 지리산 근처인 만큼 산에서 난 나물로 만든 산채비빔밥을 파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 산약초를 연구하는 주인장의 '무한리필' 배려에 거절하는 손님을 보기 힘들다. 고소한 기름에 의존하지 않고 나물의 향이 빠져나가지 않게 물에 데치고 무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고추장을 적게 해서 나물 맛을 음미하는 것이 중요.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299-1. 055-962-5630.
「함양 용유담」등 4개소 명승 지정 예고
2011.12.08 | 노컷뉴스
[CBS문화부 김영태 기자]
문화재청은 전통 명승 동천구곡 조사와 2010년도 전국 별서(別墅) 명승 자원조사에서 발굴한 경상남도 함양군에 소재한 함양 용유담, 심진동 용추폭포, 화림동 거연정 일원과 밀양 월연정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함양 용유담(龍遊潭)」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의 경계에 있으며, 지리산의 아름다운 계곡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합류되어 형성된 큰 계곡으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곳은 아홉 마리의 용이 놀았을 만큼 연못의 규모가 크고 수심이 깊으며, 용이 남긴 흔적을 연상시키는 암반과 배설물을 연상시키는 바위들이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나타낸다.
용유담은 신선이 노니는 별유천지로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여름이 되면 각처의 피서객들이 휴식을 위해 모여드는 곳이다. 조선시대에 비가 부족하면 관아가 주도하여 기우제를 지낸 대표적인 장소로 함양군수로 있었던 김종직(金宗直)이 용에게 비를 내려줄 것을 호소하는 기우제를 지낸 후 지은 시가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 문화 명승지이다.
「함양 심진동 용추폭포」는 우리나라 동천구곡의 대표격인 안의삼동(安義三洞)의 하나인 심진동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경상남도 함양군 심진동 상류에 있는 용추폭포를 유람하면 안의삼동의 명승유람이 끝이 난다는 말이 있으며, '용추폭포'라는 이름의 수많은 폭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대표적인 명소이다.
용추폭포는 높이 약 30m, 호소의 직경이 약 25m로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 지우천 최상류에 형성된 좁은 골짜기를 따라 자리 잡고 있으며 주변의 울창한 삼림과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계류, 용추에서 떨어지는 우레와 같은 폭포수, 그 아래의 깊은 연못 등이 어우러진 명승지이다.
「함양 화림동 거연정 일원」은 조선중기 화림재 전시서(全時敍)가 이 곳에 은거하여 지내면서 억새로 만든 정자를 그의 7대손인 전재학 등이 1872년 재건한 것으로, 거연(居然)은 주자의 시 정사잡영(精舍雜詠) 12수 중에 '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에서 딴 것으로 물과 돌이 어울린 자연에 편안하게 사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에 있는 거연정(居然亭, 경남 유형문화재 제433호)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건물로 주변의 기묘한 모양의 화강암 반석, 폭이 넓은 골짜기, 흐르는 계곡 물 등과 조화를 이루어 동천(洞天) 경관을 대표할 만한 명승지이다.
임헌회(任憲晦 1811-1876)는 "영남의 명승 중에서 안의삼동(安義三洞)이 가장 빼어나고, 그 중에서도 화림동(花林洞)이 최고이고, 화림동의 명승 중에서 거연정이 단연 으뜸"이라고 거연정 기문에 적고 있다.
「밀양 월연정 일원」은 밀양강과 동천이 합류되는 지점에 있어 월연정에서 조망되는 강변 풍경과 보름달이 떴을 때의 월주경(月柱景)이 매우 아름다우며, 바위에 새겨진 암각글씨와 월연대 12경 등 다양한 문화 경관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 명승지이다.
월연정(경남 유형문화재 제243호)은 조선조 중종 때 지조와 청명(淸名)으로 빛나는 월연(月淵) 이태(李迨) 선생이 만년에 관직을 물러나 세상의 미련을 버리고 자연으로 귀의하려는 의지로 조성한 별서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한 「함양 용유담」등 4개소는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 중 주민의견 수렴 및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할 예정이며, 나아가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사업을 적극 지원하여 지역문화 및 관광자원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