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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2회 연속 초청 작가 오지윤, ‘하나아트뱅크 갤러리’서 신작 50여 점 선봬 정여울 작가·이태호 교수 참여 아트 토크·한국 추상미술 세미나...개인의 작업을 미술사 속으로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하나은행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하나은행 Club1 PB센터 지하 1층 ‘하나아트뱅크 갤러리’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2회 연속 초청작가인 오지윤의 특별전 'The OH JI YOON: 尊嚴(존엄)-숨결의 정수'를 개최한다.
오지윤의 특별전 'The OH JI YOON: 尊嚴(존엄)-숨결의 정수' 전시 알림 포스터
이번 전시는 오지윤 작가가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와 2026년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2회 연속 공식 초청된 이후 국내에서 신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오지윤의 신작 50여 점이 공개된다.
오지윤이 ‘존엄-숨결의 정수’에서 보여 줄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평면 회화를 회화적 물성과 부조적 입체감이 결합된 형태로 확장한다는 점이다. 오지윤은 화면 위에 수만 번의 붓질을 반복하면서 두터운 마티에르를 만들어낸다. 작품은 단순히 색과 형태를 바라보는 평면 회화가 아닌 가까이 다가갈수록 붓질과 표면의 굴곡이 드러나는 물질적인 회화에 가깝다. 작가는 여기에 순금, 다이아몬드, 진주가루, 다양한 천연 소재 등을 더했다.
중요한 것은 이 재료들이 단순히 작품을 화려하게 꾸미기 위한 장식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지윤의 작업은 어둠에서 빛을 길어 올리는 과정, 희망, 인간의 내면과 존엄을 이러한 재료와 물성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숨결’은 인간이 살아 있다는 가장 근원적인 증거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생명성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읽을 수 있다. 즉, 어둠 → 내면의 탐구 → 빛 → 희망 → 인간의 존엄 이라는 흐름이 이번 작업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축이다.
특히 화면의 두터운 질감과 금·보석·진주 등의 재료가 만나면서 보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적 가치가 물질적인 표면으로 전환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오지윤이 ‘존엄-숨결의 정수’에서 보여 줄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평면 회화를 회화적 물성과 부조적 입체감이 결합된 형태로 확장한다는 점이다.(사진: 오지윤 작가)
오지윤이 이번에 선보이는 50여 점의 신작은 하나의 동일한 양식으로 반복하기보다는 마티에르와 부조적 구조, 천연 재료, 빛의 효과를 결합하면서 ‘존엄’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화면으로 변주하는 구성으로 짜여진다. 특히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반복적인 붓질이 만들어내는 표면과 재료의 돌출감이 중요하고, 멀리서 보면 빛과 어둠의 대비와 전체적인 추상적 이미지가 먼저 들어오는 방식이다. 이번 신작은 크게 ① 반복되는 붓질과 ② 두터운 마티에르, ③ 부조적 회화 구조와 ④ 금·다이아몬드·진주가루 등 천연 소재, ⑤ 빛과 어둠의 대비와 ⑥ 인간의 내면과 존엄이라는 정신적 주제가 서로 결합된 작업이다.
오지윤이 이번에 선보이는 50여 점의 신작은 하나의 동일한 양식으로 반복하기보다는 마티에르와 부조적 구조, 천연 재료, 빛의 효과를 결합하면서 ‘존엄’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화면으로 변주하는 구성으로 짜여진다.(사진: 전시장에 설치된 오지윤 작가의 대형 작품)
빛으로 길어 올린 인간의 존엄...오지윤, 반복의 붓질과 물성으로 ‘존재의 본질’을 묻다
인간에게 ‘존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보이지 않는 가치일까....
오지윤의 이번 특별전: "The OH JI YOON...尊嚴(존엄)-숨결의 정수"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하나은행은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Club1 PB센터 지하 1층 하나아트뱅크 갤러리에서 오지윤 작가의 신작 5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이어 2026년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공식 초청된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오지윤이 추상회화를 통해 ‘존엄’이라는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어떻게 물질화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수만 번의 붓질, 회화를 ‘시간의 기록’으로 만들다
오지윤의 화면은 단순한 평면이 아니다. 작가는 수만 번의 붓질을 반복해 화면 위에 독특한 마티에르를 축적하고, 그 위에 부조적인 구조를 형성한다.(전시장에 설치되어 있는 오지윤 작가 작품)
오지윤의 화면은 단순한 평면이 아니다. 작가는 수만 번의 붓질을 반복해 화면 위에 독특한 마티에르를 축적하고, 그 위에 부조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여기에 순금과 다이아몬드, 진주가루 등의 천연 소재를 더한다. 따라서 작품의 표면은 색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물질적 깊이를 갖는다.
여기에서 ‘반복’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 번의 붓질로 완성되는 이미지가 아니라 수많은 붓질이 겹쳐 하나의 표면을 이루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화면은 작가가 작업에 투입한 시간과 노동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오지윤의 마티에르는 단순한 질감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이 물질로 변환된 흔적이며, 인간의 삶이 수많은 경험과 기억의 층위를 거쳐 현재의 존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존엄’은 화려한 재료가 아니라 내면에서 빛난다
순금과 다이아몬드, 진주가루라는 재료만 놓고 보면 오지윤의 작품은 화려하고 장식적인 회화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이 재료들이 갖는 의미는 외형적인 장식성에만 있지 않다. 오지윤은 어둠 속에서 빛과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내면의 본질을 표현한다. 즉 빛나는 재료는 작품을 꾸미는 장식물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발견되는 빛, 인간 내면에 남아 있는 희망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결국 오지윤에게 ‘존엄’은 외부에서 부여되는 가치가 아니라 인간 안에 이미 존재하는 빛에 가깝다. 이 점에서 이번 작품들은 ‘아름다운 추상회화’라는 범주를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회화적 명상으로 읽을 수 있다.
사진: 전시장 모습
평면과 조각 사이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회화
오지윤의 작업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형 방식이다. 두꺼운 마티에르와 부조적인 표면은 평면 회화가 가지고 있던 2차원적 한계를 흔든다. 관람자는 작품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동시에 표면의 높낮이와 재료의 질감을 따라가며 작품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작품은 ‘보는 회화’에서 ‘감각하는 회화’로 확장된다.
특히 빛이 화면의 굴곡과 재료에 부딪힐 때 작품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지윤의 작품은 고정된 이미지라기보다 관람자의 위치와 조명, 거리 등에 따라 변화하는 회화적 공간으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특징은 추상미술에서 중요한 ‘물질성’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그렇다면 추상은 무엇을 재현하는가?
오지윤의 작품에서 형태는 특정한 사물을 재현하기 위한 목적보다 인간 내면의 상태를 전달하기 위한 조형언어로 기능한다. 어둠과 빛, 깊이와 표면, 물질과 정신의 대비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충돌하고 결합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이 무엇을 ‘닮았는가’보다 작품 앞에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지윤의 추상은 현실을 버리는 추상이 아니라 현실보다 더 근원적인 질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추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작품 앞에서 오지윤 작가
‘나는 누구인가.’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삶의 어둠 속에서도 인간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이러한 질문을 직접적인 언어 대신 붓질과 물성, 빛으로 번역한다. 50여 점의 신작, ‘존엄’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여러 겹으로 확장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약 50여 점의 신작이 공개된다. 따라서 이 전시를 하나의 대표작만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여러 작품을 통과하면서 ‘존엄’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반복되고 변주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오지윤이 그동안 탐구해온 ‘DIGNITY(존엄)’와 ‘Blue Ocean(해가 지지 않는 바다)’ 연작은 인간의 삶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업의 연장선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번 신작에서 이러한 관심은 ‘빛’이라는 조형적 요소와 결합한다. 어둠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빛이 드러나는 조건이 되고, 두터운 마티에르는 고통이나 시간의 흔적이면서 동시에 빛을 받아들이는 표면이 된다.
결국 어둠과 빛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를 구성하는 두 측면이 된다.
정여울의 ‘데미안’과 만나는 인간 내면
이번 전시가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전시 자체에 머물지 않고 문학과 미술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10월 7일에는 정여울 작가와 함께하는 ‘데미안 프로젝트 아트 토크’가 열린다. ‘데미안’이라는 문학적 프레임을 통해 오지윤의 작품을 바라본다면, ‘존엄’은 단순한 미적 개념을 넘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과 연결될 수 있다. 특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인간의 내면과 자아의 각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아트 토크는 오지윤의 ‘존엄’이라는 주제를 문학적 언어로 확장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0월 20일에는 미술사학자 이태호 교수의 ‘한국 추상미술 세미나’가 마련된다. 이 프로그램은 오지윤의 작품을 작가 개인의 조형세계에만 가두지 않고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추상미술의 흐름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지윤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추상적이다’라는 평가보다 한국 추상회화가 어떻게 서양의 추상미술을 받아들이고, 이후 물질·색채·행위·정신성의 문제를 어떻게 확장해왔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세미나는 전시 관람을 미술사적 이해로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공간에서 만나는 현대미술이라는 또 다른 의미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나 전통적인 상업화랑이 아닌 하나은행의 PB센터 내 하나아트뱅크 갤러리에서 열린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하나은행은 이번 전시를 자산관리 서비스와 문화예술 콘텐츠를 결합하는 아트뱅크 프로그램의 하나로 기획했다. 이는 최근 금융기관이 단순한 금융상품 제공 공간을 넘어 예술과 문화가 만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다만 이 같은 전시의 의미는 금융기관의 문화마케팅이라는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실제 관람객에게 어떤 미적 경험과 사유를 제공하는가이다. 그런 점에서 오지윤의 ‘존엄’은 금융과 미술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다. 자산의 가치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가치, 물질의 가격이 아니라 물질이 지닌 상징과 정신적 가치에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존엄’은 결국 인간에 대한 질문이다. 오지윤의 이번 전시는 화려한 재료와 독특한 마티에르 때문에 첫눈에 시선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을 오래 바라볼수록 중요한 것은 금이나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아니라 그 아래 축적된 수많은 붓질이다. 그리고 그 붓질의 층층이 쌓인 표면 위에서 빛이 움직인다. 바로 그 지점에서 ‘존엄’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회화의 물질적 현실과 만난다.
오지윤에게 회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 있다는 사실, 인간에게 내면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어둠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빛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따라서 "존엄-숨결의 정수"는 단순한 신작 발표전이라기보다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새로운 물성과 빛의 언어로 확장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수만 번의 붓질이 하나의 화면을 만들 듯, 인간의 존엄 역시 수많은 삶의 경험과 기억, 고통과 희망이 축적되어 만들어진다. 오지윤의 이번 전시가 말하는 ‘숨결’은 바로 그 축적된 삶의 흔적이며, ‘빛’은 그 삶을 끝내 지탱하는 인간 내면의 힘이다. 그리고 관람객에게 남겨지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이 생각하는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서 빛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이번 전시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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