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처럼 큰절하고 어린이에게 용돈 주고..
"전국" 외친 김신영의 반전
입력 2022.09.04. 16:38
['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 대구 첫 녹화 가보니]
"행님아~" 출연자에 턱 내주고,
"어르신 건강하이소"
구수한 사투리로 남녀노소와 소통
운동화 신고 무대서 110 여 분 내내 손뼉 치고
팔 흔들어
"에너지 많아" 10~20대도 찾아
김신영이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녹화에서 출연자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뉴스1
" '전국' 이렇게 하면 우리 선생님들은 시원하게 '
신영아 잘해라'
'대구의 이름 한번 알려라'
하는 마음으로 '노래자랑~'
시원하게 한번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 한번 해 볼까요!"
3일 오후 2시
대구 달서구 소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김신영은 KBS1 '전국노래자랑'
리허설부터 무대에 올라
대구 사투리로 방청객의 흥을 돋웠다.
노년 관객이 나오자 그는 엎드려 절을 했고
어린이 출연자에게는 손에 용돈을
쥐여 보냈다.
'27년생 송해'가 34년 동안 일궈놓은
섬김의 무대에서 '83년생 김신영'은
그렇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신영이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KBS1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뒤에 어린이 출연자가
'신영 이모'란
문구가 적힌 왕관 모형의 머리띠를 쓰고
나와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반기고 있다.
양승준 기자
"언니 시집 좀 보내주라" "나도 가고 싶다 마"
대구에서 태어난 김신영이 이날 고향에서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로 첫발을 뗐다.
"딩 동 댕 동~"
실로폰 소리가 울려 퍼지고
김신영이 "전국!"을
외치자 방청객은 기다렸다는 듯
"노래자랑~"이라고 후창했다.
박수 소리가 공연장에 파도처럼 넘실대자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
시그널 음악이 연주되는 내내 두 팔을
흔들며 춤을 췄다.
김신영이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녹화에서
두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춤을 추고 있다.
뉴스1
김신영은 촌스러운 무대에서
남녀노소와 격의 없이 소통했다.
여성 출연자가
"신영아, 언니 시집 좀 보내주라"고
기습적으로 묻자
그는 "나도 가고 싶다 마"라고
넉살 좋게 받았다.
다른 남성 출연자가 "행님아~"라며
친근감을 표하니 김신영은 턱도
내줬다.
2000년대 초반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 코너 '행님아'에서
김신영이 더벅머리 소년 분장을 하고
나오면 김태현이 김신영의 턱을
손가락으로 간지럽히며 웃음을 줬던
그 명장면을 20여 년이 지나 방청객과
재연한 것이다.
"어르신, 건강하이소."
45년생 트로트 가수 '다비 이모'로
활동 중인 김신영은 노년 출연자에게도
먼저 다가갔다.
딸, 이모, 코러스, 흥잡이... 1인 4역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에서
'딸'이고 '이모'였다.
대학 동창 어머니가 출연하자
그는 무대에서 바로 큰절을 올렸다.
사귄 지 104일 됐다는 두 아이의 등장에
그는 쪼그려앉은 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했다.
김신영이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녹화에서
출연자와 함께 2000년대 초반
개그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행님아' 춤을 추고 있다.
양승준 기자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에서 1인 4역을 했다.
출연자가 이정현의
노래 '와'를 부르며 춤을 추자
그도 같이 몸을 흔들었고,
또 다른 출연자가 '땡벌'을 부르자
후렴에 "땡벌"을 외치며 코러스도
넣었다.
김신영은 110여 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단 한 번도 무대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데도 무대를
지키며 출연자가 발라드곡을 부르면
두 팔을 좌우로 흔들었고,
댄스곡을 부르면 손뼉을 치며
호응을 유도했다.
김신영이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녹화에서
출연자와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양승준 기자
그는 운동화를 신고 무대 곳곳을 누볐다.
"저, 결혼한 지 몇 년 되셨죠?"
녹화 도중 밴드 연주가 두 번 연달아
뚝 끊기자 김신영은 바로 무대 중앙으로
달려가 긴장한 출연자에게 말벗이 돼주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고향'은 그런 김신영을 뜨겁게 반겼다.
무대엔 김신영의 유행어인
'힛트다 힛트'라고 쓴 문구를 달고 나온
'인간 화환'이 등장했다.
김신영은 "금의환향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1989년, 그의 나이 여섯 살 때
'전국노래자랑' 예선에
아빠와 함께 도전했다가 똑 떨어진
'희극인 꿈나무'가 33년이 지나
'전국노래자랑'
임자가 된 데 따른 감격의 소감이다.
그는 "일요일의 막내딸이라고 해달라"며
방청객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어려도 재주꾼" 노년 방청객들의 기대
방청객들은
"김신영이 당장 송해의 빈자리를
다 채울 순 없지만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이정화(73)씨는
"송해 선생님 대신 김성환(배우)이나
이상벽(방송인)이
'전국노래자랑'을 맡을 줄 알았는데
김신영이 한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송해만큼 구수한 맛은 없지만
열심히 하려는 게 보여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엔 보슬비가 내렸지만,
녹화장엔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몰렸다.
이정옥(60)씨는
"김신영이 어려도 재주꾼이고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았다고 해
반갑기도 해 이참저참 놀러 왔다"며
웃었다.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녹화장에 세워진 화환.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축하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양승준 기자
김신영을 보러 온 10~20대도 여럿 눈에 띄었다.
장재완(27)씨는
"잘 하는 분이니 기대하고 왔다"며
"에너지가 많아서 많은 분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친구 두 명과 녹화장을 찾은 주진혜(16)양은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 MC를 한다고
해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궁금해 놀러왔다"며
"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보러 온 게 처음인데
앞으로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첫 녹화분은
다음 달 16일에 전파를 탄다.
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KBS1
'전국노래자랑' 녹화장 모습.
김신영의 첫 녹화를
보기 위해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몰렸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