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희 뷰) 22년 9월은 ‘투톤 칼라’, 아날로그 감성으로 > 어렸을 때 대구 고향집 옆에는 동네 사진관이 있었는데, 그 사진관 아저씨가 1997년쯤 마르샤라는 차를 뽑으셨죠. 당시 20대의 저는 차에 대해 과소비 경향이 있었고, 소나타2를 몰고 다녔는데 이보다 더 상위급인 ‘마르샤’의 투톤 칼라에 필이 상당히 꼽히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차를 바꿀 때가 되니, 투톤 칼라 차를 사고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국내차들이 더 이상 투톤 칼라를 내놓지를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2000년대에는 남들이 타는 흰색(레간자)이나 은색(NF소나타) 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5년 전 쯤 서울 종로 동네 골목길에서 50여 미터 간격으로 비슷한 시기에 투톤 칼라 차량 2대가 제 시야에 잡혔습니다.
하나는 아반테 구형인데, 몰딩 등에 아마도 카센타에서 다른 색깔로 칠한 투톤 칼라 차량이었죠. 동네에서 민원을 심심찮게 꾸준히 제기하는 종교단체에 출입하는 차였고요.
다른 하나는 이전에는 검은 벤츠S를 타시다가 롤스로이스 투톤 칼라로 교체하신 동네 어르신 차량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불과 50여 미터 간격으로 두 차량이 보여, 롤스로이스 투톤이 무언가 (이상하게도) 어색하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제 최근에는 전자 차량은 보이지 않고 후자 차량만 하루에도 몇 번씩 시야에 잡히는데요, 5년 전의 어색한 느낌이 무디어지며 색깔만 놓고 보면 ‘Not Bad(낫배, 나쁘지 않음, 특색 있음)’ 느낌입니다.
후자 자동차는 페인트 공정에서 상당 과정이 수작업으로 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기본적인 페인트 공정은 로보트가 하지만, 코치 라인이나 데칼 그리고 투톤 등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투톤 옵션은 단색 대비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되고 어떤 경우는 재질 자체도 다르게 하여 많은 돈을 지불해야 되는데도, 일흔 가량으로 추정되는 키 작으신 동네 어르신은 검은 회장님 차에서 어색한 투톤으로 왜 바꾸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답은 아날로그 감성으로 노후를 열심히 일하고 싶었을 거라는 추정입니다.
22년 9월은 추석 명절이 9일부터 12일까지로, 톨게이트비도 없는 관계로 집안의 어르신들을 많이 찾아뵐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때 이러한 만남들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많이 느끼십시오!
어렸을 때 이웃집 사진관 아저씨는 아날로그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아날로그 감정이 마르샤 투톤을 마련하게 된 밑바닥이었듯이,
22년 9월의 대한민국도 디지털 편향의 대립 논리가 아니라 아날로그로 복귀하는 투톤 논리가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3시 정동희가 기원드립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십시오.
3시 정동희 올림
#정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