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아들이 컴퓨터를 바꿔주면서 깔아주고간 영화를
방학 동안 좀 여유가 있어 보게 되었지요.
인샬라(Inch'Allah)는 신의 뜻...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과연 신의 뜻이 무엇인지 정말로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니까 죽고 죽이고, 싸우는 것 모두가 신의 뜻이니 인간은 그저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뜻인지...
클로에는 캐나다 국적을 가진 팔체스타인 의사,
그녀는 낮에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진료를 하고
밤에는 이스라엘의 아파트에서 거주합니다.
아래층에 사는 친구, 에바(이스라엘 국경소에서 일하는 이스라엘 군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난민촌에 거주하는 랑드와도 가까이 지내며 그녀의 사정에도 귀를 기울이며 마음 아파하지요.
그녀는 PLO의 로켓 폭격으로 죽어가는 이스라엘 인들을 목격하고
또 이스라엘 군인의 차에 치여 죽은 어린 소년 요세프도 가까이서 보게 되지요.
친하게 지내던 만삭의 랑드는 국경 수비군의 방해로 자동차 안에서 아이를 사산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영화 초기에 이스라엘 정착촌에 잠입한 테러리스트 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오빠가 아닐까, 염려하던 평범한 여자였던 랑드는 점차 변하게 됩니다.
동네에서 뛰놀던 10살짜리 아이가 이스라엘 군인의 차에 치여 죽는 사건,
조부모가 살던 고향을 다녀오면서 이 땅을 빼앗은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은 더욱 깊어지고
이스라엘 국경군의 통제로 병원에 가지 못해 자동차 안에서 아이를 낳게 되고, 그 아이가 죽고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자
그녀는 한 명의 폭탄 테러리스트로 변하게 됩니다.
클로에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폭탄 밀반입 일을 도와주게 되는데
그게 바로 랑드의 자살폭탄 테러 였던 것....
영화는,
한 명의 평범한 팔레스타인 여자가 어떻게 테러리스트로 변모하는지 보여줍니다.
난민촌에 살아가는 것도 힘겹고 힘겨운 일이지만
조국과 땅, 가족을 잃은 슬픔과 분노로 테러리스트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물론 테러는 나쁜 것이지만...)
또한편 영화는 자국의 이해관계를 위해 타국의 분쟁에 관여하는 서구 국가들을
클로에라는 인물을 내세워 비판하고 있습니다.
클로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상황을 보고 그저 그 상황이 안타깝고 마음 아픈 외국인에 지나지 않았지요. 그러다 점점 상황을 직시하면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방송을 비교하면서, 이스라엘 정부의 비도덕성을 비판하기도 하고.
10살 소년 요세프의 죽음을 보고 난 후에는 요세프 관련 전단지를 거리에 붙이기도 하고,
랑드의 가족에게 고향을 보여주기 위해 그들을 잠시 예수살렘에 데리고 오기도 하는 등의 행동은 그저 단순한 선의의 행동이었는데...
랑드의 아이가 죽고, 랑드로부터 모욕을 당하고(이스라엘에 붙었다 팔레스타인에 붙었다 한다는)
클로에가 선택한 것은 바로, 팔레스타인의 테러 협조였지요. (폭탄을 전달해주는)
그러나, 그 폭탄은 바로 랑드의 자살폭탄테러용이었던 거죠.
이 영화를 보면서....
제3자는 결국 제3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의 문제는 인샬라....라는 것....
서구 국가들의 관심이 국제 사회의 평화, 인권 보호 등을 위한 것이라면 개입 또한 그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는 것, 무언가 이득을 취하려는 꿍꿍이속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것...
생각할 것이 무척 많았던 비극적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