盲 人 摸 象
盲 : 장님 맹 人 : 사람 인 摸 : 만질 모 象 : 코끼리 상 (장님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뜻으로 부분만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이름)
옛날 인도의 한 왕이 진리를 설파하다가 신하를 시켜 코끼리 한 마리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장님 여섯 명을 불러 손으로 코끼리를 만져보고 각각 자기가 알고 있는 코끼리에 대해 말해 보라고 했다. 제일 먼저 코끼리의 이빨(상아)을 만진 장님이 답했다. ‘폐하 코끼리는 무같이 생긴 동물입니다. 이어 코끼리의 귀를 만졌던 장님이 말했다. “아닙니다. 폐하, 코끼리는 곡식을 까불 때 사용하는 키같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코끼리의 다리를 만진 장님이 나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 “둘 다 틀렸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코끼리는 마치 커다란 절굿공이같이 생긴 동물입니다.” 나머지 장님들도 제각각이었다. 등을 만진 자는 “평상같이 생겼다고 우기고, 배를 만진 자는 장독같이 생겼다” 고 주장하고, 꼬리를 만진 자는 “굵은 밧줄같이 생겼다”고 외쳤다. 왕은 서로 다투며 시끄럽게 떠드는 장님들을 물러가게 하고 신하들을 불러 모았다. “보아라 코끼리는 하나이거늘, 저 여섯 장님은 제각기 자기가 만져본 것만으로 코끼리를 안다고 하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구나. 진리를 아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 나오는 이야기다.
맹인모상(盲人模像)은 ’눈먼 장님의 코끼리 만지기‘ 란 뜻으로, 어떤 사물의 한 형상이나 한 단면만을 보고 사물 전체를 아는 체 떠들어대는 태도를 꼬집는 말이다. 군맹평상(群盲評象)으로도 쓴다. 참(진리)을 알기 위해서는 널리 두루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러준다.
’확증편향‘은 있는 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사고의 편견이다. 두루 보고 판단하지 않고, 미리 판단하고 보이는 것을 거기에 꿰맞추는 선입견이다. 주관과 아집은 다르다. 주관은 사물을 보는 주체적 사고이고, 아집은 무조건 나만 옳다는 독선적 생각이다. 혹여, 코끼리 다리만 만져보고 코끼리가 나무처럼 생겼다고 우기고 있지는 않은가? 성찰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권한다.
출처 : 열반경(涅槃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