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약사 구인난을 호소하는 약국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조건에 맞는 근무약사 구인의 어려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약대6년제에 따른 약사인력 미 배출로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약국가의 전언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월 600만원까지 임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지방 약국가의 경우 약사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에 각 지부·분회에서 근무약사 인력풀제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를 찾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간당 50만원에 토·일근무는 1.5배
경기 북부 외곽 지역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최근 수개월째 근무약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근무약사들의 조건이 까다로워 현재 약국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약사는 "최근 1년새 근무약사들의 임금수준이 크게 올라갔다"며 "약국 경기는 하락세를 보이는데 근무약사 임금은 늘어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1년전만 해도 시간당 30만원에서 40만원이던 임금 수준이 최근 50만원까지 올라갔다.
또 토요일과 일요일은 약 1.5배의 추가 수당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경기 외곽으로 빠질 경우 숙식제공도 부담해야 한다.
이 뿐 아니다.
단기 근무약사들의 일당(?)도 늘어났다고 한다. 하루 근무할 경우 시간 당 1만~1만5000원이던 임금이 최근 2만~2만5000원에야 구인이 가능하다는 것.
이 약사는 "이것저것 부담하다 보면 월 600만원은 훌쩍 넘어간다. 도저히 현 약국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4개월째 근무약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무조건이 까다로울뿐만 아니라 사실 이직도 너무 잦다. 주변 약국장들끼리 모여 의견을 나누기도 하지만 답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지방 약국가 역시 최근 근무약사를 구하려면 경력에 큰 상관없이 평균 월 400만원은 기본이다.
부산 한 약사는 "동래구 등 중심지역의 경우는 그래도 괜찮지만 사하구 등 조금만 외곽으로 빠지면 400만원은 쉽게 넘어간다"며 "약대 6년제 영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원 한 약사는 "지역에 약대가 있지만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모두 수도권으로만 가니 근무약사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지역적 특성도 있겠지만 그래서 중소도시는 대부분 나홀로 약국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 한 약사는 "차라리 한약사 문제가 해결돼 그들을 흡수해 약사 구인난 문제를 해소했으면 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약사 인력풀제 활성화 쉽지 않아
더구나 문제는 약대 6년제 시행으로 인해 구인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약사 인력풀제 운영과 관련해 "약대 6년제 시행에 따른 약사 미배출로 인력난이 계속되고, 6년제 약사가 배출된다고 해도 근무조건 등 서로간의 입장차로 인해 개국가가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며 "차기 집행부가 약사 인력풀제 활성화 사업은 차기 집행부가 중점적으로 성공시켜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근무약사 구인난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각 지부·분회 차원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다양한 방식의 '약사 인력풀제'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부산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근무약사인력풀제'시범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 사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당시 시범사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근무약사 인력 수급'에 있었다.
특히 근무약사들이 매일 다른 약국으로 파견을 가야하는 데 따른 심리적 부담과 부산시 전역을 다녀야 하는 물리적 어려움으로 인해 선뜻 사업에 동참하지 못한 것.
또 파견 근무를 하는 약사들이 약국개설을 준비중이어서 5~6개월 이상 지부와 장기계약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시범사업 도중 '한 근무약사가 일하던 약국의 정보를 빼내 인근에 약국을 개설한 사건'이 뜻하지 않게 확대되며 곤란을 겪기도 했다.
아울러 근무약사를 요청한 약국의 '까다로운 요구사항'도 향후 본 사업 확대에 걸림돌이 됐다.
요청 약국에서 성별, 나이, 경험 유무, 근무시간 탄력성, 근무 전 방문요청, 파견약사 약국비용 처리, 공휴일 파견요구 등 적지 않은 문의가 이어져 왔다.
반면 지난 2010년부터 진행된 바 있는 서울 강남분회의 '단기 근무약사 파견제도'의 경우 실효성을 거둔 바 있다.
또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 시작된 강원 춘천지부의 인력풀제 사업도 호응이 크다.
근무약사인력풀은 10명의 약사와 10개의 약국이 1팀을 이루고 있다. 참여 약국들은 매달 50만원을 내고 한 달에 두 번정도 인력풀 약사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평균 2~3번 정도 인력풀을 이용하고 있는 셈인데 다른 참여약국의 이용일을 더 구입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이같은 현실적 어려움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대안 마련의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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