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전 본부장을 포함한 신군부 인사들이 단체로 총리공관을 찾아간 밤 9시 이후까지의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 역시 아래에서 실명으로 거론되는 신군부측 관련자 10여 명의 증언을 토대로 한다.
30경비단에는 여남은 명의 장군이 사태의 흐름을 까마득히 모르는 채 전 본부장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군단장급인 차규헌 유학성 황영시 중장을 비롯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실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9사단장 노태우와 20사단장 박준병 소장, 그리고 수도권 외곽에 빙 둘러 포진하고 있는 3개 공수특전단 여단장인 박희도(1여단) 최세창(3여단) 장기오(5여단) 준장, 이번 거사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가담한 79방위사단장 백운택 준장 등이었다.
여기에 친위부대라 할 만한 수경사 예하 30경비단장 장세동과 33경비단장 김진영 대령도 일찌감치 권총을 휴대한 채 근무복(전투복) 차림으로 가세해 있었다. 이로써 비상시 수도권에 투입될 전체 계엄병력의 90% 이상이 전 본부장의 합수부쪽에 가담한 상황이었다.
전 본부장이 들어서자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 본부장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다.
“총장님은 오시는 거요?”
차규헌 수도군단장이 먼저 물었다. 차 중장은 전날 장군심사에 참석했는데, 오후 늦게 전 본부장이 “내일 저녁 총장님을 모시고 시국상황이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면 하는데, 선배님도 참석하셔서 이참에(12월13일로 예정돼 있던 개각을 뜻함) 시해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용퇴하시도록 진언했으면 합니다”라고 전화해 쾌히 응낙한 참이었다.
“그런데 그게…총장님을 모시러 참모들을 보냈는데…그런데 저쪽에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그만 공관 경계병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자신만이 아는 계략에다 조금 전 이학봉 국장으로부터 들은 보고를 그럴듯하게 혼합한 말이었다.
“신경질적인 반응?”
차 군단장이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쨍그랑 하고 났다. 시간이 지체되자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장세동 단장이 내놓은 위스키를 장군들은 커피잔에 부어 마시고 있던 참이었다.
차 군단장의 얼굴에 ‘아차!’하는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돌아가는 상황이 어제 전 본부장의 ‘총장님을 모시고…진언했으면 합니다’라는 말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럼 총장님은?”
황영시 1군단장은 차 군단장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외박에서 돌아온 예하 9사단 노태우 사단장으로부터 ‘정 총장 제거’라는 어렴풋한 말을 듣고는, ‘후배들이 하겠다면 나도 응해야지’하고 동조했던 것이다.
▲ 1980년 6월 최규하 대통령은 "내년 봄 새 헌법에 따라 정부를 이양하겠다"는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신군부는 이미 조기집권 방침을 세우고 신당 창당작업을 서둘렀다.
“우선 안가(서빙고 분실)로 모셨습니다.”
황 1군단장의 물음에 전 본부장이 답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허삼수 대령은 체구가 작은 총장을 번쩍 들어 처가로 가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던 총장 승용차에 밀어넣고는, 막 닫히고 있는 공관 정문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와 서빙고 분실로 내달렸던 것이다.
첫댓글픽션 소설가는 역시 사회과학적 두뇌에 관한 한 미개인들이군요. 미개인들은 전두환 장군이 5월 18일 쿠데타 일으켜 집권했다고 주장했는데, 만약 쿠데타가 일어났다면 어떻게 1980년 6월 최규하 대통령께서 "내년 봄 새 헌법에 따라 정부를 이양하겠다"는 특별담화를 발표하시는 것이 가능한가요?
첫댓글 픽션 소설가는 역시 사회과학적 두뇌에 관한 한 미개인들이군요. 미개인들은 전두환 장군이 5월 18일 쿠데타 일으켜 집권했다고 주장했는데, 만약 쿠데타가 일어났다면 어떻게 1980년 6월 최규하 대통령께서 "내년 봄 새 헌법에 따라 정부를 이양하겠다"는 특별담화를 발표하시는 것이 가능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