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평균 3만5천 명의 여성들이 실종되며(단순 가출 포함), 작년 한 해에만 서울 도심의 거리에서 4천 건이 넘는 강도사건이 벌어졌다.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강도 피해자 4천352명 가운데 2천223명이 여성이었고, 그중 20대가 685명으로 가장 많았다. 범죄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만,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키는 것 또한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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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와 전처를 포함한 10명의 부녀자를 해친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사형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엔 택시기사를 포함한 범죄자들이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 살인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범죄의 수법은 악랄해지고,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다. 흉악한 범죄자들은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남성보다 약한 여성과 어린이를 곧잘 범행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사실 범죄 피해 예방을 순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여성의 부적절한 행동이 범죄를 유발한다’는 가부장적인 생각은 사실도 아닐뿐더러 피해자를 거듭 희생시키는 굴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성 스스로 평소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주의하는 것도 분명히 필요하다. 범죄는 경계를 풀고 방심하는 아주 짧은 순간 일어날 수 있으며, 일단 피해자가 되면 그 결과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늦은 밤 골목길에서
1 평소 휴대폰에 112나 119 등 위급상황 시 도움을 청할 전화번호를 0번 또는 1번의 단축번호로 저장해 놓는다. 늦은 밤 귀가할 때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걷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안심이 된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범죄자가 자신의 위치가 쉽게 알려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여 접근을 꺼리기 때문.
2 인적이 드문 길을 걸어갈 때는 길가에 주차된 차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서 걷는다. 차 안에 숨어 기다리는 납치범에게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늦은 시간 길을 걸을 때는 가급적 MP3플레이어 등으로 음악 청취를 하지 않는다. 음악을 들으면 자신을 따라오는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살피는 데 방해가 된다.
4 범죄자들은 일단 범행 대상을 뒤따라가다가 적당한 기회를 봐서 범행을 저지른다. 밤길을 걷는데 수상한 사람이 뒤따르는 것 같은 기척을 느끼면 일단 편의점이나 영업을 하는 상점에 들어가 따라오는 사람의 행동을 살핀다. 따라오던 사람이 가게 근처를 계속 서성인다면 112나 지역 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경찰의 보호 아래 귀가하도록 한다.
5 늦은 밤이라 문을 연 상점이 없다면, 주변에 있는 개인 주택의 초인종을 눌러 자신의 집인 척하거나 조용히 도움을 청한다.
6 수상한 사람이 뒤따라오는 것을 느꼈다고 해서 갑자기 우뚝 서거나 뛰어가서는 안 된다. 범죄자를 자극하는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 가까이 왔을 때 소리를 지르는 것 역시 범죄자를 자극시켜 오히려 흉기를 휘두르는 등 우발적인 공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이럴 때는 호신용 호루라기 등 높은 소리가 나는 호신용품을 사용하여 주변 사람의 이목을 끄는 것이 범죄자들이 범행을 포기하게 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7 신체 일부를 잡혔다면 일단 핸드백이나 들고 있는 책 등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후려친다. 상대가 당황하는 사이 급소를 공격하고 달아난다. 어설픈 호신술을 쓰거나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이 될 수 있으므로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달아나서 도움을 요청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8 수상한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될 경우엔 일단 CCTV에서 잘 보이는 쪽, 비상 버튼과 가까운 위치에 선다. 낯선 사람보다 먼저 내릴 층수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것은 기본. 따라 내려서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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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
1 밤늦게 택시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조수석이 아닌 뒷자리에 탄다. 탑승한 후에는 택시 면허증에 부착되어 있는 사진과 실제 택시기사의 얼굴이 같은지 살핀다.
2 출발하기 전 행선지와 이용할 행로를 분명히 밝힌다. 택시에 탄 후에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탑승한 택시의 차량 번호와 탑승 시각, 어디로 가고 있는지 등을 통화나 문자메시지로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3 길가에 서 있는 택시를 타는 것보다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안심이 된다. 콜센터에 택시를 요청한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5개 브랜드 콜택시에서 제공하는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늦은 시간(오후 10시~오전 2시) 여성이 에스택시, 하이콜, 엔콜, 친절콜, 나비콜 등의 브랜드 택시를 이용할 때 미리 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해 ‘안심귀가 서비스’를 신청해놓으면 등록해놓은 가족이나 친구 등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택시를 탑승한 위치와 차량번호 등은 물론 이동 중의 위치, 하차 시간과 위치도 전송된다. 이용 요금은 무료.
4 늦은 밤 택시를 이용할 때 합승 거절은 기본. 택시의 합승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기도 하며 범죄의 경우 공범을 탑승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달리던 택시가 갑자기 차량 고장 등의 이유로 선다면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 정차 시 무조건 차에서 내려 도움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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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자가 운전자의 경우
1 차에 타면 우선 차문을 잠그는 습관을 들인다. 차에 시동을 걸거나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범죄자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방법이다. 횡단보도나 신호에 걸려 있을 때 갑자기 범죄자가 차에 타지 못하게 하는 예방법이기도 하다.
2 한적한 곳에서 접촉사고가 날 경우 절대로 차에서 내리면 안 된다. 접촉사고를 가장한 범죄가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차 밖으로 나오라고 종용해도 일단 차문을 잠근 채 보험사나 경찰(112)에 전화하여 현재 상황(상대 차량번호와 상대방이 위협을 하고 있다면 그 상황까지)에 대해 최대한 알린다. 그런 다음 창문을 조금만 내리고 경찰이 오면 내리겠다고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무조건 도망을 가면 뺑소니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3 주차장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지하주차장보다는 지상주차장을 이용한다. 지하주차장은 어둡고 인적이 드문 데다 도주하기도 쉽다는 공간적 특성 때문에 범죄자들이 선호하는 범행 장소. 관리인이나 CCTV가 있는 주차장이면 더욱 안전하다. 출입구나 엘리베이터와 가급적 가까운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4 차를 지나치게 여성스럽게 꾸미는 것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성 운전자의 차량만 노리는 범죄자의 손쉬운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
5 노상주차 시 비상연락처를 남기기 위해 차량 앞유리 쪽에 휴대전화번호를 남겨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놓아둔 휴대전화번호도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럴 땐 남편이나 가족 중 성인 남자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대신 남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엔 ‘와치독’이나 '114안전번호’ 등 주차 전화연락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직접 휴대전화로 연락하는 대신 콜센터를 경유하거나 가상 전화번호를 통해 연락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연 1만~2만 원 내외의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6 자동차 열쇠는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손에 쥐고 있어야 위급할 때 바로 차에 탈 수 있다. 차에 타기 전에는 주위에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택배나 검침원 사칭 범죄와 기타
1 택배 사칭 범죄자들은 버려진 택배상자에 붙여진 주소지 및 이름이 적힌 종이를 이용하여 범행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받는이의 인적사항이 적힌 택배용지는 반드시 떼어서 찢어버리도록 한다.
2 택배가 도착했을 때 부재중이라면 경비실이나 이웃에 맡겨줄 것을 부탁한다. 현관 문 앞에 택배상자를 방치할 경우 인적사항이 범행에 이용될 수 있다.
3 요즘은 대다수 택배회사에서 배송 전 알림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미리 예고되지 않은 택배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택배 배달원에게 문을 열어주기 전에 반드시 보내는 곳과 받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한다. 당첨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 경품 선물이라고 하거나 보내는 곳이 정확하지 않다면, ‘사정이 있어서 나갈 수 없으니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부탁한다.
4 우체국 등기 등 서류에 서명을 요구할 경우 제복을 확인하고 잠금장치를 한 채 현관문을 열어준다. 경찰 복장을 했거나 형사임을 밝힐 경우 방문 이유와 파출소 혹은 경찰서의 소속과 이름 등을 자세히 물어 확인한다.
5 가스안전공사 점검원이나 전기안전공사 점검원임을 밝힐 경우에도 제복과 신분증을 확인한 후 문을 열어준다. 가스기기 부품 교환을 권유하거나 현금으로 요금 수금을 하는 경우는 모두 사기 범죄이므로 주의할 것.
6 보일러 및 수도관 점검은 있을 수 없다. 해당 회사에 수리나 점검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임의적인 점검을 하지 않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7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반드시 사전 답사를 한다. 이때 범죄자들이 주로 살피는 곳은 빨래를 너는 베란다나 현관. 혼자 살더라도 남성 의류를 널어놓거나 현관에 남성용 구두 한두 켤레를 놓아두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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