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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 닭은 정의와 행운의 상징
포르투갈에는 ‘바르셀루스의 닭’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바르셀루스라는 청년이 순례 중 어느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여인숙의 하녀가 그에게 연정을 품고 접근하였지만 청년은 그녀를 외면했다. 화가 난 하녀는 청년에게 도둑 누명을 씌웠다. 마침 식사를 하던 재판장은 죽자하고 결백을 주장하는 청년에게, 접시에 놓인 구운 닭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구운 닭을 울게하면 너의 결백을 믿어주겠다."
불가능한 주문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접시 위의 구운 닭이 소리 높여 울었다. 청년은 당당하게 누명을 벗었다.
이후로 포르투갈에서는 닭이 정의와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닭이 기념품 가게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바르셀루스의 닭' 이야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각색 되었다. (첫째) '바르셀루스'라는 이름이 순례자 청년의 이름이라는 설과, 청년이 도둑 누명을 썼던 고장의 이름이라는 설.
(둘째) 재판장에 서게 된 청년은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재판관의 식사로 나온 구운 닭을 가리키며 '내가 무고하다면 저 닭이 살아서 울 것'이라고 했다. 즉 닭이 울 것이라는 말을 청년이 한것으로... 다른 하나는, 재판관이 무고를 주장하는 청년에게 접시에 놓인 구운 닭을 가리키며 '네가 저 닭을 울게하면 너의 결백을 믿어주겠다'고 했다. 즉 재판관이 닭 이야기를 꺼낸 것 등 두 가지로 전한다. 어쨌거나 줄거리는 같다. 포르투갈에서 닭이 정의와 행운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것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포르투갈에 가면 온갖 생활용품부터 액세서리까지 온통 닭으로
치장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의 상징이 수탉이 된 이유는?
프랑스의 國鳥는 닭이다. 원어로는 르코크(Le coq), 즉 수탉이다.
수탉은 프랑스인들의 자부심을 상징한다
풍향계와 함께 있는 수탉
기념품 가게의 유리창
기원전 58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끄는 로마군은 골(Gaulle, 로마어로는 갈리아Gallia)지방을 정복했다.
프랑스인들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골 지방의 사람들은 골루아(Gaullois)라 불렸는데
이는 수탉을 뜻하는 라틴어 'Gallus'와 비슷했다. 그래서 로마인들은 골루아족을 수탉이라고
폄하하기 시작했다. 그 후 주변 국가들도 프랑스를 비웃을 때 수탉에 비유했으며
프랑스인들은 수탉처럼 큰 소리로 떠들고 거만하며 허풍을 떤다고 헐뜯었다.
(註) 라틴어로 Gallus란 '골지방 사람'이라는 뜻과 함께 '닭'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이중적인 의미로 수탉이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다고.... (프랑스 정부 웹사이트에서)
중세 시대 닭은 종교적 상징으로 희망과 믿음을 가리켰다. 그런 닭이 국가와 연관되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시대이다. 부르봉 왕족 지배하에서는 왕의 이미지를 보이는 것으로 닭을 자주 사용했고,
동전에 닭 모양을 박았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는 특히 프랑스의 상징물로 폭 넓게 사용하게 되었다.
1793년에 발행한 주화 - 뒷면에 수탉이 새겨졌다.
2014년 발행한 10유로 은화
수탉을 주인공으로 새긴 250유로 금화 -2015년
혁명 기간동안 닭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쓰여졌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공화국에서
제국으로 바꾸면서 "수탉은 정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짐승이 프랑스와 같은 제국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수탉을 프랑스의 상징으로 사용하기를 거부하고 독수리를 프랑스의 상징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1830년부터 수탉은 새롭게 평가되었다. 수탉은 제일 먼저 해를 맞이하는 동물이며
용감하고 담대한 동물이라 인식이 변하면서 제3공화국 하에서는 거의 공식적인 상징이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어딜가도 닭 모양의 기념품이 빠지지 않는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때 수탉은 프랑스를 대표해 그 모습을 많이 들어냈는데, 독일을 상징하던
프로이센 독수리에 맞서 항독운동과 프랑스인의 용기와 농업국가이자 완강한 프랑스를 상징했다.
닭을 브랜드화한 '르 코크 스포르티브'란 패션회사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1916년 제작된 저금통
제1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가 승리한 것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이 저금통을 장식하고 있다. 높이 23cm.
1963년 발행한 프랑스 우표
1830년 Louis Philippe은 국민 근위대의 깃발과 제복의 단추에 닭을 새기라고 명령했다.
1899년부터 1914년까지 통용되었던 20프랑 금화 도안이 수탉이고, 프랑스 풋볼과 럭비팀의 마스코트도
수탉이다.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유니폼에도 수탉이 있으며, 수탉을 들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다.
1998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월드컵의 마스코트 '푸틱스(Footix)도 수탉을 의인화하여 만들었다.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의 대문 위에도 커다란 수탉의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마스코트 푸틱스(Footix)
엘리제궁과 정원으로 통하는 문 상단에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이 있다.
R과 F는 프랑스 공화국(Republic of France)을 뜻함.
앙리 4세와 닭고기
"하느님은 내 왕국의 모든 국민들이 일요일이면 닭고기를 먹기를 원하신다"
앙리 4세의 초상화
루터의 종교개혁이 시작된 것이 1517년, 프랑스 시민들이 왕실의 무능을 참지 못하고 봉기한
프랑스 혁명의 시작이 1789년. 이 시기의 프랑스에 위대한 왕이 한 명 있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앙리 4세(1553~1610)는 34년간 종교전쟁으로 사분오열된 혼란기의 프랑스를 수습하고
근대국가로 도약하는 기반을 닦은 부르봉 왕가의 시조이다. 신교 세력 출신이었으나(아버지는 구교, 어머니는 신교),
정치적 이유로 구교로 개종했고 이후 신교, 구교로 개종을 반복하는 험난한 생애를 살았다.
그는 1958년 4월 13일 브르타뉴의 낭트에서 칙령을 공포하여 신교파인 위그노에게 조건부로
자유를 허용하면서 약 30년간 지속된 프랑스의 위그노 전쟁을 종식시켰다. 바로 '낭트 칙령'이다.
백성들이 종교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기를 염원한 앙리 4세는 약속했다.
"하느님은 내 왕국의 모든 국민들이 일요일이면 닭고기를 먹기를 원하신다"고...
그의 약속은 현실이 되었다. 국민들은 그를 '선하신 왕 앙리' '앙리 대왕'으로 불렀다.
'코코뱅'이라는 프랑스의 닭고기 스튜 요리가 생겨난 때를 이 시점으로 잡는 설도 있으니
그 위상은 알 법하다. 아무튼 프랑스에서는 닭 요리가 발달하였고 수탉은 국가의 상징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검은 수탉(Gallo Nero)'
이탈리아의 혼이 깃든 피렌체, 그곳에는 키안티(Chianti )라는 와인이 있다.
'Gaiio Nero(검은 수탉) 라벨은 진짜 키안티와인 병을 보증하는 트레이드 마크이다.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에 자리 잡은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
산지오베제(Sangiovese) 포도
방대한 토스카나 일대의 키안티는 곳에 따라 여러 하부지역으로 나뉘는데,
키안티의 한복판을 차지하면서 피렌체와 시에나 두 주요 도시 사이에 자리 잡은 구릉 지역을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라 한다. 이곳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경작되는 포도종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훌륭한 적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이다.
키안티는 단지 와인 지역만은 아니다.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란 용어는
흔히 키안티라고 불리는 거대한 와인 언덕의,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투스카니 레드와인을 정의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탈리아 와인의 르네상스는 키안티 클레시코의 번성을 통해 실현됐다. 왜냐하면
시큼털털한 인상으로 와인 세계에서는 그저 그런 와인으로 인식되던 카안티의 이미지는
키안티 클레시코에의해 격상되었기 때문이다. 향토성과 다양성 외에 고품질까지 거머쥐어야
고급 와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면, 키안티는 항상 고품질이 문제였다. 하지만 일단의
키안티 클라시코 양조장들이 괄목할 만한 품질의 향상을 이룩해 키안티 클라시코 특유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였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키안티와 뭐가 다른가? 둘 다 이탈리아 최고등급 DOCG이고 레드이며
산지오베제(Sangiovese)로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중심으로 갈수록 해발 고도가 높아진다.
원뿔의 둘레가 키안티이고, 중심부를 키안티 클레시코로 보면 맞다. 키안티 클레시코는 높은 산이 주는
서늘함으로 포도를 천천히 익힐 수 있어 균형잡힌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수확량 조절과 가지치기 그리고
기계 수확이 아닌 손 수확 등을 통해 품질을 향상하므로 키안티와는 다른 맛의 와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석회암의 일종인 갈레스트로(galestro)와 하얀 빛갈의 알베레제(albarese)토양은
산도와 타닌의 완숙에 크게 도움을 준다.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와인은 병목에 검은 수탉(Galo Nero) 문양의 엠블럼을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연원은 13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보라색- 키안티지역 / 빨강색-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
통일이 되기 전인 1380년대의 이탈리아는 도시국가 형태였는데 피렌체와 시에나는
군사적 요충지인 키안티 지역을 차지하려고 오랫동안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오랜 전쟁에 지친
그들은 휴전이 필요했고, 평화 유지를 위해 국경 획정(劃定)이 필수 과제였다. 그래서 닭이 울면
기병이 떠나고 서로 만나는 지점에서 경계를 짓자고 합의했다. 피렌체는 남으로, 시에나는 북으로
말을 타고 달려가는 것이다. 농촌 생활은 닭이 울어야 시작되니 닭이 끼는게 무리는 아니다.
시에나는 흰 수탉을 택해 아주 잘 먹였다. 배가 부르면 힘차게 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피렌체는 검은 수탉을 택해 하루 종일 굶겼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되었다.
피렌체의 배고픈 수탉은 새벽이 되기도 전에 소리 높여 울었다. 즉각 피렌체의 기병이 출발했다.
한편 시에나의 배부른 수탉은 느긋했다. 시에나 기병의 출발은 당연히 늦을 수밖에. 결과는 不問可知.
사람 몸으로 비유하자면 시에나는 무릎 아래 정도만을 차지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피렌체의 영토가 됐다. 당시
피렌체와 시에나에는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밭이 있었는데 바로 지금의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이다.
이곳이 현재 대부분 피렌체에 속한 것은 바로 이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이 전설에 근거해 로고를 검은 수탉으로 삼았다.
'Gallo Nero(검은 수탉)' 라벨은 진짜 키안티와인 병을 보증하는 트레이드 마크이다.
두 종류의 키안티 클라시코와인이 시장에서 유통되는데, 하나는 스탠다드(Standard)이고
다른 하나는 '리제르바(Riserva)'이다. 스탠다드(Standard)는 붉은 경계선으로 둘러싸인
갈로 네로'Gallo Nero란 이름으로 라벨이 붙여진 키안티 클레시코이다.
리제르바(Riserva)는 황금색의 경계선으로 둘러싸인 갈로 네로 트레이드 마크를 가진
라벨로 붙여져 있다. 리제르바는 오크 숙성을 포함해 2년 이상 숙성한 와인으로,
키안티 등급 중에서 가장 높은 품질을 의미한다.
키안티 와인의 상징인 검은 수탉이 와인 창고를 지키고 있다.
수탉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자부심이 느껴진다
防署帽에 부착된 검은 수탉의 깃털은 부대의 상징
베르살리에리 부대의 상징은 검은 수탉의 깃털
'1등 射手'라는 뜻의 베르살리에리(Bersaglieri)! 19세기에 경보병부대로 출발하여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을 비롯한 각종 전장에서 활약한 유서 깊은 이탈리아 최정예부대이다.
지금도 이탈리아군이 해외 파병에 나설 때 곧잘 앞장 서곤 한다.
실베스트로 레가(Silvestro Lega1826~1895) 作 : '포로를 끌고 가는 저격병'(1861)
(또 다른 제목은 '오스트리아 포로들을 데리고 가는 베르살리에리')
19세기 중반,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와 몇 번의 전쟁을 치른다. 그림 속 장면은
오스트리아 군을 포로로 잡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는 이탈리아 군대를 묘사한 것.
- 제1차 세계대전(1914.7.28~1918.11.11) -
행군
자전거 부대
-제2차 세계대전(1939.9.1~1945.9.2) -
엘 알라메인 전투
엘 알라메인 전투는 제2차 세계 대전 때 이집트의 엘 알라메인에서
독일+이탈리아 추축군과 영국군 및 영연방군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로, 2번 치러졌다.
1차 엘 알라메인 전투 : 1942. 7. 1일 ~ 21일. 전술 상 무승부이나 전략 측면에서는 연합군이 승리.
2차 엘 알라메인 전투 : 1942. 10. 23일 ~ 11. 4일. 독일군의 완전한 패배.
베르살리에리 모터사이클 부대
3보 이상은 구보로...
-군악대 -
구보를 중시하는 부대의 전통 때문에, 전원 나팔수인 군악대도 구보연주를 한다.
- 현재 -
아프칸에 파병된 베르살리에리
베르살리에리 여단은 산악부대인 알피니 여단(검은 독수리 깃털을 꽂음)과
해병대인 산마르코 여단과 함께 이탈리아 최정예부대이다.
베르살리에리(Bersaglieri)는 이탈리아어로 '1등 사수(射手)'
즉 저격대(狙擊隊)를 뜻한다.
첫댓글 우리 나라 닭 이야기를 끝낸 후 빈둥거리는데 문득
포르투갈과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 여행 때 가이드에게 들은 닭 이야기들이 떠 올랐습니다.
몇 날 며칠 자료를 찾아내고 정리를 하느라 눈을 혹사하여 안과까지 다녀왔지요.
혹시 잘못된 설명이 있을지도 모르니 꼼꼼하게 읽고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득 느꼈는데요 유럽은 주로 조류가 상징물이네요. 미국도 독수리이고..욕심이 없고 평범하고 잔잔한 상징물인듯요. 우리나라는 땅이 작으니 기개라도 있으라고 호랑이 아니 봉황이던가요? ㅋ
닭 특히 수탉은 매력적이고 힘도세고
의무감도 팽배해서 상징으로 더없이 좋은 대상입니다
유럽에서 인기 있는 동물이네요 우린 암탉이 울면 집안이 시끄럽다는 속담이 있지요.
저도 한번물린적이 있어요
우리 수탉 긴다리 화려한 벼슬 매서운 눈매
정말 호랑이 만큼 무섭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