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에 있는 조선중기 동지중추부사 전시서가 봉전마을 앞을 흐르는 남강천의 암반 위에 건립한 누정으로 2005년 경상남도 시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옛 안의(安義) 3동의 하나인 화림동 계곡으로서, 농월정과 용유담, 그리고 거연정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안의삼동이란 안의현에서 경관이 빼어났던 세 곳의 동천(洞天), 즉 화림동, 심진동, 원학동을 일컫는 말이다. 화림동 계곡은 거연정에서 농월정까지 6km에 이르는 곳으로 '선비문화탐방로'로 지정해 선비들이 거닐던 숲과 계곡, 정자의 자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가 있다. 거연정 일원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하는 남강의 상류인 화림동계곡에 있는 경승지이다.
육십령을 넘어 안의면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계곡을 내려오다 만나는 첫 번째 정자로, 무지개다리인 화림교(花林橋)를 통해 드나들도록 되어 있는데, 주변의 노송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다. 이 일원은 2012년에 명승 제86호로 지정되어 있다. 화림동계곡은 조선시대에 안의현(안음현)에 속하였는데, 영남 제1의 명승으로 꼽혔던 안의삼동(安義三洞)의 하나였다. 조선 후기의 학자 임현희는 《고산문집》의 <거연정기>에 "영남의 명승 중 안의삼동이 가장 빼어나고, 그중에서도 화림동이 최고이고, 화림동 명승 중 거연정이 단연 으뜸이다."라고 기록한 바 있다.
고려 말의 충신이며 동지중추부사를 지낸 화림재 전시서(全時敍)가 1640년 서산서원을 짓고 현 위치에 억새로 만든 누정을 처음으로 지었으나, 1853년 화재로 서산서원이 불타자 이듬해 복구하였다.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따라 서원 자체가 훼철되자 1872년 전시서의 7대손 전재학(全在學) 등이 억새로 된 정자를 철거하고, 훼철된 서산서원의 재목으로 재건립하였으며, 1901년에 중수하였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건물로, 내부에는 벽체(뒷벽)를 판재로 구성한 판방을 1칸 두고, 각주로 네 귀퉁이를 받치고 대청과 방 영역을 머름을 두어 구분하고 있다. 방 상부는 간단하게 인방재를 건너고 판재로 막아 천장을 만들었다. 현재 삼면에 낸 문은 모두 없는 상태이며, 사면 모두 기둥의 바깥쪽으로 약 30㎝ 정도를 연장하여 계자난간을 둘렀고, 출입은 배면쪽 자연암반에 2단의 시멘트 계단을 덧붙여 시행하고 있다. 마루에는 장마루가 깔려 있는데, 이것은 원래 우물마루였으나 후에 변형된 것으로 함양군에서 원형복구 계획 중에 있다.
천연의 암반 위에 조성하였으므로 굴곡이 심한 암반의 높이를 조절하기 위해 주초를 쓴 기둥도 있고, 쓰지 않은 기둥도 있다. 기둥은 모두 원주이며, 누하주는 직경이 큰 재목을 틀어지거나 울퉁불퉁한 채로 대강 다듬어 사용하였다. 마루 위의 기둥은 하부에 사각형으로 모를 줄인 초석 형태의 부재를 사용하였다. 기둥에 비해서 대들보와 도리는 부재 치수가 크고 견실하며, 서원의 재목을 쓴 곳은 누상부 부분인 것으로 생각된다. 사면의 추녀 끝 부분에는 활주를 세워 건물의 안정감을 높였고, 기둥 상부에는 익공 형태의 부재 없이 보아지주5로 처리하였다. 창방과 처마도리, 장혀 사이에는 소로를 끼워 장식하였다.
정면 어칸 상부는 창방을 사절하고 처마도리와 장혀 안으로 지지하고 계자난간도 끊어서 출입하는 장소로서의 상징성을 높이고 있다. 가구는 5량 구조로, 대들보 위에 동자주를 세워 종보를 받도록 하였고, 종보 위에는 종도리 장혀가 바로 올려지도록 구성하였으며, 좌 · 우 측면에서는 충량을 보내 대들보 위에 얹었는데 충량의 머리 부분은 가공 없이 직절(直切)하였다. 단청은 올리지 않았으며 겹처마에 합각지붕형식이다. 봉전마을 앞에 위치하여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쉼터로 개방되고 있으며, 현재 정선전씨 거연정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정자 안에는 임헌회의 「거연정기」, 7대손 재학(在學)의 「거연정기」를 비롯한 「거연정대수기(居然亭臺修記)」등 11점의 기문(記文)이 걸려 있다.
화림교 앞에 "옛 안의현 서쪽 화림동에 새들[新坪] 마을이 있으니 임천(林泉)이 그윽하고 깊으며 산수가 맑고 아름다운데, 화림재(花林齊) 전공(全公)이 세상이 어지러워 이곳에 은거하였다." 라는 내용이 씌어 있는 화림재전공유허비(花林齊全公遺墟碑)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