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린 공주에서 제일 많이 올라다녔을 공산성에 오른다
성곽에 두리운 하늘까지 너무 예뻐 우리가 있는 시공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공주시민 행사로 공산성 주차장엔 주차할 공간이 없어
우린 강 건너 미르섬에 주차하고 금강 철교를 건너와 공산성으로 오르기로 한다
금강철교는 공주시내로 들어오는 일방통행 자동차 도로와
보행로로 절반씩 나누어 사용 중이다
참으로 오랫만에 금강철교를 건너본다
예전엔 양방향 차도로 이용되고 딱히 정해진 보도가 없어
마주 오가는 차를 피하면서 걸어 다녔었는데
지금은 걸어다니기에 아주 편안하고 안전하다
성곽을 잘 정비해서 멋진 모습으로 자리한 공산성
우리의 학창시절엔 성곽길이 분명치 않아 성곽을 걷는 일은 해 보지 못했다
이런 성곽길 너무 좋아
올려다 보며 걷는 기분이 좋다
시대를 초월한 공간에 내가 서 있다
백제의 어느 시간에 들어와 있는 느낌도 가져보고
두브로브니크 성곽을 걷던 그 아득한 시간들도 소환시켜보고
오늘 날씨와 바람까지 모든 상황을 자연스레 이끌어 온다
성곽을 걸어 공북루에 오르면 성 안의 오밀조밀한 길이 보이고
금강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성곽을 다시 내려와 이곳 저곳을 다녀봤는데
우리가 꼭 보고 싶었던 곳을 찾지 못했다
저수조로 쓰였던 구조물인데 방송에서 보고 꼭 찾아보고 싶었었다
이정표에도 분명 나와 있는데 아무리 근처를 헤메어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저수조는 끝내 찾지 못했다
저수조를 찾지 못한 아쉬움을 접고 성문을 나서다가
수문장 교대식을 잠시 멈추어 바라보다 나왔다
주차했던 미르섬으로 건너오니
코스모스가 한가득이다
가을엔 역시 코스모스지
길가에서 한들거리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무더기로 가꾸어놓은 모습만이 그 때의 정취를 그나마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한동안은 공주에서의 새로 만든 추억으로
우리 흰머리 소녀들은 가슴이 달착지근해 져 있을 게다
첫댓글 풋풋한 20대초 공산성을 오르며
그때는 잘 몰랐었지.
지금 다시 가면 새록새록
아련함이 떠오를 듯 해.
그래도 그때가 좋았었지.
젊음이..
설하미가 그대였군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나눌 이야기가 넘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