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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담군(餘桃啗君)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인다는 뜻으로, 처음에는 좋게 보여 사랑 받던 것이 나중에는 도리어 화근이 됨을 이르는 말이다.
餘 : 남을 여(食/7)
桃 : 복숭아 도(木/6)
啗 : 먹일 담(口/8)
君 : 임금 군(口/4)
(유의어)
여도지죄(餘桃之罪)
이 소리 하다가 느닷없이 저 소리를 해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부모가 같은 행동을 두고 어떤 때는 칭찬을 하다가 다른 경우에는 혼을 낸다면 자녀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기분에 따라 하는 행동이 달라진다면 개인 간에는 일관성이 없다거나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고 욕먹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국가나 높은 사람이 애증에 따라 일을 처리한다면 될 일이 아니다.
먹다가 남은 복숭아(餘桃)를 임금에게 먹인다는(啗君) 이 성어는 기준이 없이 왔다 갔다 하는 행위를 꼬집었다. 여도지죄(餘桃之罪)라고도 한다. 한비(韓非)의 한비자(韓非子)에 이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년~221년에는 군주에게 유세하여 벼슬을 얻고 자기의 뜻을 폈는데 세난(說難)편에 그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위(衛)나라에 미자하(彌子瑕)라는 미소년이 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편찮다는 소식을 듣고 급한 나머지 슬쩍 왕의 수레를 타고 병문안을 다녀왔다.
당시 임금의 수레를 무단으로 쓰게 되면 발뒤꿈치를 자르는 월형(刖刑)에 처하게 했으나 왕은 미자하의 형벌도 두려워 않는 효심을 도리어 칭찬했다.
또 한 번은 왕과 함께 정원을 거닐다가 미자하가 복숭아를 따먹게 됐는데 맛이 아주 좋아 반쪽을 왕에게 바쳤다. 그러자 임금은 자신을 위해 복숭아의 단맛도 잊었다고 기뻐했다.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미모가 옛날처럼 고운 자태를 갖지 못하게 되면서 왕의 사랑도 식어 갔다.
그러다 미자하가 사소한 잘못으로 처벌을 받게 되자 왕이 소리쳤다. 이 놈은 옛날에 나의 수레를 몰래 훔쳐 타기도 했고 자기가 먹던 복숭아를 먹이기도 했다.
是固嘗矯駕吾車 又嘗我以餘桃.
시고상교가오거 우상아이여도.
미자하의 행동은 변함이 없었지만 전에는 칭찬을 받고 후에는 벌을 받은 까닭은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 餘(남을 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余(여)가 합(合)한 글자이며 먹을 것이 남아 돌다에서 '남다, 나머지'의 뜻으로 나중에 약자(略字)로서 余(여)를 쓴다. ❷형성문자로 餘자는 ‘남다’나 ‘나머지’, ‘여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餘자는 食(밥 식)자와 余(나 여)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余자는 나무 위의 오두막을 그린 것으로 ‘나’나 ‘남다’, ‘여분’이라는 뜻이 있다. 하지만 余자에 있는 ‘남다’나 ‘여분’이라는 뜻은 지금의 余자가 餘자의 속자(俗字)로 쓰이기 때문이고 본래의 의미는 ‘나’이다. 그러니까 여기에 쓰인 余자는 발음요소일 뿐이다. 餘자는 ‘음식이 남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食자가 의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餘자는 단순한 의미에서 ‘여분’이나 ‘남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余자는 餘자의 속자로 쓰인다. 그래서 실제 쓰임에서는 余자와 餘자가 혼용되는 예가 많다. 그래서 餘(여)는 (1)일정한 수를 나타내는 수사(數詞) 위에 붙어, 그 수 이상(以上)이라는 뜻을 나타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남다 ②남기다 ③나머지 ④나머지 시간(時間) ⑤여가 ⑥여분 ⑦정식 이외의 ⑧다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남을 잉(剩), 두터울 후(厚), 도타울 돈(敦), 짙을 농(濃), 풍년 풍(豊)이다. 용례로는 넉넉하고 남음이 있음을 여유(餘裕), 남은 땅을 여지(餘地), 큰 물결이 지나간 뒤에 남는 잔물결을 여파(餘波), 남은 시간을 여가(餘暇),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년(餘年), 나머지의 것을 여개(餘個),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로 하는 기술이나 재간을 여기(餘技), 주된 일을 하고 아직 남아 있는 힘을 여력(餘力), 종이 따위의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이외의 빈 부분을 여백(餘白), 나머지 다른 것을 여타(餘他), 본디부터 소용되는 것 밖에 남거나 남긴 물건 또는 일을 여건(餘件), 일정하게 정해진 때까지 앞으로 남은 날을 여일(餘日), 한 가지의 질병에 곁들여 일어나는 다른 질병을 여병(餘病), 병이 나은 뒤의 남아 있는 증세를 여증(餘症), 다른 생각을 여념(餘念), 남아 있는 운치나 울림을 여운(餘韻), 쓰고 남은 것을 모아 둠 또는 그 물건을 여축(餘蓄), 어떤 양에 차고도 남는 부분이나 채 차지 못한 부분을 여분(餘分), 넉넉하게 갖춤을 여비(餘備), 한 번 실패하였으나 아직 남아 있는 희망을 여망(餘望), 쓰고 난 뒤에 남아 있는 돈이나 물건을 여존(餘存),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명(餘命), 앞으로 남은 생애를 여생(餘生), 주되는 죄 밖의 다른 죄를 여죄(餘罪), 어떤 일을 겪은 다음의 그 나머지 세력이나 기세를 여세(餘勢), 다 쓰고 난 나머지를 잉여(剩餘),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남아 있는 것을 잔여(殘餘), 넉넉하여 저절로 남음을 자여(自餘), 쓰고 난 뒤에 남아 있는 돈이나 물건을 영여(零餘), 여유가 가득함을 일컫는 말을 여유만만(餘裕滿滿),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인다는 뜻으로 처음에는 좋게 보여 사랑 받던 것이 나중에는 도리어 화근이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담군(餘桃啗君), 나머지는 예를 갖추지 못한다는 뜻으로 편지 끝에 쓰는 말을 여불비례(餘不備禮), 대체가 이미 결정 되었으므로 나머지는 의논할 여지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무가론(餘無可論), 같은 행동이라도 사랑을 받을 때와 미움을 받을 때가 각기 다르게 받아 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여도지죄(餘桃之罪), 이미 있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다른 나머지도 다 이와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개방차(餘皆倣此), 나머지는 볼 만한 값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여무족관(餘無足觀), 필요하지 아니하여 생각에 두지 아니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사풍경(餘事風景), 빠듯하지 않고 아주 넉넉함을 이르는 말을 여유작작(餘裕綽綽), 여러 가지로 뒤얽힌 복잡한 사정이나 변화를 일컫는 말을 우여곡절(迂餘曲折), 막다른 골목에서 그 국면을 타개하려고 생각다 못해 짜낸 꾀를 일컫는 말을 궁여지책(窮餘之策), 독서를 하기에 적당한 세 여가로 즉 겨울 밤 비올 때라는 독서삼여(讀書三餘) 등에 쓰인다.
▶️ 桃(복숭아 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兆(조, 도)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桃자는 ‘복숭아’나 ‘복숭아나무’를 뜻하는 글자이다. 桃자는 木(나무 목)자와 兆(조짐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兆자는 거북의 배딱지(復甲)에 나타난 점괘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조→도’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복숭아에 대한 고대인들의 인식은 매우 극단적이었다. 설화에서는 장수의 상징인 천도(天桃)복숭아 이야기가 전해져오지만, 도화살(桃花煞)이 있는 여자는 한 집안을 망하게 한다는 민간신앙도 있다. 복숭아는 귀신을 내쫓기 때문에 제사상에는 물론 집안에도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다. 그래서 어찌 보면 桃자에 쓰인 兆자는 발음역할 외에도 복숭아가 신(神)적인 것과 연관된 과일임을 뜻하기 위해 쓰인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桃(도)는 ①복숭아 ②복숭아나무 ③복숭아(열매) ④대나무의 한 가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복숭아와 자두를 도리(桃李), 복숭아 나무 숲을 도림(桃林), 복숭아의 털을 도모(桃毛), 복숭아나무의 열매를 도실(桃實), 복숭아 밭을 도원(桃園), 복숭아씨의 알맹이를 도인(桃仁), 복숭아 나무 가지를 도지(桃枝), 복숭아 껍질을 도피(桃皮), 나무에 달린 채 겨울을 나서 저절로 마른 복숭아를 도효(桃梟), 복숭아 빛깔과 같은 빛깔을 도색(桃色), 복숭아 꽃을 도화(桃花), 복숭아 나무의 잎을 도엽(桃葉), 신선 나라에 있다는 복숭아를 선도(仙桃), 선가에서 하늘 위에 있다고 하는 복숭아를 천도(天桃), 3천 년 만에 한 번씩 열매가 열린다는 선도를 반도(蟠桃), 흰 빛깔의 복숭아를 백도(白桃), 복숭아와 오얏이 천하에 가득하다는 도리만천하(桃李滿天下),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라는 도요시절(桃夭時節),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다는 도원결의(桃園結義), 속계를 떠난 별천지를 도원경(桃源境), 이 세상과 따로 떨어진 별천지라는 도원향(桃園鄕), 도화원이 세상과 따로 떨어진 별천지라는 도화원(桃花源) 등에 쓰인다.
▶️ 啗(먹일 담)은 형성문자로 嚪(담), 餤(담), 啖(담)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臽(함, 담)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啗(담)은 ①먹이다, 먹여 주다 ②먹다 ③머금다 ④지니다, 포함하다 ⑤속이다 ⑥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린애가 태중에 모체로부터 받은 독기로 처음 낳았을 때는 돈짝 만한 부스럼이 나서 차차 번지어 썩어 들어가는 병을 아담창(鴉啗瘡),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뜻으로 겉이 아름다워야 속도 좋다는 뜻의 속담을 관미지이 담지역미(觀美之餌啗之亦美) 등에 쓰인다.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