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어진 인연(因緣)을 어떻게 해야 할까?
소나무 씨가 바람에 날려 큰 돌 위에 떨어졌을 때
왜 하필 여기 떨어졌냐고 한탄하며 불평만 하고 있으면 될까?
물론 아니다.
씨앗은 어디에 떨어졌든 우선 싹을 틔워야 한다.
이렇게 튼 싹은 시절 인연을 고마워하며 잘 풀어 나가야 한다.
나쁜 인연이면 좋게 풀고, 좋은 인연이면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
나쁜 인연이라고 ‘안 되겠구나. 이걸 포기하고 저쪽으로 가야겠다.’
인연을 거부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 것도, 아무 일도 없는 공(空)의 세계는 다만 '인연'을 따라
꿈처럼, 환영처럼, 신기루처럼 일어나고 사라질 뿐입니다.
세상의 흐름은 무아(因緣我)이고 무상(無常)인 인연아((因緣我)로
고정된 실체가 없습니다.
행복과 자유를 얻으려면 나쁜 인연이든 좋은 인연이든 다 풀어야 한다.
특히 나쁜 인연을 빨리 풀면 빨리 풀수록 깨달음의 길이 가까워진다.
세상살이에는 좋은 인연, 나쁜 인연이 따로 있는 것 같지만,
'깨달음'의 길에는 좋고 나쁜 인연이 없다.
이미 맺어진 인연에 대해서는 좋네, 나쁘네 분별하지 말고
한번 맺은 인연은 선연(善緣)으로 풀어야 한다.
좋은 인연은 단순한 인과를 너머 변화 발전해 간다.
건실한 인연이 있어야 인과를 너머 돌연변이가 생기며 한 단계 더 넘는다.
분명한 것은 인연을 잘 풀어야 인과를 뛰어넘는 열반(涅槃)을 얻을 수 있다.
출처 : 법륜 스님 <즉문즉설>, 자현 스님 법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