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자리 칼럼] 박대우 서울시 경제 일자리 기획관
10년 전에 꿈나무를 심었더니?
(입력: 2021.03.10.10:26 / 리더&피플 월간현대경영 3월호)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때는?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 비제이 마하잔(Vijay Mahajan), ‘아프리카 파워(원제는 Africa Rising)’에서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2021년 봄은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1년 열두 달 가운데 나무 심기 가장 좋은 식목일을 앞두고, 세계적 마케팅 구루(guru)인 비제이 마하잔이 말한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으나, 그 다음은 바로 지금”이라는 말을 음미해본다. 아!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20년 전에 나무를 심었으면 가장 좋았겠지만, 바로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는 마하잔의 말은,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있는 우리에겐 교훈을 준다. 오늘 소개하는 박대우 서울시 경제정책실 경제일자리기획관은,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2011년, 서울의 ‘경제지도’를 바꾸고, 세계적인 창업도시로 만들자는 꿈나무를 심었다. 2012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생긴 유휴공간을 활용해, 서울 여의도(핀테크), 홍릉(바이오·의료), 양재(AI: 인공지능), 마곡(R&D: 연구개발) 등을 혁신창업거점으로 조성, 서울시 ‘경제지도’를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해왔다.
대기업은 신산업 선점을 위한 혁신기술을 찾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을 발판 삼아 지속가능 성장을 도모하고 나아가서 ‘꿈’의 해외진출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니즈가 큰 대기업의 경우엔, 기술이 탄탄한 스타트업을 찾고, 선별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의 경우도 딱 맞는 대기업을 찾기 어렵고, 또한 협업을 시작해도 각종 법률, 회계, 마케팅 등에 대한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올해 20여개 글로벌 대기업과 함께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의 기술사업화와 해외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P&G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POSCO IMP(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와도 스타트업 육성과 협력에 착수했다. 서울창업허브는 사업화(Poc: Proof of Concept)와, 글로벌 진출 및 창업허브의 입주공간 등을 지원하며, 포스코는 선발팀 전원을 대상으로 1억에서 5억원까지 시드머니를 투자하고, POSCO 벤처펀드와 연계, 맞춤형 멘토링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 경제지도의 변화(2011~2020)
① 창업 클러스터 2곳 → 서울전역 8곳: 공공기관 이전 부지와 유휴 부지를 권역별 산업 거점으로 전환, 2011년 DMC(디지털미디어시티)와 서울 G밸리(가리봉동·구로동·가산동의 영문 이니셜) 2곳(13.5만㎡)에 불과했던 창업 클러스터가 2020년 말 현재 홍릉 바이오, 양재 AI, 마곡첨단산업단지 등 서울 전역 8곳(27만㎡)으로 확장.
② 서울창업허브 등 지원시설 15개 → 44개 확대: 기술창업공간은 10년 새 2배 증가, 창업보육·네트워킹·제품화 등을 지원하는 ‘서울창업허브’ 같은 창업지원시설도 3배(15개 → 44개)로 확장.
③ 10년간 1만2천개 기업 보육, 신규일자리 1만5천개 창출: 인프라를 기반으로 일자리 창출, 투자유치, 매출 상승 등 가시적 성과 → 10년 간 1만2천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육성, 이를 통해 1만5천개 일자리 창출.
④ 10년간 투자유치 612배 증가: 서울시 창업지원시설에 입주한 기업의 투자유치는 2020년 7천039억원까지 증가, 2012년 대비 612배나 성장. 국내외 판로지원을 통한 기업매출도 총 4조7천억원 ⇒ 여의도-핀테크, 홍릉-바이오, 양재-AI와 같이 권역별 신산업 거점 중심 특화된 액셀러레이팅, 기업보육 극대화 성과. <서울시 자료>
대기업-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사례
바이오빛: 2015년 창업, 서울창업허브 입주 중으로, 인체에 무해한 향균 단백질로 접착력을 갖는 ‘천연향균 단백질’을 유전공학적으로 재조합한 천연향균 코팅제를 개발 중이다. 기존 화학 향균제와 달리 유해균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인체의 피부나 폐에 독성 등의 부작용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천연향균 단백질 원천기술을 3건이나 보유(지식재산권)한 바이오빛은 작년 7월부터 코오롱과 NDA(Non-disclosure agreement)를 체결하고 바이오빛 천연향균 단백질을 적용한 바이오 섬유 개발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코넛사일로: 현대차그룹 사내벤처로, 2020년 분사하여 현재 서울창업성장센터 입주 중으로, 소비자가 화물운송을 의뢰하면 이를 물류사와 화물차 기사에게 전달하고 서로 연결시켜 보다 빠르고 저렴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베트남 내 한인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그룹이 작년에 국내 최초로 진행한 ‘스타트업 아우토반’에서, 화물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정비예약 및 차량관리 서비스 기술에 선정되어 독일 현지 진출을 위한 상용화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엔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도록 비대면 산업의 스타트업의 기술인재고용, 기술개발·판로, 대규모 투자 등을 선제적으로 지원한데 이어, 올해에는 1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발굴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서울 창업생태계의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와 함께, 해외 스타트업, 글로벌 AC·VC 등의 창업지원기관이 본격 서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끝으로 박대우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창업생태계는 사람의 몸으로 따지자면 ‘기초체력’과 같다”며, “원하는 분야의 스타트업을 찾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 분야를 선점하고 싶다면 ‘서울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에 기회를 주고, 스타트업은 또한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전혀 새로운 비전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경영 독자들도 대부분 창업 초기에 수많은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으실 것으로 사료되는 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스타트업에 여러분들의 극복 경험 또는 유용한 성공 팁을 제시함으로써 선순환 창업생태계가 조성되도록 많은 지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서울시가 10년 전에 선구적으로 심은 꿈나무가 지금은 우람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을, 현대경영 또한 박대우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께 독자를 대신하여 감사드린다.
박대우 국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서울시 정책기획관·경제기획관·재정기획관/서울 광진구 부구청장/서울시 경제정책실 경제일자리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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