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기차여행이 제격이다. 삶은 달걀이나 사이다 같은 옛 추억을 애써 소환하지 않아도 ‘기차’라는 단어엔 늘 설렘이 가득하다. 맘 편히 기차 타기도 부담스러운 요즘이니 그 간절함이 더하다. 그래서 떠난다. 기차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테마공원이 있는 곳, 곡성으로.
승강장에 대기 중인 증기기관차
섬진강기차마을은 2004년 문을 열었다. 전라선 이설로 폐역이 된 구 곡성역에 관광용 미니열차를 들인 게 그 시작이다. 이듬해, 미니열차의 바통을 이어받아 화려하게 등장한 증기기관차는 섬진강기차마을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우뚝 서게 한 일등공신이다. ‘곡성 하면 증기기관차’라는 공식이 이때 만들어졌다. 이후 장미공원과 놀이동산 등 문화체험시설이 하나둘 들어서며 섬진강기차마을은 기차를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면모를 갖췄다. 섬진강기차마을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9-2020 한국관광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구 곡성역사
1960~1970년대 모습으로 재현한 거리
섬진강기차마을로 떠나는 여행은 구 곡성역에서 시작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도 등장한 구 곡성역사는 1930년대 표준형 역사 건물로서 원형이 잘 보존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역사 옆에는 1960~1970년대 거리를 재현한 공간과 벽화골목이 있어 섬진강기차마을 관람에 앞서 잠시 둘러봐도 좋다.
증기기관차 객실
2호 차는 지하철처럼 마주 보고 앉도록 의자가 배치됐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 가장 먼저 체험할 것은 역시 증기기관차다. 구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10km 구간을 시속 30~40km로 왕복 운행하는 증기기관차는 모두 세 량의 객차로 이뤄졌다. 1·3호 차는 여느 기차와 같은 구조로 의자가 배치된 반면 2호 차는 지하철처럼 마주 보고 앉는 형태다. 좌석은 1·3호 차에 각각 60석, 2호 차에 54석이다. 2호 차의 53·54번 좌석은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전용 좌석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섬진강기차마을의 증기기관차는 정말 증기로 움직일까? 정답은 아쉽게도 ‘아니요’다. 섬진강기차마을의 증기기관차는 사실 디젤엔진이 탑재된 디젤열차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증기기관차가 제작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는 증기기관차
가정역 앞 섬진강 출렁다리
경쾌한 기적 소리와 함께 구 곡성역을 떠난 증기기관차는 그림 같은 섬진강 풍경을 품고 가정역까지 느릿느릿 나아간다. 구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는 25분쯤 걸린다. 가정역에 도착한 증기기관차는 15분 정차한 뒤 왔던 길을 되짚어 다시 구 곡성역으로 돌아온다. 기차가 정차하는 동안 가정역 앞 섬진강 출렁다리까지 다녀오는 것도 괜찮다.
섬진강레일바이크
섬진강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가정역
짧은 기차여행의 아쉬움은 섬진강레일바이크로 달래보자 침곡역과 가정역을 오가던 섬진강레일바이크는 지난해부터 가정역에서 봉조 반환점을 오가는 3.6km 코스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일부 오르막에 자동화 구간을 설치해 보다 편하게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 09:40, 11:00, 13:30, 14:50에 출발하는 증기기관차를 타면 가정역에서 여유롭게 섬진강레일바이크를 이용한 뒤 다음 증기기관차를 타고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올 수 있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증기기관차 이용자에 한해 섬진강레일바이크 탑승료를 주중 40%, 주말 2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증기기관차와 섬진강레일바이크 1회 차 이용자를 위한 조조할인(주중 40%, 주말 30%) 이벤트도 기억해두자.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할인 이벤트는 홈페이지 (www.railtrip.co.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섬진강기차마을 산책로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타고 섬진강 풍경을 원 없이 즐겼다면 이제는 섬진강기차마을을 찬찬히 돌아볼 차례다. 섬진강기차마을 산책로는 경사로가 없어 누구나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본 장미공원
장미여신상
연못과 소망정
기차마을레일바이크
장미공원은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증기기관차만큼 유명한 핫 플레이스다. 장미가 피는 5~6월이면 1004종의 장미가 장관을 이뤄 1004장미공원이라고도 불린다. 로즈카카오체험관 2층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4만㎡에 이르는 장미공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장미공원 최고의 포토존인 장미여신상에서 인증 샷은 필수다. 섬진강기차마을을 조금 더 이색적으로 만나고 싶다면 기차마을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미니기차와 중앙화단을 따라가는 기차마을레일바이크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기차마을 드림랜드의 대관람차
섬진강기차마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도 있다. 중앙공원을 기준으로 좌측에 자리한 기차마을 드림랜드가 주인공. 놀이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관람차는 물론 회전목마, 바이킹, 귀신의집 등 추억의 놀이기구가 가득하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VR)체험관과 4D영상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관 중이다. 섬진강기차마을 유료 입장객(성인 5000원, 소인 4500원)에게는 곡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2000원권 곡성심청상품권을 제공한다.
1. 증기기관차
운영시간 : 09:40, 11:00, 13:30, 14:50, 16:10 (1일 5회 매일 운행)
이용요금 : (왕복) 성인 좌석 9000원, 입석 7000원 / 소인 좌석 8000원, 입석 6000원
(편도) 성인 좌석 6000원, 입석 5000원 / 소인 좌석 5000원, 입석 4000원
2. 섬진강레일바이크
운영시간 : 10:00, 11:00, 13:00, 14:00, 15:00, 16:00, 17:00 (1일 7회 매일 운행)
이용요금 : 2인 2만 원 / 3인 2만5000원 / 4인 3만 원
3. 기차마을레일바이크
운영시간 : 09:00~17:30
이용요금 : 4인 5000원
4. 미니기차
운영시간 : 09:10~17:50
이용요금 : 성인 5000원/ 중고생 4000원/ 어린이 3000원
[주변관광지1]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1953년 개장한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은 날짜 끝자리 3일과 8일에 서는 5일장이다. 2009년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곡성장에서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입구와 시장 곳곳에 설치한 기차를 주제로 한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도 재미난 볼거리다.
-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곡성로 856
- 전화 : 061-363-9002
- 홈페이지 : 없음
- 입장료 : 무료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주변관광지2]
도림사
원효대사가 신라 무열왕 7년에 사불산 화엄사에서 이주하여 창건한 사찰로 전한다. 사찰명인 도림(道林)은 도인(道人)이 숲처럼 모여들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괘불탱(보물), 아미타여래설법도(보물), 보광전 목조아미타삼존불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등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도림로 175
- 전화 : 061-362-2727
- 홈페이지 : 없음
- 입장료 : 2000원
도림사
[추천 품질인증업소1]
채원당
곡성의 대표 관광지인 섬진강기차마을에서 200m 남짓 떨어진 곳에 자리한 한옥 펜션이다. 120㎡가 넘는 규모의 한옥에 안채와 사랑채 등 두 개의 객실이 있다. 각각의 객실에는 개별 출입구가 있어 이용자 간 간섭 없이 편히 오갈 수 있다. 최대 15인까지 사용할 수 있는 안채에는 방과 화장실이 각각 2개씩 마련됐으며, 많은 인원이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거실과 주방도 널찍하다. 반면 사랑채는 4인 내외의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함께하기 적당하다. 사전예약을 하면 다슬기탕, 다슬기전골, 육개장, 북엇국 등 다양한 메뉴의 조식을 맛볼 수 있다. 한지공예, 다도, 붓글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채원당의 자랑이다.
-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217-28
- 전화 : 010-6800-6600
- 홈페이지 : www.chaewondang.com
- 가격대 : 8만 원~
※ 숙박요금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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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강빛마을펜션
펜션 앞으로는 보성강이 흐르고 뒤로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외관은 유럽풍 2층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모습이지만, 내부는 목조 골재를 사용해 한옥과 비슷한 분위기다. 총 84개의 객실은 2인용 원룸부터 5~6인용 투룸, 30평형(약 99㎡) 독채까지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객실은 크게 취사동과 비취사동으로 나뉜다. 취사동에는 인덕션, 냄비, 그릇, 조리도구 등이 있다. 부대시설로는 야외 바비큐장, 편의점, 탁구장, 커피숍, 음향기기를 갖춘 문화관, 2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교육관 등이 있다. 이틀 전 예약하면 마을 주민들이 손수 차려주는 가정식 백반 조식이 제공된다.
-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죽곡면 강빛마을길 10
- 전화 : 061-362-3800
- 홈페이지 : valleyhome.co.kr
- 가격대 : 10만 원~
※ 숙박요금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행 정보]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섬진강기차마을 →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 → 도림사
둘째 날 / 심청한옥마을 → 곡성천문대 → 태안사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곡성 KTX 하루 6회(07:45~20:10) 운행, 약 2시간 15분 소요
곡성역에서 도보 10분
○ 자가운전 정보
호남고속도로 곡성IC → 곡순로 우회전 후 8.1km 직진 → 곡성로 회전 사거리에서 1시 방향 → 기차마을 회전 사거리에서 12시 방향 → 곡성역 회전사거리에서 3시 방향 →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글/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1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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