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
제목 :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
시 : 이오덕 | 그림 : 김용철
출판사 : 도서출판 고인돌
출간일: 2012년 3월 20일 | 판형 : 양장 250*220 | 쪽수 : 38쪽 | 값 12,000원
독자대상 : 3~8세 | ISBN 9788994372365 77810
가난뱅이 노점장수 참새가 파는 하느님 물건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의 수호신 이오덕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주는 시
대한민국 국민 그림책 화가 김용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그림책
참새들은
가난한 노점장수
길가에
나뭇가지에
지붕 위에
온통 잡동사니 물건을 펴 놓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팔고 있어요.
이오덕 선생님이 아이들과 인류에게 남긴 유언 같은 시로 만든 그림책
이 그림책은 이오덕 선생님이 남긴 유고 시에 김용철 화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는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순정한 마음으로 살았던 이오덕 선생님이 아이들과 인류에게 남긴 유언 같은 시입니다.
이 시는 노점장수를 하는 가난뱅이 참새들이 하느님의 물건을 파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에서 이오덕 선생님은 하느님 물건을 파는 가난뱅이 노점장수 참새를 통해 세상에 묻습니다. 참새가 파는 하느님 물건은 무엇일까요? 값비싼 보석이나 집일까요? 멋있는 자동차?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편리한 스마트폰? ······, 수많은 소비 상품들? 이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돈? 이 모든 것을 얻고자 하는 경쟁과 탐욕? ······.
‘아니다.’ 하고 이오덕 선생님은 하느님을 물건 파는 참새를 통해 부드럽고 따뜻하게,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가난뱅이 노점장수 참새가 파는 하느님 물건은 이슬, 풀잎, 나팔꽃, 향긋한 바람, 하늘, 구름조각, 빛, 희망, 평화, 기쁨, 노래, 웃음, 아가의 마음 같은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 물건을 아이들과 인류가 좋아하고 가꿔야 아이들과 인류에게 희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황금만능 풍조와 상품소비사회에 빠져 아이들을 닦달하고, 지구환경의 위기 속에서 벼랑 끝에 매달린 인류사회에 가장 부드럽고 따뜻하게 애정 어린 시 가락으로 경종을 울립니다. 이오덕 선생님의 삶과 사상이 노래 말 같은 시로 쉽고 간결하게 압축되어 보는 아이들 가슴을 뭉클하게 적셔주어 행복한 마음으로 이끌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고 끝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그림
김용철 화가는 이오덕 선생님의 시를 별빛 같은 혼을 쏟아 부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진정 어린 시 구절을 음미해서 재미와 감동, 무한한 상상력을 주는 그림으로 한 바닥 한 바닥 연출 했습니다.
이 그림책은 시를 해석하여 이미지로 옮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시가 가진 의미와 정서적 함축미를 그림책으로 옮길 때 갖는 어려움이 이야기의 연결입니다. 의미의 비약과 장면이 가진 상징적 연결을 이 그림책에선 상상력을 최대한 살려 시적 이미지를 확대하여 독자가 느낌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그렸습니다.
시가 가진 여백은 흔히 그림책에선 장면의 구성에서도 여백으로 많이 따라가는데 이때 어린 독자들은 감상하기도 전에 이것이 무슨 내용인지 애매해집니다. 이 그림책은 이 지점에서 함축된 여백을 그림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 내용과 정서를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그림책은 소리 내어 읽어줘야 할 책입니다. 동시에 눈으로는 이미지를 감상하고 귀로는 소리를 들어 어린 독자의 가슴에서 시적 세계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미지를 동심의 차원에서 잡아내려고 유머러스함을 최대한 살려냈습니다. 일상적 공간을 파괴하고 원근을 무시하고 평면적 구성을 했습니다. 이것은 아이들이 시적 세계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어귀이기도 합니다. 들어가서 그 세계에서 마음껏 놀 수 있고 끝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이 세계를 형상화하기 위해 자유로운 표현이 쉬운 아크릴 물감과 크레용, 색연필, 먹 같은 쓸 수 있는 미술재료를 섞어 썼습니다. 이미지를 그리기도 하고, 화면에 아이들 놀이와 같이 물감을 찍기도 하고 흘리기도 했습니다. 잘 그린 그림이지만 어른들 눈높이에 맞는 그림이기보다는 편한, 자유로운 느낌이 장면마다 가득해 어린 독자들에게 일상의 따뜻함과 사랑, 상상력을 주는 그림책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장면과 장면의 연결에 음악성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그 리듬감을 장면마다 색상의 변화로 시각화했습니다. 색에서 주는 에너지로 음악적 세계, 시가 갖는 운율, 가락을 살린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읽고 감상 할 때 시는 그림책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하느님 물건을 파는 가난뱅이 노점장수 참새들 - 본문 줄거리
가난한 노점장수 참새들이, 길가에 나뭇가지에 지붕 위에 온통 잡동사니 물건을 펴 놓고 노래 부르듯이 ‘~을 사세요 짹짹’, ‘~을 사세요 짹짹’ 외치며 팝니다. 노점 장수 참새들은 무엇을 팔까요? 참새는 하느님이 준 물건을 팝니다. 참새가 파는 하느님 물건은 무엇일까요?
첫째, 노점장수 참새는 이슬과 풀잎을 팝니다. 구슬처럼 영롱한 이슬과 동물들과 곤충들의 먹이이고 삶 터인 풀잎을 팝니다.
둘째, 노점장수 참새는 나팔꽃과 향긋한 바람을 팝니다. 길가에 핀 나팔꽃과 향긋한 바람을 펼쳐 놓고 짹짹거리며 팔지요.
셋째, 노점장수 참새는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조각을 팝니다. 하늘을 펄펄 날아다니며 하늘도 팔고 구름조각을 마구 헐값으로 팔거나 도맷값으로 넘기기도 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주기도 합니다.
넷째, 노점장수 참새는 빛을 팝니다. 온 누리를 비추는 찬란한 빛 속을 날아다니며 ‘빛을 사세요, 네 짹짹’ 외치며 팝니다.
다섯째, 노점장수 참새는 희망을 팝니다. 희망을 사려는 아이들, 곤충, 새, 동물들이 노점을 둘러싸고 참새에게 물건을 삽니다.
여섯째, 노점장수 참새는 평화를 팝니다.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시소에다 가게를 펼쳐 놓고 아이들, 염소, 고양이, 개구리, 토끼, 닭, 인형, 새······, 온 누리에 평화를 팝니다.
일곱째, 노점장수 참새는 기쁨과 노래를 팝니다. 참새에게 기쁨과 노래를 산 남자아이는 하모니카를 불고, 여자아이는 피리를 불고, 동물친구들은 북을 치고 꽹과리도 치며 신 나게 어울려 놉니다.
여덟째, 노점장수 참새는 웃음과 아가의 마음을 팝니다. 아가의 마음을 산 엄마는 걸음마 하는 아가가 한없이 예뻐서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한참 팔고 난 노점장수 참새들은 이제 거저 줍니다. 떨이로 마구 나누어 줍니다. 노점장수 참새들은 이슬, 풀잎, 나팔꽃, 향긋한 바람, 하늘, 구름조각, 빛, 희망, 평화, 기쁨, 노래 같은 물건을 떨이로 마구 나누어 줍니다. 어른들도 가져가고 아이들도 가져가래요. 참새들에게 선물 받은 어른들과 아이들은 같이 산책하러 가고, 산을 오르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텃밭도 가꾸며 사는 게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참새들은 강아지나 송아지, 고양이에게도 가져가라 하고, 아무나 다 가져가래요. 상표도 포장도 없는 펼쳐 놓은 하느님 물건을 그냥 한 아름씩 안고 가랍니다. 참새가 파는 하느님의 물건을 사기도 하고 거저 받기도 한 세상은 행복과 평화가 넘칩니다. 가게도 없이 아무 데나 마구 펴 놓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하느님의 물건을 팔고 있는 참새들은 가난뱅이 노점장수들입니다.
시 | 이오덕
1925년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났습니다. 1943년 영덕농업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초등교원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교장을 지냈습니다.
1954년 <소년세계>에 동시 ‘진달래’를 처음 발표하였고, 이후 1966년 《별들의 합창》, 1969년 《탱자나무 울타리》 같은 동시집을 출간하였습니다.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한국일보〉에 수필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1983년 교사들을 모아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를 만들었고, 퇴임 후에는 우리말연구소를 만들어 글쓰기 교육운동과 우리말 연구에 힘썼습니다. 지식인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던 번역 말투와 일본 말투의 잔재를 지적하고, 이를 걸러내기 위해 1992년 《우리글 바로쓰기》와 1995년 《우리문장 바로쓰기》를 집필하였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쓰는 ‘글짓기’라는 용어를 ‘글쓰기’로 고쳐 쓸 것을 주장하였고, 어린이들이 쓰는 말과 글 자체를 뛰어난 문학작품이라 여겨 1979년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 1978년 《일하는 아이들》 같은 10여 권에 이르는 어린 제자들의 문집을 출판했습니다. 아동문학의 진로와 관련하여 1977년 출판한 《시정신과 유희정신》에서 기존 아동문학을 ‘겨레의 운명이라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유아독존의 심리 세계만을 희롱하여 이국적인 것, 환상적인 것, 탐미적인 것, 혹은 감각적인 기교만을 존중하는 경향’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아이들의 건강한 시 정신을 옹호했습니다.
《민주교육으로 가는 길》, 《삶을 가꾸는 어린이문학》,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글》, 《교사와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 《이오덕 유고시집》, 《삶과 믿음의 교실》, 《삶을 가꾸는 글쓰기교육》,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같은 5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습니다.
한국아동문학상(1976), 단재상(198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상(1999), 은관문화훈장(2002)을 받았습니다. 2003년 8월 25일 충북 충주시 무너미 마을 고든박골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림 | 김용철
1960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습니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양구 웅진리 고향에서 별자리 공부를 하며, 소양강 기슭의 아름다운 둘레 길을 걸어 산골에 있는 작업실을 오가며 아이들에게 재밌고 감동 있는 그림을 그릴 궁리를 하며 삽니다. 《훨훨 간다》,《낮에 나온 반달》,《길 아저씨 손 아저씨》,《흰 사슴을 타고 간 여행》 같은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맛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