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성사를 자주 보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가끔 보는 것이 좋은가? 라는 질문의 정답은 ‘적당히’ 일 것이다.
세례 받자 마자 거의 매주 성사를 봐야 했는데, 신앙경력이 십년을 넘기면서 한 달, 두 달 늘어나더니
부활, 성탄 판공을 겨우 보게 되었다.
이렇게 무늬만 신자로 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삶의 가치관을 바꾸어야 한다고 결심하고 나서
거의 보름에 한번씩 성사를 보면서 30년을 살았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시간이 많아져서 신학, 철학 공부를 하게 되었고,
‘몸 신학’을 만나면서 신앙생활의 형태가 또 변화되었다.
원죄에 관해 공부하면서 죄에 대한 개념이 새로워졌다.
어제, 성사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사 본 날짜의 메모를 찾았더니 세상에나 이런 일이!!
무려 11개월이나 지난 것이 아닌가
의무로만 하던 신앙생활, 계명을 지켜야만 마음이 평화로웠던 신앙 생활의 형태가 완전히 변했다.
하느님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의 도움으로 나의 완성을 이루어 가고 있다.
고해 성사 꺼리 만들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신자로 살아가는 것은 평화롭지 않았었다
그런데 몸에 관한 원리를 공부하고 나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교회의 불합리한 모습, 교회의 치부, 공동체안에 어두운 모습들이 언제나 신앙생활의 걸림돌이었다.
나도 너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죄인이면서 무슨 사랑 타령을 늘어놓느냐고 투덜거리며 살던 내가
입을 다물게 되었고, 높은 곳에서 내려 보는 자세가 되었다.
어제 아내가 나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의해 주었다.
너그러움이 줄줄 흘러 넘치는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고……
남편의 동영상을 보는데 ……. 친정엄마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성사본지 11달이면 어떻고, 11일이면 어떤 가?
하느님과 함께 걷고, 하느님 안에서 행복을 누리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사랑이 되면 되는 것 아닌가?
계명에게서 해방이다. 나의 정체를 찾아내고 내가 보물임을 깨닫게 되었는데
이 귀한 나를 어디에다 묶어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나의 밤은 어둠이 없다!!!
20221125 먼지아빠 예 엘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