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인신 밀수 조직 적발…위조 여권·대사관 연계 정황
‘가짜 여권→비자→출국’ 전 세계가 얽힌 인신 매매 고리
9명 사망 사고까지…캐나다·미국 넘나든 밀입국 루트 실체 드러나
RCMP(연방경찰)가 몬트리올을 거점으로 한 대규모 인신 밀수 조직을 적발했다.
이 조직은 정교한 위조 캐나다 여권을 이용해 국경을 넘는 국제 밀입국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수사는 ‘O-ctopus 작전’으로 명명돼 2022년 7월부터 시작됐다.
조직은 온타리오주 콘월과 미국 국경을 맞댄 아크웨사스네 지역을 주요 루트로 삼아 활동해왔다. RCMP는 휴대전화, 메시지, 영상, 사진 등을 수집해 조직의 구조를 추적했고, 위조된 여권·비자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가짜 입국 서류까지 제작해 유통한 사실을 확인했다.
총책으로 지목된 테싱가라산 라시야는 2023년 6월, 몬트리올 피에르퐁로크스보로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현장에서는 스리랑카 국적자 2명과 현금 38만 달러, 휴대전화 3대가 압수됐다. 휴대전화에는 두바이, 감비아, 튀르키예, 브라질 등 브로커들과의 메시지가 남아 있었고, 아랍에미리트 디르함 103만 달러를 보낸 송금 내역도 확인됐다.
조직은 실제 존재하는 캐나다 여권 번호를 도용해, 사진과 개인정보만 바꾼 위조 여권을 제작했다. 자외선 반응, 보안 필름, 전자칩 기능까지 정밀하게 복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위조 여권을 사용한 인물 중에는 2023년 10월 나이지리아 여권으로 캐나다에 입국한 사례와 동일 인물의 사진이 확인됐다.
‘두바이의 파이즈’는 여권 스캐너가 없는 공항 게이트를 피해 입국하는 수법을 언급했고, ‘캄페야 세데르’는 캐나다, 미국, 프랑스, 멕시코 대사관 내부에 협조자가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RCMP는 이 조직이 2023년 3월 미국 밀입국 도중 세인트로렌스강에서 익사한 9명의 사망 사건과도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루마니아계 캐나다 가족과 미국 인디애나주 출신 가족이 포함돼 있었다.
라시야는 현재 인신 밀수 혐의로 기소돼 구금 중이며, 여권 위조 혐의는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RCMP는 이번 사건이 외교 시스템, 항공망, 국경 통제가 모두 얽힌 국제 밀입국 구조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