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장편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거침없이 질주하며 여성 억압에 대한 담대한 질문을 퍼붓다!
1992년 초판이 나오자마자 페미니즘 논란과 함께 화제의 중심에 오른 양귀자의 장편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저자가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로, 젊은 여성이 인기 남자배우를 납치해 감금하고 조종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 억압의 현실을 고스란히 뒤집어 학대당하고 조련당하는 남성을 보여주는, 앞선 페미니즘 소설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공격적인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의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부터 소설의 흡인력을 최대치로 높였다.
강민주 役
한예리
“내 앞날을 쥐고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요.”
나는 언제나 진화되지 않은 미개인 사내들 때문에 욕지기를 느낀다. 그들만 아니면 세상은 얼마나 밝고 부드러우며, 또한 멋진가.
남자들은 강한 여자들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어요. 그들도 그걸 알아요. 여자라는 종족이 사실은 남자보다 우월한데 거기다 힘까지 강해지면 절대로 휘어잡을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끊임없이 연약한 여자가 아름답다고 외치지요. 그 말은 곧, 여자들이여, 제발 힘을 버려달라, 라는 주문에 다른 표현이라고요.
남성들이 강탈해 간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 지배할 줄 밖에 모르는 남자들에게 지배 당하는 수모와 체념의 안락함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경험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침이 없으므로.
조금만, 아주 조금만 깨어나면 되는 것이다. 어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갖춰야 할 사전 지식이나 배움도 필요 없다. 단지 아주 조금만 이 세상을 바로 보면 된다.
나는 여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에게 환상을 품는 것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내가 선택한 이 운명 말고, 다른 운명의 남자가 어딘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의 우매함은 정말 질색이다. 남자는 한 종(種)이다. 전혀 다른 남자란 종족은 이 지구상에 없다.
백승하 役
이준혁
백승하는 여자들에게 있어 현실이 아니다. 그는 꿈이고 환상이다.
여자들을 교란한 죄, 여자들로 하여금 남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한 죄, 자신이 택한 남자가 나빴던 것은 자신의 숙명이라고 여기며 여자들을 운명주의에 빠뜨린 죄. 그것만으로도 나는 백승하를 용서할 수가 없다.
백승하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환히 웃는다. 가늘어지는 눈, 가지런히 드러나는 치아, 웃음의 결을 따라 패인 부드러운 주름, 이 남자는 어디서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웃음을 배웠을까.
나는 백승하란 나무에 물을 주고 햇빛을 준다. 그는 내가 주는 물과 햇빛에 의해 길들여진다. 나는 그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 포로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없다. 이 일방통행이 우리에게 주어진 관계이다.
무대에서 아이의 모습이 사라진 뒤에도 백승하는 시선을 거둘 줄 몰랐다. 그는 사라진 아이를 찾아 화면 너머 어디, 아득히 먼 곳을 더듬으며 눈물을 흘렸다. 떨리는 그의 입술, 축축하게 젖은 창백한 얼굴.
황남기 役
동하
잘못은 저한테 있었습니다. 제가 감히 선생님을 사랑한 것이, 제 속에서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을 잠재우지 못하고 번민에 빠진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남기는 내가 백승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될까 봐 초조해하고 있다. 나는 이미 눈치채고 있다. 백승하의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남기가 방문 앞에서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어쩌랴. 바로 그런 남기의 조바심, 혹은 나에 대한 집착이 없었다면 내가 이 일을 도모할 수 있었겠는가. 앞으로도 나는 남기의 힘이 필요할 터이고 그러려면 남기의 조바심을 적당히 키우면 키웠지 잘라내서는 안 될 것이다. 남기의 에너지는 바로 나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에서부터 발현되는 것이니까.
“저 자식을 위해서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시려는 것, 난 다 알아요. 그렇지요? 제 말이 맞지요?”
지금도 나는 그때의 새빨간 남기의 얼굴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남기는 그때 이후 나만 보면 늘 얼굴을 붉혔다. 동갑이라지만 나보다 훨씬 아저씨 같은 우람한 체구의 남자가 내 앞에서 쩔쩔매는 것을 구경하는 일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이 바위 같은 남자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아주 자연스럽게 터득해버렸다.
김인수 役
김경남
김인수라는 남자는 다른 것은 다 보통인데 그 끈질김만은 가히 특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기억이 났다. 키도 보통, 얼굴도 보통, 행동거지도 보통이어서 참말이지 보통 사람의 표본, 이라고 보아 무난한 인물이었다.
김인수를 만나려는 것은 그가 내 계획에 의외의 훼방꾼이 될 수도 있으므로 미리 그 싹을 뽑아 없애겠다는 조심성의 발로였다. 거치적거리는 것은 빨리 치워야 한다. 그따위 인간을 내 근처에 얼씬거리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나는 지금 아주 중요한 일을 시작한 사람이 아니던가.
얼마 전에 책 읽고 너무 좋아서 다시 영화화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상 캐스팅해봤어!
(94년에 영화화된 적 있음. 고 최진실님 주연작)
강민주 역은 이설, 백승하 역은 연우진도 어울릴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일단 1순위로,,
황남기 역은 뭔가 키 크고 우직해 보이는 느낌 남배우 찾다가 떠올랐는데 이런 느낌 배우 또 있으려나?
아무튼 꼭 제작됐으면,, 로또 당첨되면 내가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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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가 잘못 썼어ㅋㅋㅋㅋㅋ수정할게 고마워
아 백승하는 이준혁이다
개찰떡 한예리 내가 생각하던 이미지랑 진짜 똑같아
한예리 대박..와...
오오오오
와 캐스팅 속시원하다 주인공 3명 다 찰떡
이 책 요즘 가캐 엄청 올라온다 ㅋㅋㅋㅋ 신기해 느낌 다 다른 거
와 이거 읽어볼래
한예리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다 찰떡
외ㅡ 대박이야
와 진짜 찰떡
내가 지금껏 본 가상캐스팅 중 최고야
와우 ㄹㅇ 찰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