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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만에 10억년 시간여행···한국의 숨겨진 '지구의 속살'
중앙일보 기사 입력일 : 2021.10.28.
손민호 기자
인천 섬 여행⑤ 대청도, 소청도
서해5도는 서해 먼바다의 다섯 개 섬을 이른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지리적 개념이라지만, 서해5도는 군사적 맥락에서 더 자주 인용된다. 남한 본토보다 북한 본토가 더 가까운 군사 요충지여서다. 멀리도 있거니와 군사적 이유로 더 고립될 수밖에 없었던 섬. 육지 사람에게 서해5도는 물리적 거리보다 한참 더 먼 섬이다.
대청도와 소청도를 갔다 왔다. 형제처럼 두 섬은 지척에 있었다. 두 섬에서 북한은 북쪽에 있지 않았다. 동쪽에 있었다. 동쪽 수평선을 따라 길게 누운 땅이 죄 북한이라고 했다. 북한 땅에서 해가 뜨는 섬이라니. 대청도와 소청도가 얼마나 북쪽 깊숙이 올라가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낯선 일상
대청도와 소청도는 먼 섬이다. 멀어서 낯선데, 오랜 시간 육지와 단절돼 더 낯설게 된 섬이다. 대청도와 소청도에는 군인이 많이 산다. 두 섬에 거주하는 민간인 숫자와 군인 숫자가 얼추 비슷하다. 섬에서는 민간인과 군인이 마을 식당 옆자리에 앉아 홍합칼국수를 먹고, 대청도에 하나뿐이라는 카페에서 나란히 아이스 커피를 주문한다. 여기엔 어떠한 위화감이나 어색함도 없다.
섬에서 겪은 낯선 일상은 외려 여행의 재미를 자극했다. 대청도 농여 해변에서 석양을 바라볼 때였다. 마침 물이 빠져 풀등이 훤히 드러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이 붉게 물드는 장면을 넋 놓고 바라보는데, 군인 두 명이 다가와 엄포를 놨다. “일몰 뒤에는 해변에서 나가셔야 합니다.” 농여 해변과 붙은 미아동 해변은 군사 보호구역이어서 해가 지면 출입할 수 없단다. 시간에 쫓겨서인지, 떨어지는 해가 더 아쉬웠다. 하여 일몰 직후 잠깐 펼쳐지는 이내의 장관을 놓치고 말았다.
섬의 소소한 풍경도 기억에 생생하다. 소청도에 마을은 단 두 곳이었다. 150명 정도 사는데, 평균 연령이 74세다. 포구에 묶인 어선 대부분은 스티로폼으로 만든 배였다. 바다가 잔잔하면 스티로폼 배에 모터를 달고 나가 미역을 줍거나 홍합을 딴다고 했다. 대청도에선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인 대청 중·고등학교가 잊히지 않는다. 엘림여행사 장윤주(50) 대표가 “학생 수가 50명인데 선생님은 20명”이라고 말해줬다.
대청도가 홍어의 고장이란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청도는 흑산도보다 홍어 어획량이 더 많은 섬이다. 대청도 홍어가 목포로 팔려 나가 목포에서 삭힌 뒤 ‘국내산 홍어’란 이름으로 서울의 남도 음식점에서 팔린다. 대청도에선 홍어를 삭히지 않는다. 생홍어회를 먹거나 말린 뒤 쪄 먹는다. 대청도 ‘돼지식당’ 서응택(59) 대표가 “생홍어회는 볼살이 제일 맛있다”고 알려줬다. 대청도에선 빨래보다 홍어 말리는 풍경이 더 자주 눈에 띄었다.
10억 년 전 지구
대청도와 소청도는 10억 년 전 지형이 보전된 땅이다. 고립과 단절이라는 조건이 낳은 뜻밖의 결과일 테다. 두 섬에는 국가지질 명소 다섯 곳이 있다. 대청도에 앞서 소개한 농여 해변과 미아동 해변,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서풍받이 등 4개가, 소청도에 분바위와 월띠 한 곳이 있다.
분바위는 분을 바른 것처럼 하얬다. 이름은 바위지만, 하얀 바위가 해안을 따라 700m가량 이어진다. ‘월띠’란 이름은 달빛에서 나왔다. 바다에 나가면 달빛 받은 분바위가 섬에 하얀 띠를 두른 것처럼 보인단다. 산호 같은 생물이 쌓여 석회암을 이뤘고 10억 년의 시간을 거치며 대리암이 됐다. 일제 강점기 마구 파헤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분바위 옆에 박테리아 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 소청도에선 ‘굴딱지 돌’이라 한다는데, 정말 돌에서 굴딱지 흔적이 보였다. 돌 이전의 돌이라고 할까. 정말 10억 년 전 지구를 탐험하는 것 같았다.
분바위 아래는 온통 홍합 밭이었다. 노진호 지질공원해설사가 “물이 빠진 시간에만 드러나는 비경”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홍합은 생전 처음 봤다. 홍합은 1년에 6㎜ 정도씩 크는데, 8㎝가 안 되는 홍합은 못 잡는다고 한다. 섬에서 홍합은 홍어만큼 흔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농여 해변에 펼쳐진 풀등이었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모래톱을 풀등이라 하는데, 대청도 풀등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넓다고 한다. 일부러 물 빠진 때를 기다려 풀등으로 나갔다. 해안에서 모래톱이 장장 2㎞나 이어졌다. 바다 건너 백령도가 코앞에 보일 때까지 걸어 들어갔다. 지금 밟는 이 모래가 몇 시간 전엔 바다였다는 사실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이 넓은 세상이 전부 내 것인 양 바다 한가운데 모래밭에서 반나절을 활보했다. 생경하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바닷물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콸콸콸콸, 폭포가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사방에서 몰려왔다. 밀물은 소리로 먼저 온다는 걸 처음 알았다.
여행정보
인천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두 번 백령도 들어가는 배가 뜬다. 인천에서 3시간 10분쯤 달리면 소청도고, 3시간 40분 달리면 대청도고, 4시간쯤 달리면 백령도다. 여행사들은 보통 2박3일 여정으로 백령도와 대청도 여행상품을 만든다. 백령도는 빼고 대청도와 소청도만 들어가려면 다음의 여정이 제일 알차다. 오전 7시 50분 인천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소청도에 들어갔다가 반나절 소청도를 돌아본 뒤 오후 5시 배를 타고 대청도에 들어가 2박을 하고 사흘째 되는 날 오후 1시 배를 타고 대청도를 나온다. 소청도는 민박도, 식당도 부족하다.
[기획]평화와 생명의 연결고리, 섬...지구 생명 탄생의 신비를 지닌 소청도
인천뉴스 기사 입력일 : 2022.11.24.
기자명 : 노형래 해양전문기자
대한민국 최북단 서해5도서(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중 가장 먼저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구 생명 탄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신비의 섬이 있다.
바로 면적이 2.94㎢로 그리 크지 않은 소청도(小靑島)다.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보면 지구의 나이를 약 46억년 정도로 추정하고 그 이후 10억년이 흐른 뒤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인 시아노박테리아라는 남조류균이 나타난다.
그 남조류균들이 수 억년에 걸쳐 광합성을 하며 원시 지구에 산소를 공급한다.
절묘하게 우리가 호흡할 수 있는 산소 농도 21.3%다.
오랜 세월 남조류균의 광합성 과정 흔적들이 겹겹이 쌓여 화석이 되었다.
소청도도 그 즈음 바다 속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육지(섬)가 된다. 무려 25억 년 전의 일이다.
2009년에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 508호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소청도 화석 지대의 간단한 설명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란 바다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남조류 등의 군체들이 만든 화석으로 지구에서의 생명체 탄생 기원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학술적, 교육적 가치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청도가 가장 큰 규모로 확인되고 있고 북한에서는 평양 부근 등에서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지대는 한 폭의 산수화다. 보는 각도, 수증기 양, 빛의 양과 각도에 따라 수 천가지의 색상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80년대까지 건축 재료용으로 많이 채석되어 남아 있는 양이 매우 적을 뿐 아니라 무단채취의 위험성이 높아 보존이 필요하다. 또한 스트로마톨라이트와 같은 천연기념물 제508호 번호를 받은 분바위도 일제강점기부터 수탈의 대상이었다.
분바위는 산호와 조개껍데기가 오랜 세월을 거쳐 압력을 받고 퇴적되면서 만들어진 백색의 결정질 석회암이다.
물이 빠지면 분바위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섬 둘레길인 갯팃길이 열린다.
그 갯팃길에는 천연수족관인 조수웅덩이가 자리하고 그 수족관에는 말미잘과 톳, 홍합 등 다양한 수생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분바위 끝자락에서 자란 홍합과 톳은 겨울철 주민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주는 수입원이다. 최근에는 마을 공동체 소청도협동조합을 만들고 소청도에서 자란 해산물로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요리를 해주는 마을 식당을 열었다.
분바위는 소청도의 백미로 주변 해안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분바위는 한반도 최초의 등대로 불리며 우리 선조들의 험한 중국 무역 항로의 여정을 밝혔다.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마치 하얀 띠 모양이어서 분바위가는 월띠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분바위에서 보이는 백령도와 저 멀리 북녘 산세가 수려한 황해도 옹진반도 풍경도 빼 놓을 수 없는 백미다.
소청도에는 노화동부터 시작해 소청도등대로 이어지는 절벽 산책길이 있다. 잘 정돈된 데크 난간을 잡고 기암괴석길을 걸으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한 착각이 든다.
절벽 산책을 하면서 시원스레 펼쳐진 백령도와 대청도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소청도 섬 남동쪽 분바위로 가는 큰 길 오른 편에는 작은 오솔길이 있다.
푸른 감청빛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 오솔길은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기운을 더욱 높인다. 해송과 어우러진 담쟁이넝쿨과 청미래넝쿨, 구지뽕나무, 소사나무 군락지, 그 숲에 몸을 기대며 살아가는 민달팽이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숲이다.
20여분 간의 오솔길 탐방이 끝나면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지대로 통하는 길이 나타난다. 드디어 서해의 작은 섬 소청도에서 지구 생명 탄생의 흔적을 만난다.
소청도 이성만 전 이장은 “소청도는 백령도와 대청도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지구 생명 탄생과 원시 지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세계 유일한 섬이다.”며 “소청도 매력은 무한하다”고 전했다.
[해양 에코투어 성지 소청도를 찾아서] 신이 빚은 '분바위' 이 만한 선물 또 어디 있으랴
인천일보 기사 승인일 : 2015.09.20.
글·사진 노형래 환경저널리스트·글로벌에코투어연구소장
면적 2.94㎢…서해5도 중 맏형격 나이 '25억년' 추정
10억년 이상 남·규조류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 장관
北 옹진반도 장산곶 풍경 백미 … 천연수족관 경험 기회
인천은 170여 개의 크고 작은 유·무인도를 간직한 해양 도시다. 검푸른 바다와 그 바다 위에 수 많은 별처럼 자리한 아름다운 섬 그리고 갯벌의 도시 인천. 하지만 그 기억이 저 멀리 사라지고 있는 슬픈 도시이기도 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검푸른 바다를 헤치고 배를 타고 섬을 오갈 때면, 푸근한 어머니의 품보다 아버지의 거칠고 찢겨진 손이 생각났다.
그 많던 조기와 꽃게, 민어, 조개는 점점 사라지고, 시설이 낙후된 현지 도서민 민박은 많은 자본을 들인 멋진 펜션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자연 경관을 지키고 수 세대를 이어온 섬 사랑은 곧 절망으로 이어지고, 섬을 떠나는 절박함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몇 년새 일어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지뢰 폭발사고, 인천항에서 출발한 세월호 침몰과 어선 돌고래호의 전복 사고까지 우리네 바다와 섬은 점차 비극 사선으로 치닫고 있다.
갖은 악재로 섬을 찾는 이가 줄어들고, 현지 주민들은 찾아오는 여행객이 없으니 막막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래도 내 고향 섬을 등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섬에 남아있는 주민들은 그의 부모님들이 그러했듯 아름다운 섬을 지키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천혜의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그 자연을 활용한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 시작했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공정한 여행. 해양 에코투어리즘의 시작이다.
최근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로 거론되며, 세계가 주목하는 백령도, 대청도, 국립철새연구센터가 들어서는 소청도와 갯벌국립공원 후보지 강화도 갯벌, 그리고 해상국(시)립공원 후보지 덕적군도, 인천 최초 생태계보전지역인 대이작도, 사승봉도. 이들 인천 연안 도서가 자연 친화적인 여행객들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해양 에코투어의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최북단 서해5도서 중 가장 먼저 생성된 신비의 섬, 소청도가 에코투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의 나이가 46억년, 면적이 2.94㎢ 정도인 소청도 나이가 서해5도서 중 가장 맏형격인 25억년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지질학계의 정설이다.
인천 내륙에서 202㎞ 떨어져 쾌속선으로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소청도가 국내를 대표하는 에코투어의 성지로 알려지고 있는 이유는 10억 년 이상된 남조류, 규조류 화석인 신이 빚은 마지막 선물인 스트로마톨라이트, 하얀 분칠을 한 바위라는 이름의 분바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한 땅 옹진반도 장산곶의 풍경도 백미다.
대청면 소청도를 중심으로 에코투어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주민들과 함께 시행되고 있는 것은 최근 일이다. 소청도 출신이며, 현재도 소청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옹진수산경영인연합회 이성만 회장은 지난 6월부터 다양한 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소청도 에코투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3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 인천 환경 교육 연합 단체인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 회원들과 장수천네트워크 회원들, 인천 경영인 모임인 015회원 등 모두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청도 에코투어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소청도 트래킹은 섬 남동쪽 분바위 입구 둘레길부터 시작된다. 오른 편에 해안 절경과 푸른 감청빛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 코스는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기운을 더욱 높인다.
해송과 어우러진 담쟁이넝쿨과 청미래넝쿨, 뽕나무, 소사나무 군락지, 그 숲에 몸을 받기며 살아가는 민달팽이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오솔길이다.
20여분 간의 오솔길 탐방이 끝나면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지대로 통하는 길이 드디어 나타난다. 이정표에는 천연기념물 508호로 지정된 분바위와 화석지대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나와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란 바다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남조류나 규조류, 박테리아가 그대로 녹아있는 잘 발달한 생퇴적구조(生堆積構造; organo-sedimentary structure)를 갖는 석회암 화석의 일종이다.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원생대기 약 10억 년 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는 각도와 빛의 반사율에 따라 분홍색, 흰색, 회색의 화석을 자연 그대로 만날 수 파는 신비한 곳이다.
지구 생성의 비밀과 한반도 생명 탄생의 증거를 충분히 관찰했으면, 단 하루 한 번(소청도는 접경지역으로 야간에는 출입통제 구역임) 드러나는 갯티길 탐방이 기다린다. 물이 완전히 빠지기 시작하는 오후 3~4시쯤 스트로마톨라이트 지대와 길이 500m, 높이 110m 가량의 분바위로 통하는 섬 둘레길인 갯티길이 열린다.
그 길을 따라가면, 홍합 군락지대와 석회암으로 이뤄진 분바위 아래 수억년간의 침식으로 생성된 작은 천연수족관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그 천연수족관에는 붉은 산호초와 더불어 홍합, 담치, 말미잘, 새우, 무늬발게, 고둥, 갱, 따개비, 톳, 미역, 다시마 등 다양한 해양 생태계를 접할 수 있다. 20여분간 갯티길을 탐방해 분바위 중간 지대로 오면, 푸른 바다와 흰 배경의 거대 바위안 들어서는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어민들의 안내로 진행된 소청도 분바위 갯티길 탐방의 끝은 먹을 만큼만 채취한 홍합으로 끊인 홍합탕이다. 갓 채취한 홍합탕과 곁들인 소주 한잔, 천상의 맛이 따로 없다.
소청도 에코투어의 백미는 바로 그 다음날 이뤄지는 어선을 활용한 해상 투어다. 근접한 분바위와 스토로마톨라이트 지대를 배를 타고 한 바퀴 돌며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볼거리다. 물 때가 맞아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를 만난다면, 돌고래와 백령도 잔점박이물범을 바다에서 직접 관찰 수 있는 신이 허락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가끔 해상 투어 중간 중간에 팔뚝만한 우럭과 놀래미를 선장님이 잡을 수 있는 시간도 준다고 하니, 이 보다 볼거리, 먹거리가 해결되는 해상 투어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 듯 하다.
희망의 빛 밝히는 등대 찾아 섬 여행...듬직한 인천 ‘소청도 등대’
투어코리아 기사 승인일 : 2020.01.09.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예나 지금이나 등대는 ‘희망’의 상징물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에서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가 최근에 새로운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해안의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어우러진 등대는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새해 어둠 속 희망의 빛 밝히는 등대 따라 섬 여행 즐기며 위안과 희망을 다시 품어보는 건 어떨까.
듬직한 ‘소청도 등대’
백년이 넘도록 서해안의 듬직한 길잡이 역할을 해온 등대가 있다. 바로 ‘인천 소청도 등대’다. 소청도는 백령도·대청도·연평도·우도와 함께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서해 5도’로 불리는 곳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165km 떨어진 해상에 있다.
이 소청도 등대는 1908년 1월 일본인들이 대륙 침략을 위해 만든 것으로, 높이 10m의 등대는 2006년 4월 7일까지 불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이 섬의 서쪽 끝 해안절벽 83m 산 정상에 18m 높이의 등탑을 설치, 단장하면서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영역을 밝히고 있다. 백여년 간 지금까지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어김없이 36km까지 불빛을 비추는 등대, 생각만 해도 듬직한 등대다. 안개가 짙게 낀 날에는 이 불빛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6km 전방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에어 사이렌을 울려 신호를 보낸다.
등대지기에게 부탁하면 등탑까지 올라갈 수 있다. 옛 등대가 있던 자리엔 해시계도 함께 있다. 정식 명칭은 ‘인천지방해 양항만청 소청도 항로표지 관리소’다. 등대소장은 답동 선창에서 이곳까지 도로포장이 된 이후 연간 등대를 찾는 관광객이 2천여 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예동 선착장에서 소청등대로 이어지는 소청서로는 대청도와 멀리 백령도까지 바라볼 수 있어 전망이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선착장에서 등대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특히 소청도 등대는 우리나라 40여 개의 유인 등대 중에서 가장 의미 있고 가치가 있는 등대임이 확실하다.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데다가 중국 배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어둔 밤을 밝히기 때문이다. 서해에서 조업을 하는 우리어민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는 소청도 등대는 깊은 밤 혼자서 우리의 영해임을 알리는 듬직한 등대인 것이다.
소청도의 또다른 볼거리는 켜켜이 쌓인 지층이 그대로 남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8억년 전 형성된 지질퇴적층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또 흰색 석회암이 높은 압력을 받아 대리석으로 변한 소청도 분바위는 마치 분가루를 뿌려 놓은 듯 하얀 것이 이색적이 풍광을 연출한다. 이러한 지질적 특성 때문에 국가지질공원(National Geo Park)으로 인증 받은 소청도의 매력을 즐기며 해변을 따라 산책을 즐겨도 좋다.
소청도에 가려면 소청도, 대청도, 백령도로 운항하는 정기 여객선을 타면 된다. 이 여객선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1일 2회 운항되며,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소청도 관광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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