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권리금, '순익 빼기 약사 월급'에 24개월 곱해라"

[시루시]

약국부지를 매입할 때 복잡한 권리금을 간단 명료하게 산출할 수 있는 계산 공식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약국 순수익과 근무약사 월급을 토대로 전 임대인에게 지급해야할 적정 권리금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와 흥미롭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국 순수익에서 근무약사 월급을 제한 금액에 24개월을 곱한 게 해당 부지의 권리금으로서 적정선이라는 접근법이다. 

7일 경기도약사회 약국경영지원단 엄준철 약사는 이같은 공식을 활용해 약국매물 옥석을 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엄 약사는 '권리금 = (약국 순수익 - 근약 월급) * 24개월' 공식으로 권리금을 미리 산출하고 약국 오픈을 계획하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근무약사 월급을 450만원으로 가정할 때, 순수익이 1000만원인 약국매물은 위 공식을 적용해 1억3200만원이 합리적인 권리금이라는 설명이다.

또 옥석 매물을 가리려면 조제료와 매약순익을 합친 금액에 월세와 경비(필수경비·여직원 월급 등)를 제외한 액수를 순수익으로 따져 계산하라는 게 엄 약사 조언이다.

이같은 계산법을 활용해 약국매물 옥석을 판별하고 경영능력을 향상시켜야 약국을 볼 줄 아는 눈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같이 권리금과 순익 산출법만이 좋은 약국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절대기준이 될 수는 없다. 예상치 못한 경영적 리스크나 사기 같은 요소들이 약국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이럴 때는 주변 의원 등 패턴을 분석해야 한다.

소아과를 예로들면, 소아환자 보호자들은 가까운 병의원만을 찾지 않는다. 차를 타고 유명하고 시설이 좋은 곳으로 진료를 보러간다.

그런만큼 세대수를 보고 약국부지를 선정하는 고전적 전략을 택하기 보다 소아과 자체 경쟁력을 봐야한다. 지금 경영이 안 되는 소아과에 추후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엄 약사는 신규개설 내과의 경우 약국개설 1년이 지나고 나서야 매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2년 이후부터는 안정세에 접어들며 5년 후부터는 꾸준한 소비자와 단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엄 약사는 "(약국 개설에)수 억을 날리면 원상복귀하는데 4년~8년 이상 걸린다. 약국매물 옥석을 가려 돈을 날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권리금과 순익 계산법으로 약국 오픈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병원장 성향도 약국경영에 영향을 미치며 악덕 건물주를 맞이한다면 월세 인상이나 쫒겨남을 당할 수 있다"며 "건물주가 부도난다면 약국 상가가 경매에 올라 권리금도 날리고 약국시설을 원상복구하라는 명령도 떨어질 수 있다. 약국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워야 성공경영에 가까워 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