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산자락 휘감는 강줄기와 폭포 ‘병풍속 그림…’‘ ㆍ조선 최고의 물’로 꼽히던 달래강 물맛 유명 ㆍ탄금대·하늘재서 눈 풀고 수안보서 몸 풀고…
수주팔봉.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래(달천)강이 빚어 놓은 ‘작품’이다. 높이가 493m로 야트막하지만 험준한 바위봉을 등에 업어 위엄이 느껴지는 작지만 커다란 산이다.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 깎아지른 듯 뾰족한 모양새의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다. 산이 지천인 남한 땅에 이만한 봉우리야 어디에서든 볼 수 없겠냐만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강줄기와 폭포, 모래톱이 어우러진 풍광이 마치 병풍 속 그림 같다. 한적하고 고요한 날, 낚싯대 하나 걸쳐 놓고 망중한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그 옛날 찬란한 중원문화를 꽃피웠던 충주는 그만큼 둘러볼 문화유적지 또한 적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내서 찾아 볼 만하다.
충주호
▲달래강 만든 자연예술품 수주팔봉
나지막한 산세에 험준한 8개의 바위봉을 등에 업은 수주팔봉은 달래강이 빚어 놓은 자연예술품. 충북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남쪽에 솟아있다.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래강은 충북 괴산군을 적신 후 수주팔봉을 지나 탄금대 앞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125㎞에 걸쳐 만들어 놓은 풍광은 이뿐 아니다. 인근 화양구곡과 선유동, 쌍곡 모두 달래강의 품에서 탄생했다.
달래강은 불리는 이름이 여럿이다. 그 옛날 강에 수달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달강’이라 부르기도 하고 물맛이 좋아 ‘달천’으로도 불린다. 달천동 주변에 ‘달다’는 뜻의 단월동과 단호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래강의 물맛은 예나 지금이나 조선 최고의 물로 꼽힌다. 조선시대 학자 허백당 성현(成俔)은 ‘용재총화’에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수가 으뜸이며 오대산 우통수가 두번째, 속리산 삼타수가 세번째로 좋다’고 기록했을 정도다.
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 여덟 봉우리가 천으로 치닫는 중간이 뚝 잘렸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기 때문. 그 ‘덕’에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는 작은 폭포가 생겨 운치를 더해준다. 30m 높이의 칼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장마 때 물이 불면 더욱 장관이다.
수주팔봉의 감상 포인트는 수주마을에서 바라보는 것. 암봉마다 수백년생 소나무가 뿌리를 박고 선 모습이 아름답다. 자갈로 뒤덮인 강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세상 모든 시름이 달천에 녹아들 정도로 한적하고 여유롭다.
석종사
▲역사문화유적 풍부한 중원땅
충주는 한반도 중심에 위치해 그 옛날 찬란한 중원문화를 꽃피운 고장이다. 그만큼 둘러볼 역사유적지가 제법 많다. 중원고구려비, 중앙탑, 충주산성, 중원미륵리사지, 탄금대 등이 그것.
중국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와 함께 고구려 때 세워진 중원고구려비는 고구려의 남쪽 경계선을 표시한 비석. 장수왕이 남하정책을 통해 충주에 진출한 것을 기념해 그 후손인 문자왕이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지척에 자리한 중앙탑은 현존하는 신라 석탑 중 규모가 가장 큰 탑이다. 신라 원성왕 때 국토의 중앙에 조성됐다고 해서 중앙탑이란 이름을 얻었다. 정식 명칭은 탑평리 7층석탑. 단아하면서도 장중한 아름다움을 지닌 탑신이 하늘로 우뚝 솟은 모양새가 장쾌하다.
신라 진흥왕 때 악성으로 이름난 우륵 선생이 남한강을 굽어보며 거문고를 켰던 탄금대도 볼거리.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이곳에서 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상모면에 자리한 미륵리사지도 둘러볼 만하다. 신라 말께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돌을 쌓아 만든 석실 안에 미륵석불과 5층석탑, 석등이 온전히 남아 있다. 거대한 미륵석불과 석축은 경주의 석굴암을 모방해 조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소를 머금은 채 중생을 굽어보고 있는 석불은 나라에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미륵리사지 옆으로 난 오솔길로 향하면 하늘재다. 신라가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닦은 국내 최초의 도로인 셈. 고구려 온달장군이 남진을 위해, 신라의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향할 때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입을 피했던 이 길은 들꽃을 벗 삼아 가을바람에 실려 온 숲 향기를 만끽하며 걷는 맛이 쏠쏠하다.
세계 술문화 박물관
▲여독 풀기에 안성맞춤 수안보온천
바쁜 일상에 쫓겨 소홀했던 건강을 챙기는 데 온천만한 것도 없다.
충주는 관광명소를 둘러본 후 인근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 충주의 대표온천인 수안보 외에 유황성분의 문강온천과 탄산온천인 앙성온천 등 다양한 종류의 온천관광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충주시내에서 남쪽으로 21㎞ 거리에 위치한 수안보온천은 월악산과 경북 문경, 충북 괴산과 인접해 풍광이 좋다. 3만년 전부터 솟아오른 국내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수로, 1000여년 전부터 온천으로 이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885년 일본인에 의해 노천식 욕조가 생기면서 근대온천으로 개발됐다.
수안보온천은 지하 250m에서 용출되는 수온 53도, 산도 8.3의 약알칼리성 온천 원액으로 1일 평균 700t을 용출한다. 국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온천수는 칼슘,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을 함유해 수질이 부드럽고 불소 함유로 충치예방, 피부병, 위장병, 부인병, 신경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온천수는 한달 이상 썩지 않는 것이 특징. 인근에는 관광호텔과 스키장, 콘도, 토산품점, 음식점 등의 위락시설과 월악산국립공원 등이 자리해 또 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중원 창동마애불
[귀띔] ▲찾아가는 길:서울→영동고속도→중부내륙고속도→충주IC→3번 국도 충주방면→용관삼거리 우회전→525번 지방도로 4㎞→수주팔봉
▲문화유적투어:충주시는 문화유적투어(매주 일요일)를 11월 말까지 운영한다. 중앙탑, 탄금대, 미륵리사지, 충렬사, 조동리 선사유적박물관 등을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둘러본다. 참가비(도시락 지참) 무료. (043)850-7468
▲숙박:수안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숙박과 함께 여독을 풀 수 있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기 때문. 수안보한화콘도(043-846-8211), 사조리조트콘도(043-846-0750), 조선관광호텔(043-848-8833), 수안보상록관광호텔(043-845-3500), 일양유스호스텔(043-846-920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