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22] 이명희(李名熙) - 부활의 체험을 맛보며 4. 하나님이 믿을 수 있는 사람 - 1
1 59년 7월, 어느 일요일 아침이었다. 아침식사를 끝마치고 교회에 가야 했는데도(당시 청량리 제일교회 학생회지도 성가대지도를 맡음) 불구하고 이상하게 나가고 싶지가 않았다.
2 그래서 방에서 뒹굴고 있으려니 어머니가 늦었는데 교회에 왜 안 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순간 반항의식 같은 것이 생기며 청파동 통일 교회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났다.
3 그래서 벌떡 일어나 청파동에 위치한 지금의 전 본부교회인 통일교회를 찾아간 것이다. 10시 정도 밖에 안 되는 좀 이른 시간이었는데 좁은 골목에 많은 교인들이 모여들고 있았다.
4 의자도 없는 마룻바닥에 들어가는데 앞과 좌우 열을 지어서 다닥다닥 붙어 앉도록 안내원이 안내해 주었다. 금방 금방 옆과 뒤로 사람이 찼다. 사람이 운집한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다.
5 그런데 그 모든 사람들이 앉아서 기도하고 준비 찬송을 하는데 찬송과 함께 통일교회만이 갖고 있는 성가라는 노래도 한다. 그들은 얼마나 열심히 부르는지 꿇어앉은 자세에다가 주먹을 쥐고 박자에 맞춰 아래 위로 흔드는데 흔히 부흥집회에서 보는 광신자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6 그러면서 느껴지는 것이 이런 광신이 가끔 사고를 저지른다는데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생긴다. 나는 기껏해야 2, 3분 꿇어앉는 흉내만을 내다가 편안한 자세로 주저앉아 버렸는데 옆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만 쳐다보는 것 같은 자격지심에 마음이 괴로웠다. 그러나 그것에 개의치 않고 그냥 모르는체하고 앉아있는데 혹시 타 교단에서 보낸 첩자가 아닌가 하는 듯하였다.
7 어쨌든 그런 것을 개의치 않고 강심장이 되어서 앉아있는데 예배 시작 전 준비 찬송을 거의 한 시간을 목청을 돋우며 같은 찬송을 몇 번인가 되풀이해서 부른다. 그리고 기도가 시작되는데 기도 소리 또한 요란하고 기도 소리에 맞춰 ‘아버지’를 부르는가 하면 울음바다가 된다.
8 그러한 울음바다와 ‘아버지’ 하고 호응하는 대중기도가 무려 20~30분 계속된다. 보통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대개 신흥 집단에서 있는 광신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 그러더니 이윽고 잠바 차림의 한 젊은 분이 단상에 나타나셔서 성경을 읽고 설교를 시작하신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분이 문선명 선생님이셨다. 11시경에 시작한 그분의 설교는 2시간이 지나 1시가 되어도 끝날 줄 모른다.
10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도 더워서 땀이 나는데 설교하시는 분은 보통으로 해도 땀이 나거늘 그분께서는 땀이 날 정도가 아니라 땀이 속옷은 물론 겉옷까지 흠뻑 적셔 그 땀을 쥐어서 짤 수 있을 정도로 옷이 젖어 가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계속 설교를 하시는 것이다.
11 보통 20분 내지 30분의 설교밖에 들어 보지 못한 나에게는 두 시간 이상의 그 설교는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불행스럽게도 두 시간 이상 되는 그 긴 정열적인 설교 말씀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신앙의 수준이 다르고 말씀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랬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